문피아에서 글을 읽다 보면 당당한 악플러 분들이 보입니다. 누구라고 대놓고 말은 못하겠습니다. ㅋㅋ 다행히 제 글에는 없는데요.(아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저한테 와서 악플 달고 그러진 마세요. ㅋㅋ) 처음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으니까. 저 분이 어쩌다 감정적이 됐나보다고 그냥 넘겼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글이나 한담에 댓글을 보면 감정적이 되어서 그런 악플을 단 게 아니라 ‘내 댓글은 악플이 아니고 정당한 비판이며 또한 글이 쓰레기니까 이 정도 빈정거림은 당연하다.’라고 생각하고 계셔서 충격을 받고 이 글을 적습니다.
독자가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달면 작가는 충격을 받습니다. 이 때 충격은 더 나은 글을 써야겠다거나 자신의 글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그냥 화가 나는 겁니다.
보통 이런 댓글을 다는 분들의 양상은 이런 겁니다. ‘이게 말이 되냐? ㅋㅋㅋ’ 이 정도는 아닌 나름 고상해 보이고 예의를 다하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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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입니다. 이건 그래도 나은 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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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댓글도 심심찮게 봅니다. 그런데 이런 댓글을 다시는 분들이 이어가는 다른 댓글들을 보면 그렇습니다. ‘그냥 딱 봐도 쓰레기 글인데 비판 할 가치도 없다.’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세요? 출판작은 어느 정도 그럴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출판 작에 대해서도 그런 공격성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건 제가 말씀드리는 부분은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한 댓글로 제 이야기가 산으로 가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출판작에 대한 얘기는 많잖아요?)
저도 제 글을 올리지 않고 읽을 때는 한 사람의 독자입니다. 독자로서 제가 다른 분들의 글을 열람할 수 있는 건 제가 잘났거나, 제가 소비자이거나, 제가 안목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그건 그냥 제게 글을 보여주려는 호의를 가진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글을 올리는 분들의 글을 독자로서 읽을 수 있는 건 그게 제 권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 사이트를 운영해주시는 분들과 글을 올리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 아무 노력도 안 하고 편하게 찾아 먹는 거죠.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고 했던가요.
마치 특정 글에 대해 ‘제 점수는요.’, ‘이 글은 글렀어요.’라고 고압적인 태도로 말하는 게 독자의 당연한 권리인 듯 행동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인터넷에 사진 올린 사람 미니홈피 들어가서 ‘아 눈 버렸네요. 시간 아까웠습니다.’라고 다는 댓글이랑 다를 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저 위에 제가 적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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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댓글들. 이게 악플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이건 분명한 악플입니다. 개연성, 사건, 캐릭터, 진행. 이런 어휘를 사용했다고 해서 저 댓글이 비판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저건 그냥 비판을 빙자한 질 나쁜 악플에 지나지 않습니다.
"크아아아아"
드래곤중에서도 최강의 투명드래곤이 울부짓었다
투명드래곤은 졸라짱쎄서 드래곤중에서 최강이엇다
신이나 마족도 이겼따 다덤벼도 이겼따 투명드래곤은
새상에서 하나였다 어쨌든 걔가 울부짓었다
"으악 제기랄 도망가자"
발록들이 도망갔다 투명드래곤이 짱이었따
그래서 발록들은 도망간 것이다
유명하고 유명한 투명드래곤의 본문입니다.(마음대로 인용해서 죄송합니다.) 여기에 이 댓글을 붙여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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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해 보이십니까. 이건 명백한 악플입니다. 이 댓글을 쓴 목적이 비판인가요 작가와의 소통인가요. 이유도 설명도 없이 적은 이 댓글. 소통도 비판도 아니잖습니까. 이건 그냥 ‘내가 이 글을 읽고 기분이 나빴음.’을 표현하려는 감정의 배설입니다. 말투로는 나름 고상한 배설이시긴 한데 그냥 배설인 건 변함없습니다.
저 4가지 항목의 댓글에는 왜 그런지 어느 부분이 그런지가 전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걸 왜 말하지 않느냐고 하면 그럴 가치가 없다고 합니다.
아니요. 당신에겐 저런 댓글을 달 권리도 없었습니다.
저는 이곳에 글을 올리는 작가 분들을 상대로 ‘독자’라는 이름 밑에 숨어서 자기는 드러내지 않은 채 여기저기를 찔러대는 고상한 악플러들에게 심심한 분노를 느낍니다.
그런 악플을 달기 전에 악플러분들께서는 그 글에 대해 꼼꼼하게 읽으셨다고 자부합니까. 댓글 하나라도 달아보셨습니까. 그래도 노력한 글을 올려줘서 고맙다는 말이라도 해보셨습니까. 하다못해 fun이라도 찍어 보셨나요. 대부분 아무것도 안 하시던데요. 그냥 보다가 ‘에이 못 참겠네.’하면 비판을 빙자한 악플을 달고 사라집니다.
이건 소통도 뭣도 아니죠. 그냥 배설하고 가신 겁니다. 하지만 이 고상한 악플러분들은 아마 아무런 가책도 없으시겠죠? 그건 독자의 권리니까요. 이유는 달지 않았어도 그 글은 딱 봐도 개연성 없는 글이었으니까요. 그 글을 읽는 다른 사람들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수백 수천 명 보다도 뛰어난 안목이 있으며 자신은 그들과 다르게 한 눈에 봐도 다 안다는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적는 글이 있지만 제 글은 인기가 많지 않아서 이런 악플러분들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행이고, 지금 보시는 분들하고만 끝까지 갔으면 합니다. 괜히 또 어떤 악플러가 찾아와서 제 마음을 어지럽힐지 모르니까요. (그래서 홍보도 안 합니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을 때는 가끔 이런 댓글들을 보고 화가 납니다. 거기서 붙잡고 싸움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 분들하고 싸우느라 시간을 보내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적어두는 이 글에 적힌 말만큼은 하고 싶었어요.
비평이고 비판이랍시고 적으셨던 댓글. 잘 생각해보시면 악플인 경우가 많습니다. 진지한 비평과 비판을 거부하는 작가는 없습니다. 비평과 비판을 빙자해 감정 섞인 악플이 들어올 때 거부감을 느낍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제가 여기서 글을 볼 수 있는 건 제가 권리를 가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전 아무 권리도 없습니다. 운영진 분들이 만들어주신 곳에서 글을 올려 주시는 분들의 글을 보며 놀다가 가는 사람이죠. 대부분의 분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러니 다른 분들께 악플 달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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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바로잡겠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의 의견을 보면서 제가 든 예시가 적절하지 못했고 제가 글을 적은 목적이 분명히 드러나지 못했음을 반성했습니다.
- 제 글의 논지는 비판/비평의 댓글을 다실 때도 빈정거리는 댓글을 지양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습니다.
- 제가 위에 든 예시는 제가 봤던 특수한 상황에서 따온 것이기 때문에 일반화시키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제가 이 점을 간과했고 그게 문제가 되어 아래 댓글에서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습니다. 위에 든 예시는 일단 제가 쓴 글이니 그냥 두겠지만 저 댓글이 제가 잘못 든 예시임을 말씀드리며 깊게 고려하지 말아 주셨으면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 '호의'와 '권리'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작가가 독자에게 무료 봉사한다라는 개념으로 적은 게 아닌데 이 부분에서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것도 어휘 선택을 제대로 못한 제 잘못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정적인 상태에서 글을 적은 감이 있어 이래저래 많은 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 제 논지와는 다른 입장에서 빈정거리는 댓글을 지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쪽지로 의견을 말씀해주시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위에 적은 사과로 대신하겠습니다.
밖에 나가 스마트폰으로 댓글을 달다 보니 본문에 논의된 사항을 수정해놓지 못해서 많은 분들이 논의가 진척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논의가 진척되기 전 상황을 다시 한 번 말씀하시는 상황이 몇 번 있었습니다. 컴이 주위에 없어서 수정이 좀 늦어져서 그런거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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