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을 읽다보면 무당이나 소림의 고승이나 도사들이 자주 내뱉는 단어중에 갈(喝)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중학교 시절(이당시는 무협지 라고 했었습니다) 부터 종종 보았기때문에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만 임용준비를 하다가 알게된 사실때문에 엄청난 궁금증이 생겨나더군요.
도대체 갈(喝) 이라는 단어를 왜 '갈' 이라고 표기하는걸까 하는 점입니다.
실제 喝 이 한문으로 [꾸짖을 갈,목이 멜 애] 뜻을가지고 있습니다만 다른 뜻도 있을뿐만아니라 이것을 설명문의 문장으로 쓰지않고 대화체로 쓸때는 '갈' 이라고 사용하기에는 어색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 이유를 적어보겠습니다.
1. 喝 이라는 단어는 교육용어로 '할' 이라고 발음합니다.
2. 불교 선종(禪宗)에서 스승이 참선하는 사람을 인도할 때 질타하는 일종의 고함소리로서 '할 [喝] ' 이라고 씁니다.
3. 중국어 발음으로 보았을때 [hè] 로써 '흐' 라고 읽힙니다.
喝 이라는 단어를 무협에서 상대방에게 깨우침을 주기위해 고함을 지를때 보통사용하기 마련인데 喝 단어는 '갈' 이라고 사용하지 않고 '할' 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심지어 중국어 발음조차도 ㄱ 발음보다 ㅎ 발음이 더 강한데 어디서 '갈' 이라는 말이 퍼졌을까요.
여태까지 수많은 무협소설의 작가분들이 이 단어를 쓰면서 정확한 발음조차 신경쓰지 않았을리는 없을테고 뭔가 근거가 있어서 '갈' 이라고 표기했을꺼라 믿고싶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갈' 이라고 사용할만한 근거가 보이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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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02:40 분 추가합니다.
댓글을 보고 본문을 읽으니 오해의 소지가 있는것 같아서 추가합니다.
'갈' 이라는 단어가 잘못됐으니 사용하지 말자라는게 주된 내용이 아니라 상황에 맞지 않게 무조건적으로 '갈' 이라고 표현하는것이 잘못된 것이다가 핵심 내용입니다.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으면 상관없지 않냐 라는 분도 계시는데요 상관이 있습니다. 댓글에도 金 자와 殺 자를 예시로 들었지만 다른것 하나 들겠습니다. 樂 자 또한 '즐기다' 라고 할때는 '락' 자로 사용하지만 '좋아하다'라는 의미를 가질때는 '요' 라고 사용합니다. '[樂山樂水] 요산요수' 라고 말하는것처럼 말이지요. 의미가 달라지만 발음도 거기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무협에서 스님이나 도사들이 사용하거나 상대방에게 깨우침을 주기 위해서 喝 의 단어을 사용할때 '할' 이라고 사용해야 맞지만 그러한것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갈' 이라고 사용하는데 그 발음이 어디서 기원했는지 알 수 없다 가 핵심입니다.
그리고 '갈' 이라는 의성이 일본에서 기원했다 라고 하시는데 그게 맞다면 앞으로 무협에서 '갈' 이라는 표현대신 '할' 이라고 표현하라고 말해주고 싶네요.(100% 쓰라는뜻이 아님. 불가에서 사용하거나 교육의 의미로 쓰이는 喝을 말하는것입니다.) 한국의 언어로 '할' 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을 사용하지 않고 굳이 일본의 발음인 '갈' 을 써야할 필요가 있나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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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05:50 분 추가합니다.
본문에서 喝 의 중국식 발음을 적어놓은 이유는 중국이 무협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아보기 위함입니다. 왜 이런 과정이 필요한가 하면 '갈' 의 발음이 어디서 나왔는지 찾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喝 가 한자이기 때문에 중국식으로 발음하자] 라는 의미는 절대아닙니다. 본문만 읽고도 이해를 못하시는 분들이 있기때문에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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