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완결 후기 겸 (珝機鎌) 썰렁한 한담(寒談) 한 자락.
- 이 이야기는 사이한 변방의 무공 로망스(老望手) 졸작(猝斫) 하나를 완결한 개세마두가 무림맹의 추적 포위 공격 끝에 최후를 맞아 사라지며 남겼다는 짧은 글귀에서 시작한다. -
< 무림력 2011년 8월 '초칠' 일 무림맹야사 47권 53면 개세마두 길둥 편에서 발췌. >
[비록 소수일지언정 강호제현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입은 본 개세선자(介世蘚子) 길둥은 이렇게 기꺼이 행복하게 사라지지만, 강호의 다른 후기지수들을 위해 무림천하 무피아(武彼我) 동지(同志)들에 당부하외다. 대글(對契)에 인색치 마시오! 대글 하나가 무림십년지재(武林十年之材)를 키울 수도 있음을! 그리고 이번편추천(利番鞭追天)을 누르는 것에도 과감해 주시길!]
“그래 이것이 그 개세마두(蓋世魔頭)가 남긴 마지막 글월이란 말이지?”
현 무림맹(武林盲)의 정보각주(情報閣主) 천편일률(天鞭溢慄) 편집자(鞭執子)의 무심히 흘러나오는 나직한 음성에도, 마주앉은 정보각 1대장 허다리짚(虛多狸緝) 보고자(補睾子)는 등줄기에 서늘하게 흐르는 무언가를 느끼며 몸을 한 차례 부르르 떨어야 했다. 마치 뭐라도 지린 것처럼.
“예, 그러합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그 개세마두는 사망으로 보고 되지 않았나?”
“저, 그게……. 독자분(毒慈粉)의 어검술(語劍術) 최후 절초, 누가물어봐써(屢駕物禦潽訝鋤)에 당해 절벽에서 떨어졌다지만 그 깊은 사망독곡에 내려가 사체를 확인할 수도 없었고……. 더욱이 문제는 그 문장이 아무래도…… 해독이 안 되는 어휘들이 많은 것이 무슨 음어로 된 어떤 신호체계가 아닌가 우려하고 있습니다만.”
“흠, 자네는 아직도 그 말 더듬고 말끝을 끄는 버릇을 못 버렸는가? 쯧쯧”
“죄, 죄송합니다. 가, 각주!”
“허 허. 어쨌거나 그래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지 요점만 보고하게나. 곧 간부 파리(派利)에 참석해야 하니. 험 험.”
“예, 우선…….대글(對契)이란 글자가 도저히 해독 불능이라는 결론입니다. 아무래도 어떤 특별한 내용전달을 위한 암호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 대글이라는 것이 소림의 소환단이나 대환단보다 더 영험하다는 유언비어까지 강호에 난무하는 터라……. 더군다나 이번편추천(利番鞭追天)이란 문자는 해독도 해독이지만 그 ‘누른다’는 말에서 더욱 무슨 뜻인지……. 아마도 무슨 폭약종류가 아닐까 추정하고 있습니다만…….”
“흐음, 그래도 두래곤(頭來困)에 대한 유언비어는 아직 없는 가 보이?”
“왜 없겠습니까? 용빼눈재주어부다(龍湃嫩材柱御剖多)와 용용죽게지(龍勇竹揭指)라는 퇴폐가요가 이미 전 강호에 좍 퍼져있는 상황입니다.”
“끄응…… 그래 그 밖에?”
“아, 그리고 또한 저희 정보 1대원들의 정밀하고도 다각화된 광역조사에 따르면, 우선 개세마두 길둥의 별명으로 알려진 영후(英侯)라는 이름은 실제 하는지 아닌지조차 불분명 했으며, 그의 선처(先妻)였다는 향(香) 그리고 그들의 딸이라 주장하는 아름(娥凜) 등은 실제한 흔적은 보이지마는 그 나이에 신빙성이 없습니다. 가장 최근의 조사 내용에 따르면, 아름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미선(美善)조차 사실은 향(香)의 친구이며 향에게 아름이라는 아명을 지어준 장본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미선은 아매리가(牙魅里街)의 시가고(市街皐)에 살다가 누욕(累慾)으로 옮겨 살고 있었다는 사실까지는 확인했고 계속 추적 중입니다. 결국 향이 곧 아름이요 아름이 곧 향이라는 것인데, 또 하나의 문제는 그 향의 딸인 아름이 실제로 존재하며 이름도 ‘아름’과 상당히 유사한 것 같다는 점입니다. 정확한 이름은 곧 보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만…….”
편집자는 아무래도 간부 파리 회합시간이 신경 쓰이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보고자의 눈치가 애당초 기대할 바 못됨은 정보각 내에 소문거리도 아닌지 오래였다.
“그리고 철훈(鐵暈)이라는 자에 대한 정보도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철훈이 아름과 동문으로 알려졌던 바, 사실은 영후 혹은 개세마두와 선후배 지간 이었던 걸로 확인되며, 전대의 전설적인 32대 2인 대결의 당사자였던 걸로 최종 조사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철훈이라는 자는 아매리가(牙魅里街)의 산디아고(山垈亞高)란 곳에 실제 수년간 거주했었던 족적을 확인 했으며 현재 하와이(河渦里)쪽에 옮겨간 걸 발견하고 추적 중입니다.”
“그건 또 다 무슨 소리인가? 자네 횡설수설(橫渫竪泄) 신공까지 연성 중이었던가?”
“예, 각주. 최, 최근에…….”
그렇게 무림맹 간부 파리가 시작될 즈음에, 정보각의 지하 밀실에서 이런 은밀한 보고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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