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나 무협은 물론이고 영화, 드라마, 희곡에서도 등장하는 절대최강마법 [데우스 엑스 마키나].
아무리 강한 마왕이나 절정의 고수라도 당해낼 수 없고, 나랏님도 어쩔 수 없다는 가난이나 대자연의 재앙 같은 끔찍한 일이라도 단 한 방에 해결하는 그 마법의 정체는...!!!
...[창작자가 임의로 개입시킨 절대적인 힘]입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단어는 본래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리스의 희곡을 비판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스의 희곡들은 사건이 복잡하게 흘러가거나 주인공이 이길 수 없는 시련이 왔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제우스 신이 나타나 모든 것을 정의롭게 만들어버렸다]라면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이러한 [갑작스럽게 등장한 절대적인 힘에 의해 모든 사건이나 갈등이 마무리 되는 것]을, 아리스토텔레스가 비판하면서 만들어낸 단어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입니다.
간단히 예를들자면, 만화 [드래곤볼]에서 크리링이 죽었을 때, [드래곤볼은 원래 죽은 자의 신체는 복구시켜주지 않는다]라는 룰이 있었지만, 갑자기 신룡이 [신체는 서비스로 복구시켜줬다]라면서 크리링을 살려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곧, 원래 설정에서는 불가능한 행위였는데 갑자기 [그냥 할 수 있게 됐다]라는 식으로 넘어가면서 사건을 해결해버리는 것이지요.
또한 명작 판타지 [나니아 연대기]에서도, 무슨 사건이 벌어지거나 대적할 수 없는 적이 나오면 사자 [아슬란]이 나와 사건을 해결해주거나 적을 물리쳐줍니다. 심지어 그는 죽음에서도 돌아오지요. 때문에 [아슬란] 역시 소설 내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존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아무리 절대적인 힘이라도, [1]작 중에서 충분히 설명 가능한 힘, [2]한계가 분명히 있거나 대가가 필요한 힘...이라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부르기 쉽지 않습니다. 위의 드래곤볼의 예처럼 [갑자기 그냥 하게 되었다]라든지 나니아 연대기의 예처럼 [주인공이 스스로 해결하는게 아니라 절대자가 내려와서 해결해준다]와 같은 것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 것이지요.
이러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잘 사용하면 사건 전개의 극적인 면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또한 절대자의 등장 및 개입으로 인한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지요. 하지만 대개의 경우, 아리스토텔레스가 비판했듯이 [너무 뜬금없는 마무리]로 귀결되기 마련입니다.
본래 소설이란 것은 허구이다보니, 그 안에서 허구스럽고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소설 내의 세계에서도 설명이 어설픈, 혹은 설명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면 그 소설은 개연성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창작자는 자유롭게 상상력을 발휘하여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되, [1]소설 내에서 설명 가능한 설정 [2]한계가 분명히 있거나 대가가 분명한 설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는 현실에서 [누군가가 절대자가 내려와 우리의 모든 현실 문제를 다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바랄 수는 있겠지만, 그런 일이 소설 내에서 일어난다는 것은 아무래도 허무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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