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0 CatReadi..
작성
11.06.05 03:26
조회
745

문피아에서 졸작을 연재하고 있는 캣리딩입니다.

주말 새벽에 글을 쓰다가 문득 문피아에 들어와

다른 분들의 의견을 이것저것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봅니다...

상당히 많은 분들이 [왜 소설들이 전부 비슷비슷하냐]라는 의견을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말하자면 [왜 새로운 내용의 소설이 없느냐]하는 말씀이십니다.

그러면 여기서 정말로 노골적인 질문과, 노골적인 사지선다를 한번 해봅시다.

왜 도대체 새로운 소설이 없는 것일까요?

1.소설 쓰는 사람들이 하나 같이 무능해서

2.새로운 소설을 독자들이 싫어해서

3.새로운 소설을 출판사가 싫어해서

4.원래 소설이란 다들 비슷비슷한 거라서

먼저 1번부터 생각해보죠. 소설 쓰는 사람들이 전부 무능할까요? 그래서 하나 같이 똑같은 이야기 밖에 못 쓰는 것일까요?

물론, 저처럼 졸작을 쓰는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설마 이 많은 창작자 가운데서 독특한 내용의 소설을 쓸 수 있는 분들이 하나도 없을리는 없습니다. 당장 살펴보면 좋은 글 쓰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전부 무능하지는 않다]의 증명일 뿐, [유능한 작가들이 대다수다]의 증명은 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유능한 작가들이 대다수였다면 [왜 이렇게 다들 비슷비슷하냐]라는 이야기가 애초부터 나올리 없습니다. 고로, [유능한 작가들이 있긴 한데 그리 많지 않다] 혹은 [유능한 작가들이 있긴 한데 대다수는 아니다]정도가 되겠군요.

즉, 창작자들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유능한 작가들이 있긴 하나, 그들의 비율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는 곧 작가들의 능력 부족이 분명 존재한다는 이야기지요. 당장 저만 해도, 여러모로 독특한 소설을 쓰기 위해서 노력하기는 하지만 아직 스스로 보기에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를 포함한, 아직 유능하지 못한 창작자들은 더욱 실력을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다음으로 2번에 대해서 생각해보죠. 새로운 소설을 독자들이 싫어할까요? 그래서 새로운 소설이 나오면 야유만 받을까요?

하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주 간단한 이유에서인데...많은 분들이 [왜 이렇게 다들 비슷비슷하냐]라고 불평을 하시기 때문이죠. 그 분들이 곧 독자일텐데, 독자들이 새로운 소설을 싫어한다는 이야기는 어불성설이죠.

그런데 이 또한 [모든 독자들이 새로운 소설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의 증명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대여점 같은 곳에서 잘 나가는 소설들은 오히려 비슷비슷한 내용의 소설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유능한 작가분들이 쓰는 심도 깊은 이야기는 뒷전이고, 천편일률이고 똑같지만 별로 머리 쓸 것 없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잘 나간다는 말이죠.

말하자면, 독자분들 역시 소설이 전부 비슷비슷해지는 것에 한 몫 거들고 있다는 것 입니다. 독자분들이 비슷비슷한 소설을 아예 외면하거나 읽지 않는다면, 애초에 그런 소설이 대여점에서 잘 나갈 이유가 없습니다.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이 생기는 것이죠.

즉, [만약 독자분들이 새로운 소설을 원한다면], 비록 새롭고 특이한 작품이 처음에는 어설프고 익숙지 않더라도, 작가의 새로운 시도를 격려하며 넓은 독서 취향을 가지는 것으로써 새로운 소설의 탄생을 응원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새로운 소설을 원하지 않으신다면 별 수 없습니다만.

이제 3번을 생각해볼까요? 새로운 소설을 출판사가 싫어해서, 새로운 내용의 책은 출판해주지도 않고 외면하는 것일까요?

이것 또한 100% 옳은 답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부끄럽지만 제 졸작이 출판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도 글을 한번 썼었지만, 처음 제 졸작은 모 출판사로부터 [생소한 내용이 많아 출판이 힘듭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출판사에서는 저에게 [생소한 내용보다는, 알기 쉽고 단순한 내용을 써주세요]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했습니다.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만.

2번과 연동하여 생각해보자면, 비슷비슷한 소설의 수요는 상당히 많습니다. 대여점에서 잘 나가니까요. 그러므로, 출판사가 비슷비슷한 소설을 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오히려 냉정하게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새로운 소설보다는 비슷비슷한 소설을 원해야 맞겠죠.

하지만 모든 출판사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내용도 생소한데다가 별로 볼거리도 없으며 화려한 전투 장면도 멋진 주인공도 없는 제 소설이 출판됐거든요. 이것은 분명 모든 출판사가 비슷비슷한 소설만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 입니다.

즉, 출판사는 비슷비슷한 소설이 아니라 새로운 소설을 발굴, 출판함으로써 새로운 소설들의 탄생에 한 몫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출판사가 안정적인 이득을 원해 비슷비슷한 소설만을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새로운 소설을 발굴해낸다면 이는 창작자와 독자를 이어주는 출판사의 역할 상 매우 큰 보탬이 되겠죠.

마지막으로 4번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소설이란 원래부터 다들 비슷비슷한 것일까요? 하늘 아래 정말 새로운 소설이란게 없을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저 자신이 졸작을 연재하면서 느낀게 하나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하면, 제 졸작을 읽으시고 [어느 영화(혹은 만화)에서 비슷한 것이 나왔는데...]라고 덧글을 써주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 입니다. 물론 저는 해당 영화나 만화는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예를들어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초능력자가 있다고 했을 때, 이런 사람은 굉장히 특이해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기존의 영화나 만화나 소설에서 상당히 자주 등장한 캐릭터입니다.

더욱이, 예를들어 [중세 판타지]가 되면 필연적으로 고전 중의 고전 [반지의 제왕]을 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오크가 등장하고, 엘프가 등장하고...결국 완벽하게 100% 창작이란 있을수가 없죠. 그렇다면 결국 소설이란 다들 비슷비슷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요?

아니, 그렇지는 않을 것 입니다. 만약 그랬다면 판타지 소설들은 죄다 반지의 제왕의 표절일 것이고, 무협지는 김용 같은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벗어날 수 없을 것 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반지의 제왕이 아니라, 해리 포터도 알고 드래곤 라자나 퇴마록도 압니다. 이것들은 결코 [비슷비슷한 소설]이 아니죠.

해리 포터에 마법사나 트롤이 등장하고, 드래곤 라자에 엘프나 오크가 등장한다고해서 이 두 작품이 반지의 제왕과 비슷비슷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곧, 소재는 같을 수 있으나 작품의 분위기도 다르고, 작품 내에서 소재를 다루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나, 혹은 다른 분들이 말하는 [비슷비슷한 소설]은, 결코 같은 소재를 쓰기 때문에 비슷비슷한 소설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 것 입니다. 그것은 드래곤 라자가 반지의 제왕과 비슷비슷하다고 주장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즉, 소설은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같은 중세 판타지라도, 반지의 제왕과 드래곤 라자는 엄연히 다릅니다. 같은 악당 마법사라도, 해리 포터의 볼드모트와 반지의 제왕의 사루만은 엄연히 다릅니다. 이렇듯 소설이란 것은 언제나 새로워질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길고 긴 사견을 짧게 요약해보겠습니다.

1.새로운 소설을 쓸 수 있는 유능한 작가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2.새로운 소설을 원하는 독자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3.새로운 소설을 원하는 출판사도 분명히 있습니다.

4.소설은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1.저처럼 아직 유능하지 못한 창작자들은 더욱 노력이 필요하고,

2.새로운 소설을 원하시는 독자분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창작자들을 응원해주셔아하며,

3.출판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소설을 발굴해내야하고,

4.소설은 얼마든지 새로운 게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더욱 짧게 요약해서...

비슷비슷한 소설이 범람하는 것은, 누구 하나의 탓이라고 보기 애매합니다.

만약 새로운 소설을 원한다면, 창작자, 독자, 출판사,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 또한 전부 변해야 할 것 입니다.

물론, 그것이 현실적으로 쉬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노력해서 조금씩 변한다는 것은, 언제나 힘든 것이니까요.


Comment ' 5

  • 작성자
    Lv.8 회색
    작성일
    11.06.05 03:46
    No. 1

    긴 글이라서 그냥 넘어가려다가 노력해서 찬찬히 읽어내리기 시작, 리플 달 내용 생각하면서 다 읽어갈 때 쯤 '...길고 긴 사견을 짧게 요약해보겠습니다.' 에서 배신 크리 맞고 생각 싹 사라졌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채이서
    작성일
    11.06.05 07:40
    No. 2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실패할 확률이 큽니다. 아무도 안 간 길이니까요.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능력있고 용기있는 사람만 가는 거죠. 주위 여건이 다 되고 난 다음에 가겠다는 생각이라면 이미 새로운길이 아닐듯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에나스
    작성일
    11.06.05 09:14
    No. 3

    새로운 것을 시도해서 성공한 경우 많지 않나요.

    회귀물 퓨전 현대물 등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평온
    작성일
    11.06.05 09:50
    No. 4

    CatReading님이 유능하지 못하다면 누가 유능합니까~~~~
    ㅠㅜ...그런말씀 마시길;;;;^^ㅎㅎ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7 黑月舞
    작성일
    11.06.05 11:42
    No. 5

    대여점의 탓이 가장 큽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18336 홍보 [정연/펄스월드]색다른 게임소설 +8 Lv.52 발칸레이븐 11.06.07 1,223 0
118335 한담 은빛어비스 스토리질문요 +15 Lv.40 여유롭다 11.06.07 1,999 0
118334 요청 야망있는 주인공 나오는 소설 추천 부탁드립니다 +2 Lv.4 니드호그 11.06.07 2,313 0
118333 한담 여러분은 수정 어떻게 하나요? +8 Lv.1 크스크 11.06.07 2,136 0
118332 요청 소설 제목좀 갈켜주세요 ㅠ.ㅠ 출판작 입니다. +3 Lv.70 BlueWate.. 11.06.07 1,862 0
118331 홍보 자연/쥬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역사를 Personacon 카리메아 11.06.07 1,762 0
118330 공지 오늘부터, 광고란에 변동이 있습니다. +9 Personacon 문피아 11.06.07 1,323 0
118329 요청 이 소설의 제목좀 알려주세요. +2 Lv.85 유영 11.06.07 1,356 0
118328 한담 투고 까였는데 좀 많이 슬프네요. +26 Lv.38 김종혁 11.06.07 1,903 0
118327 한담 작가분들께---시제와 맞춤법에 대하여 +16 Lv.55 관락풍운록 11.06.07 1,660 0
118326 요청 제목을 찾습니다. +4 Lv.67 네모모서리 11.06.07 1,392 0
118325 요청 이 소설 제목 아시는 분. 주인공이 시간을 멈춰요 +6 Personacon 네임즈 11.06.07 1,804 0
118324 요청 늦은 밤 현대소설 추천을 부탁드리며.. +4 Lv.59 레한 11.06.07 1,868 0
118323 요청 새로운 세계의 두근거림을 맛볼수 있는 판타지 추... +5 Lv.3 협객불세출 11.06.07 1,289 0
118322 한담 가끔 글을 보다보면 문법이 틀린 경우가 많지만. +12 Lv.4 Tark 11.06.07 1,513 0
118321 한담 정신없이 푹빠져 써내려갔더니... +5 Lv.39 가렴 11.06.07 1,167 0
118320 요청 회귀물, 차원이동물 추천부탁드려요 +8 Lv.6 세이콩 11.06.07 2,799 0
118319 한담 보고 싶은 작가님들.. +6 Personacon 혈청 11.06.06 897 0
118318 한담 제 선호작 공개합니다. 요즘 볼 작품도 추천해주세요 +16 Lv.81 eastone 11.06.06 1,800 0
118317 홍보 정연/ 랭킹 일위를 위하여! 본격 스토킹 게임 소설... +5 Lv.71 미립 11.06.06 1,116 0
118316 요청 현대물 추천좀 부탁드립니다. +9 Lv.56 글씨쟁이 11.06.06 1,961 0
118315 추천 기원 재밌네요 +7 Lv.1 언제나백수 11.06.06 2,602 0
118314 한담 우리나라 장르문학 토론을보고 +42 Lv.1 [탈퇴계정] 11.06.06 1,475 0
118313 홍보 [정연/폐허를 삼키는 새] 탈 쓴 이들의 발악 +5 Lv.1 제켄도르프 11.06.06 861 0
118312 요청 게임소설 추천바래요. +12 Lv.15 춘풍한월 11.06.06 1,627 0
118311 요청 자건님의 메르헨같은 현대물 추천해주세요 ㅠㅠ +4 Personacon 네임즈 11.06.06 1,213 0
118310 요청 재미있는 글들 추천 부탁드립니다. +15 엉엉 11.06.06 1,117 0
118309 홍보 [자연/일반/심장이 뛴다] 차범근이 축구해도 +5 Lv.21 雪雨風雲 11.06.06 1,280 0
118308 요청 제가 읽었던 책 제목을 찾습습니다 +2 Lv.1 이름없음 11.06.06 1,362 0
118307 한담 이북 평균 출시속도? +9 Lv.1 에티시 11.06.06 1,770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