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글을 쓰는 이유.

작성자
Lv.1 오마(午馬)
작성
11.04.24 09:01
조회
1,104

최근 한담란에 올라오는 글을 보고, 글을 읽는 독자이자, 나름 소설을 연재하는 글쟁이의 입장이 되어 개인적인 생각을 몇 자 적어 볼 생각입니다.

흔히 대여점에서 잘 나가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진 장르 소설에 대해 ‘양판소’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그 양판소 형식의 소설들은 독자의 기호에 맞는 소위 흥행 코드에 맞춘 글들입니다.

다만 문제라면 비슷한 형식의 글들이 넘쳐나자, 식상한 독자들이 푸념을 넘어 비명을 지르게 됐다는 것이죠.

심하게 말하는 분들 중에 그런 양판소 소설에 대해 ‘쓰레기’라는 말을 쉽게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그런 글들보다 자신이 더 잘 쓸 수 있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 분도 있고요.

유명한 말이 있는데 조금 다르게 표현 하겠습니다.

“부족한 사람의 눈에는 부족한 것만 보이고, 뛰어난 사람의 눈에는 뛰어난 것만 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남의 잘못이 크게 잘 보이기 마련입니다.

네, 물론 많은 분들이 아직 미숙하거나 부족한 글을 쓰고, 그런 글들이 책으로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 중에 한 사람인 것도 맞습니다.

비록 부족하지만 지금의 부족함이 미래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격이 무척 낙관적인 편입니다.

지금의 시장이 어렵다는 것에는 동의 하지만 분명 머지않은 장래에 달라지리라 확신 합니다.

장래에는 시장이 더 확대되어 부족한 글은 부족한 대로, 뛰어난 글은 뛰어난 대로 나뉘어 독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럴 근거를 대라면 또 말이 길어지고, 저만의 낙관이라고 할 수도 있기에 생략합니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유명한 말이지만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글을 씁니다.

또한 무엇이 부족한지 알기 위해 글을 씁니다.

그러면 왜 부족한 글을 쓰느냐.

지금은 부족하지만 글을 쓸수록 한 걸음씩 나아지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글은 한 줄을 쓰다가도 얻어지는 것이 있고, 한 권의 책을 쓰고 나서 얻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한 질의 책들을 내고서 또 얻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때로는 아주 조금일 때도 있지만 때로는 좀 더 많을 때도 있습니다. 그 결과 이전에 자신이 썼던 글이 못내 유치해 안타까운 미련으로 다가올 때를 맞이하기도 합니다.

글을 쓰다보면 그렇게 적던 많던 한 걸음씩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한 계단 올라선 것 같은 작은 성취에 크게 기뻐합니다.

글을 쓰는 이유는 결국에 가서는 성공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성취감도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인간은 살아가면서 성공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완성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신선함이 없는 글, 소위 양판소라 불리는 글들이 식상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독자의 흥미를 끄는 흥행 요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빠지면 양념 안 된 음식처럼 맛이 덜하고, 글로서는 재미가 덜하기 때문입니다.

푸념을 잠깐 하자면 제가 연재하던 글이 그런 요소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 결과 연재로도 별 인기를 끌지 못했고, 책도 죽을 쑤었습니다.

처음 생각에는 원래의 기획대로 권수를 다 쓰려는 혼자만의 욕심을 부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책의 권수를 많이 하려면 책을 낼수록 적자인데 글쟁이의 욕심만 채울 수 없는 일입니다.

결국 결론은 원래 기획한 내용을 줄여 권수를 줄이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소위 말하는 조기 종결이지요.

양판소 말씀하시는 분들께 묻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흥미의 요소가 빠진 글이 재미있겠습니까?

물론 ‘잘 버무리면서 참신하게’라는 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재생산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숲에 들어가면 한 가지의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낙엽이 쌓여 밑거름이 되는 역할을 하고 또 그 썩은 낙엽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많은 종류의 생명체와 불필요한 듯 보이는 잡초도 무성합니다. 우리는 숲의 나무만 보고 숲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위의 모든 것이 다 함께 살아가는 것을 숲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숲이 더 아름답고 무성해 지려면 불필요한 듯 보이는 많은 것들도 함께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지금의 문제가 불거진 이유를 저는 숲이 줄어들고 풍성함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시장이 축소되고 그로인해 벌어들일 과실이 적어지게 되면서,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이 글 쓰는 것에 매력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어 계속 제자리에서 돌고 있기 때문이죠.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마무리로 가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재생산을 탓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팔리지 않는 책을 글 쓰는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독자에게도 권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독자의 권리는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걸러내고 외면해 주는 것입니다. 강조해서 하고 싶은 말은 ‘팔리지 않는 글이 책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작가들도 노력해야합니다.

그러나 되도록 탓하기보다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분발하라는 말과 함께 격려의 말을 같이 해주셨으면 합니다.

글쟁이가 꿈을 파는 직업이라면 독자는 그 꿈을 함께 꾸어주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글쟁이의 노력이 먼저인지 독자의 선택이 먼저인지 서로 선후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 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최종 선택은 늘 독자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글쟁이의 꿈을 같이 꾸어 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긴 글을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_ _)


Comment ' 9

  • 작성자
    Lv.1 청향비
    작성일
    11.04.24 09:34
    No. 1

    좋으신 말이긴 한데... 정담이나 토론마당으로 이동 되실듯...ㅜ.ㅜ
    그래도 좋은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시에라
    작성일
    11.04.24 09:35
    No. 2

    음...오마님께서는 나자신을 알기위하여 글을 쓰시는군요.
    저는 나를 잊기위해 술을 마십니다 ㅡ.ㅡ;
    항상 응원하고 있으니 건필 하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Eruaz
    작성일
    11.04.24 10:34
    No. 3

    공감되는 말씀이시네요.
    아무리 양판소라 비난받는 소설이라도 작가의 피나는 노력의 소산인 것을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무상상인
    작성일
    11.04.24 15:09
    No. 4

    그냥 축약하면 직접 써보면 안다는 것이 답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우비공자
    작성일
    11.04.24 15:12
    No. 5

    저는 그냥 열폭 좀 할렵니다.

    요즘 나오는 양판소가 트랜드로 자리 잡은게 독자들이 원해서라는
    말에 공감이 안갑니다.

    소드마스터, 9서클 대마법사 ,멍청함을 넘어서 스스로 종을 자처하는 드래곤,주인공이라면 환장하는 여자들및 엘프

    이런게 다 독자들이 먼저 원했습니까?
    어떤 작가님이 소드마스터로 인기좀 끄니까 너도나도 소드마스터 써 제끼고 9서클이 인기를 끌었으니까 난 10서클로 가야지 하고 여주 한명은 시시해 두명 세명 이왕이면 다다익선이다 .

    그렇게 경쟁적으로 써 제껴서 독자들 입 맛을 길들여 놓구
    이제와서 독자들이 원해서 그렇게 된거다?

    묵향/ 이후 수 많은 소드마스터와 타이탄 트랜스물 화경 현경 생사경과
    차원이동물에 영향을 줌
    학사검전/ 학사들이 공부는 안하고 너도나도 무공 무림에 뛰어들게 만드는데 영향을 줌
    월야환담 채월야/ 뱀파이어가 나오지만 그것보다는 요즘 잘나가는
    현대물에 영향을 줌

    물론 위에 저 작품들이 최초의 작품은 아니지만 제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나오는 것들은 저 작품들의 아류작이죠
    문제는 어느 작가가 뭐로 인기한번 끌면 비슷한 작품이 홍수처럼 나온다는 것이죠 근데 원조보다 나은 작품이 나온다면 좋겠는데

    제가 여지꺼 본 장르문학 시장에서 원조보다 나은 작품성을 가진
    아류작은 한번도 못봤다는겁니다.

    원조에서 주인공이 1년을 수련해서 무공을 익혔다면 아류작들은
    10개월 5개월 심지어 책을 보자마자 이해
    여주가 1명이면 아류작은 2명 3명.. 늘어나고 주인공이 그지같은 짓거리를 해도 하트를 뿅뿅뿅 날리죠 그게 마치 주인공이 카리스마가 있다고
    작가들은 생각하는거 같습니다.

    원조보다 작품성으로 나은것을 보여줘야지 좀더 단순하며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흥미 극대화만으로 글을 써제낍니다.

    그렇게 해놓구 시장축소? 양판소? 이 문제를 독자탓으로 돌리실겁니까

    우리들은 무협하면 대부문 김용을 최고로 치죠
    판타지하면 해리포터고 하지만

    우리의 장르문학은 양!! 판!! 소!! 다른말로 킬 링 타 임용 이라고
    많은 분들이 이영도 홍정훈 임준욱 금강 백준 요삼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분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ㅎㅎ 군인 시절 읽은 드래곤 라자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위 작가분들까지 싸 잡아 양판소 작가로 만든다고 생각들은 안드십니까?

    지금도 수 많은 장르문학 작가분들이 스스로 나서서 우리의 장르문학을
    양 판 소로 각인 시키고 계십니다.

    아니다 독자들이 원해서 지금의 트랜드라서 그렇게 쓸수밖에 없다
    하지 마십시오 차라리 저렇게 소드마스터+9서클 마법사+퓨전+현대+하렘
    이렇게 써야 돈이 된다 우리도 먹고는 살아야 하지 안겠냐
    하시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우리 작가들이 이렇게 갈수 밖에 없는게 독자가 원해서다 하시면
    아오 그냥... 이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일 문제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조차 우리 장르문학을 양판소 킬링타임용으로 각인을 시킨다는 겁니다.

    그럼 우리의 장르문학을 계속 양판소 킬링타임용으로 대물림
    시키는 겁니다. 10년 20년 바뀌지 안는 한 계속

    어느 글 보니까 양 판 소 글을 안보면 자연히 사라질거다
    하는 분도 계신데 현재 나오는 작품 90%이상이 양판소인데

    독자보구 읽지 말라고 하는건 대안을 먼저 만들어 놓구 읽지
    말라고 하셔야 하는겁니다. 대안도 없이 무조건 읽지 말라?

    그리고 시장축소문제 독자를 떠나서 작가분들조차 양판소 킬링타임용이다 하고 생각하시는데 시장 발전이 있을까요?

    친구들 끼리야 "야 이거봐봐 졸X 재미있어 먼치킨에 하렘물이야 너도 봐봐" 하고 추천하겠지만 막상 공중파에서 요즘 읽은 책중에 재미나 감동을 느낀 책이 있나요? 물어 볼때 판타지요 하고 떳떳하게 말할수 있는

    작품이 몇개나 됩니까? 친구나 동료를 떠나 모르는 사람에게 책 선물을 할때 자랑스럽게 추천할수 있는 작품이 몇개나 있습니까?

    작가분들 장르문학을 양판소 대여점용으로 1000원짜리 작품의 작가로
    스스로 만드신 겁니다. 그걸 이제와서 못바꾼다 작품성 있게 쓸려고 해도

    독자들이 안봐서 쓸필요가 없다. 하지 마시고 지금 장르문학을 양판소로 바꾼게 10~15년 될겁니다. 이걸 바꿀려면 최소 10년은 노력하셔야 겠죠
    작가분들이 노력하십시오 독자들 탓으로 1%도 돌리지 마십시오

    독자들이 양판소를 보지 말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책임전가 하지
    마십시오 그건 독자가 죽는게 아니고 그나마 있는 장르시장마저 죽이자는 말이니까요

    현실적으로 독자들이 도울수 있는거는 이 작가분게 작품성도 있고 재미도 있습니다 하는 입소문 정도입니다.

    끝으로 오담님 쓰신글 인용하여 말꼬리점 잡겠습니다. (오담님께는 죄송합니다)

    “부족한 사람의 눈에는 부족한 것만 보이고, 뛰어난 사람의 눈에는 뛰어난 것만 보인다

    전 저 말을 이렇게 바꾸겠습니다.
    작가가 푼 돈많을 쫒아가면 푼 돈밖에 못 만진다.

    모든 작가분들이

    이왕 쓰실거 대여점 갯수만큼 나가는 작품을 쓰지마시고 몇년 면벽수련 하셔서 해리포터 만큼 대박을 터트리기를 기원합니다.

    열폭한거라 두서도 없고 단어 맞춤법 다 틀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진풍류남아
    작성일
    11.04.24 15:24
    No. 6

    우비공자님 말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벨라스케스
    작성일
    11.04.24 15:36
    No. 7

    연재한담 글 보고 있으면, 다 돈 때문이라고 밖에 생각 안 드는 저는 속물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4.24 16:21
    No. 8

    흥행요소 -> 양판소 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류작 -> 양판소는 그럭저럭 맞다고 봅니다만..
    무튼지간에..
    응원하겠습니다. 흥행요소라는 것은 글쎼요. 단순화 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흥행요소로만 꽉 찬 작품은..독자의 사랑을 받을 수 없습니다.
    흥행요소도 있는 작품은 독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치킨을 먹을 때,

    후라이드만 먹으면 뭔가 허전합니다. 맛있는 건 맛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같이 온 양념에 후라이드를 찍어먹든지, 아니면 아예 양념치킨을 시킵니다. 양념에 버무려진 치킨은 맛있죠.

    양념치킨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보고, 다른 사람이 이를 흉내 냅니다. 근데 그 사람이 파는 건, 후라이드도 아니고 양념치킨도 아니에요. 양념만 팝니다...맛있지만, 사먹지는 않을겁니다....

    양념은 흥미를 끄는 요소
    치킨은 작품성있는 소설 입니다..

    요즘은 치킨은 없고, 양념만 팔거나...
    그게 아니면 양념이 아닌, 후라이드만을 파는 것 같습니다. 후라이드는 맛있지만..양념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그마저도..요즘은 후라이드도 구경하기 힘들죠..

    언젠가 정말로 맛있는 양념치킨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흑창포
    작성일
    11.04.24 16:37
    No. 9

    우비공자님 말씀이 맞긴 한데....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대작을 쓰고 싶을겁니다.
    어떤 작가가 대여점 수만큼만 깔릴 글을 쓰고 싶을까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 벽이 너무 높은 것 같습니다.

    제가 참 무식하고 구식적으로 출판사에 원고 가지고 찾아갔던 일이 있습니다. 삼년에요.
    처음부터 하는 말이, 어느정도 장르문학에 인지도가 있는 사람의 글이 아니면, 원고도 잘 안본다더군요.
    그래도 아는 분 추천도 있었고 직접 원고들고 찾아오기도 했으니 커피한잔 하면서 읽어나 보자고...
    몇 장 읽어보더니 하는 말이, 이런 글은 요즘은 잘 안팔린다. 란 이야기였습니다.
    책으로 만들면 괜찮을 것 같긴 한데, 트렌드에 벗어나 있어서 회사로선 도박을 할 수 없다고요. 차라리 가볍더라도 검증된 글을 내는게 안전하다고 말이죠.

    정 출판하고 싶으면, 자비출판 노려보던지, 아니면 인지도를 쌓고 다시 와달라고 하더군요.
    자비출판 했다가 망한 경험이 있어서 씁씁했죠.

    실제로 양판소가 뭔지도 모르고, 읽어본 장르문학이라곤
    이영도씨 작품이나 고전 추리소설. 아니면 아윈데 트릴로지같은 D&D기반의 오래된 느낌의 글 뿐이었기에, 그 다음날부터 요즘 잘나가는 것들이 무슨 내용인가 찾아봤습니다.
    솔직히 이런 말 하면 안되지만, 당시엔 어이가 없더군요. 우습기도 하고. 이런게 재밌다고 읽는 사람도 있나? 그런 생각도 들고..
    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기존 작가분들은 그런 점에서 참 여러모로 다행입니다.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쓸 바탕이 되니까요.

    반면 신흥작가는 필력이 있다 해도 운이 없으면 묻히게 되는거죠. 물론 제가 필력이 있단 소린 아니지만..;
    여하튼 그렇다면 일단, 많은 사람들이 읽는 글을 쓸 수 밖에 없게되는 것 같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읽는 글이란게, 결국 '출판이 되기 쉬운' 글이란거죠.
    아마추어들은 스스로 합의점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대로 혼을 쏟아부어, 작품성 있는 글(소수 마니아물이 될지도 모를)을 쓰고, 출판이 되어 대작의 반열에 낄 수 있을지도 모를 도박을 걸 것인가.
    아니면 누구나 대여점에서 빌려 가볍게 웃으면서 읽고 잊어버릴 작품을 일단 써서 출판부터 노려보느냐.

    둘 다 도박이긴 하지만, 후자가 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똑같은 글을 써도, 이름있는 작가와 무명의 작가 사이의 갭은 큽니다.

    정작 쓰고싶은 글을 쓰려면, 일단 아마추어 틀을 벗어 '작가'라는 틈에 끼는게 길이 그나마 넓으니까요.

    실제로 지인들에게 소설을 보여주면, 이전에 사력을 다해 썼던 소설보단 지금 생각없이 휘갈겨 쓰는 소설을(저 스스로 장난스레 쓰레기라고 합니다만) 더 재밌다고 하더군요.
    그러고 하는 말이
    장르문학을 읽는 건, '머리를 식히려고' 읽는건데, 네 이전 소설은 너무 복잡했다. 이렇게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는게 더 편하다. 고 말이죠.

    어쩌겠습니다. 그렇다면 타협 해야죠.

    단지 글을 쓰는게 좋을 때엔, 제가 쓰고싶은 글을 썼지만.
    출판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하게되니까, 독자들 입맛, 그러니까 출판사에서 도박을 하지 않고 무난하다고 생각할 글로 맞춰갈 수 밖에 없게 되더군요.

    달걀이 먼저나 닭이 먼저냐와 같은 것이지만, 지금에 와서 양판소라는건 일종의 딜레마같은것에 빠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딱 잘라 독자의 잘못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가들만의 잘못도 아닙니다.
    이미 사람들의 장르문학에 대한 인식은 '예술'이 아닌 '오락'으로 굳어져 있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형성돼버렸고, 물건을 팔려면 시장에 맞추는 수 밖에 없으니까요.
    용기가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말이죠.
    새롭게 길을 열자고 하기엔 돈이란 현실을 안 볼 수도 없고요.


    저 역시 두서없이 글을 쓰게됐네요.
    하고싶은 말은, 작가라면 누구나 좋은 글을 쓰고싶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서로 이해를 해 줘야죠... 진짜 깊이있는 글을 쓰고싶어도, 쓰기 힘든 글쟁이의 마음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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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457 요청 일상적인 소설을 찾아요 +4 Lv.5 선연비 11.04.23 58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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