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1.04.16 12:38
조회
873

거대한 막사 안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다.  

막사 안에서는 수많은 용병들이 한데 모여 친분이 있는 이들끼리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막사의 천막이 걷히고 갑옷을 차려입은 기사 한명이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소란스럽던 막사 안이 조용해졌다. 기사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입을 열었다.

“전원 모여 있나?”

용병들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용병 대장을 뽑겠다.”

기사의 말에 용병들이 눈을 번뜩였다.

용병 대장은 다수의 용병들이 의뢰를 나설 때에 뽑는 자리다.

언뜻 귀찮을 것 같은 이름의 자리. 하지만 딱히 짊어져야 할 의무도 없었다.

단지 지금까지 용병들의 역사에 따라 형식적으로 뽑을 뿐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은 엄청났다.

용병 대장의 혜택은 의뢰금의 두 배.

돈을 목적으로 의뢰를 수행하는 용병들에게는 군침이 도는 혜택이다.

“방식은 어떻게 됩니까?”

얼굴에 기다란 흉터를 가진 거구의 용병이 물었다.

건들거리며 묻는 모습이 썩 좋지 않았다.

“자유다. 어떤 방식으로 뽑든, 너희들 마음대로 해라.”

기사의 대답에 거구의 용병이 눈을 반짝였다.

주위에 있던 용병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자유. 그만큼 용병들을 흥분 시키는 단어도 없었다.

“크크크, 방법은 상관없겠지요?”

거구의 용병이 입가를 씰룩이며 비릿하게 웃었다.

기사는 표정을 살짝 구기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마음대로.”

“크크, 고맙수다.”

기사는 더 이상 이 자리에 있기가 싫었는지 서둘러 막사 밖으로 나갔다.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설명을 덧붙였다.

“사상자는 용납하지 않는다.”

사상자가 생기면 자신들에게 손해였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흉터를 지닌 거구의 용병의 대답.

기사는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기사가 나가자 천막 안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용병들의 생각은 모두 같았다.

용병 대장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

그것만큼 군침 도는 먹이도 없었다.

“캭, 퉤엣!”

거구의 용병이 자리에서 일어나 누런 가래를 뱉었다.  

그 모습에 자리에 모여 있던 용병들이 표정을 구겼다.

그의 행동은 주위에 모여 있던 용병들의 기를 죽이기 위함이었다.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용병들 중, 그것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내 이름은 카림이다.”

자신의 이름을 밝힌 거구의 용병이 씨익 웃었다.

“용병 대장은 나다.”

그 한 마디에 근처에 있던 용병이 발끈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였다.

“요, 용병 사냥꾼 카림!”

어디선가 들려온 외침.

아마 카림이라는 이름을 잘 아는 듯 했다.

그 외침에 주위에 모여 있던 용병들의 표정이 굳었다.  

그들 또한 한번 씩은 들어 본 이름이다.

용병 사냥꾼 카림.

그의 손에 수많은 용병들이 반 불구가 되었다.  

용병 생활을 하면서 피해야 하는 이름 중 한명이었다.

“끄응.”

자리에서 일어난 용병이 앓는 소리를 내며 도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괜히 까불다가 큰 일 나는 수가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카림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불만 있는 녀석 있나?”

있을 턱이 없다.

그의 악명은 그 만큼 높았다.

카림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던 도중, 누군가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눈을 감고 앉아있는 흑발 청년이었다.

못 보던 녀석이다. 흑발의 머리는 그리 흔치 않았다. 모여 있던 용병들 중, 그런 녀석이 있다면 분명 기억에 남아야 했다.

“어이, 거기 꼬맹이.”

나이가 어려 보였기에 던진 도발적인 언사.  

누군지는 몰라도 기를 죽이려는 심사였다.

흑발 청년은 카림의 말에도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카림은 미소를 지운 채 재차 불렀다.

“내 말이 안 들려?”

카밀의 언성이 높아졌다.

흑발 청년은 그제서야 천천히 고개를 들어 눈을 뜨고 카림을 응시했다.  

카림이 다시금 씨익 웃었다.

한 명 쯤은 희생양이 필요한 시점이다.  

카림이 용병에게로 천천히 걸어갔다.

“내가 용병 대장이 되는 데에 불만 있나?”

방금 전에도 했던 물음.

하지만 희생양으로 찍힌 이상, 이 물음에 어떻게 대답 하건 험한 꼴을 당할 것은 뻔했다.

“난 용병이 아니다.”

알 수 없는 대답.

이곳은 용병이 모이는 곳이다.  

의뢰주가 용병들을 위해 마련해준 곳이었다.

그런데 용병이 아닌 녀석이 이곳에 있었다.

카림의 이마가 꿈틀거렸다.

“말이 짧다?”

용병이건, 아니건 그것은 나중에 짚을 문제였다.

카림의 나이는 삼십이 훌쩍 넘었다.  

눈앞에 잇는 용병은 높게 쳐줘 봐야 20대 중반 정도였다.

어린 녀석이 반말을 하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카림의 말에도 흑발 청년은 여전히 꼿꼿했다.  

전혀 주눅이 든 표정이 아니었다.

카림이 흑발 청년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사람이 불렀으면 미동은 해야 할 것 아니야!”

흑발 청년에게로 얼굴을 들이밀며 강하게 윽박질렀다.  

그 역시 기를 죽이려는 심산.

하지만 들려온 대답은 전혀 의외였다.

“용병 대장 자리가 그렇게 좋은가?”

“뭐?”

“왜 그렇게 용병 대장을 하려는지 모르겠군. 그 자리가 그렇게 좋은가?”

어이없는 물음에 카림이 헛웃음을 들이켰다.  

하긴, 용병도 아니라는 녀석이 그런걸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같은 용병이 아니기에 더욱 화가 났다.  

어디서 굴러먹다 온지 모를 꼬맹이가 자신에게 대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대답은 해줬다.

“당연하지. 보수가 두 배다. 온갖 잡일에서 제외 되는데다가, 무엇보다 용병 대장은 기사들도 함부로 대하지 않거든.”

“대우가 괜찮군.”

카림의 입가의 미소가 변했다.  

비웃음이었다.

“대우? 좋지. 하지만 꿈 개라. 넌 백년이 지나도 용병 대장 같은 건 꿈도 못 꾸니까.”

“그건 모를 일이지.”

흑발 청년이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카림의 손을 잡았다.

이상한 행동에 의아함도 잠시.  

흑발 청년이 그대로 카림의 손을 뒤틀었다.

꽈득-.

소름 돋는 소리.

“크아아악!”

카림의 손목이 부러지는 소리였다.  

당연히 부러진 손으로 멱살을 잡고 있을 수는 없었다.

카림은 흑발 청년의 멱살을 놓았다.  

공중에 떠 있던 흑발 청년의 발이 지면에 닿았다.

“개, 개자식!”

부러진 손목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느끼며 흑발 청년을 노려봤다.  

흑발 청년의 덩치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신의 굵은 손목을 부러뜨릴 정도로 힘이 강했다.

“죽여 버리겠다!”

덜렁거리는 손목을 늘어뜨리고 허리춤에서 검을 뽑았다.  

십 수 년 용병 생활을 함께 해 온 친구 같은 녀석이었다.

몇몇 용병들의 손이 자신의 무기로 향했다.  

곧 있을 카림의 외침을 기다렸다.

“조져!”

카림의 외침.

용병들이 멈칫했다.  

하지만 카림과 알고 지내던 용병들은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대략 십여 명의 용병들이 흑발 청년을 향해 달려들었다.  

카림 역시 그들과 함께했다.

흑발 청년의 눈이 하얗게 번뜩였다. 그의 손이 허리춤의 검으로 향했다.

“시작은 너희들이 먼저다.”

스릉-.

청아한 소리.

흑발 청년의 검이 뽑혔다.

“날 원망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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