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는 악마가 무엇을 먹는지 알고 있는가?
이전에, 자네는 악마가 도대체 무엇이라 생각하나.
수많은 종교서적이나 길거리 마술사들처럼 악마는 사람의 내장을 찢어먹기 좋게생긴 날카로운 발톱과 무시무시한 뿔, 사자 또는 염소의 머리를 하고 있으며 온몸이 털로 덮여있고 등에는 혐오감을 유발하는 거무죽죽한 날개가 달려있다고 생각하나?
물론,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악마란 결국 '부화'하기 전까지는 그 어떤 모습도 될 수 있는 존재니까.
지금부터 자네가 나와 함께 갈 곳은 자네의 상상과는 사뭇, 다른 곳일지도 모른다네.
온갖 형태의 사랑과, 사랑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악마들이 활보하고 다니는 세계지.
혹시 자네가 단 한 번이라도, 어떤 형태로든 어떤 대상이든 사랑을 경혐해본 적이 있다면 반드시 주의해주기 바라네. 그렇지 않으면 악마에게 먹혀버릴 수도 있으니 말일세.
자, 지금까지 내가 횡설수설한 말을 듣고서도, 아직 원한다면 나의 손을 잡게나.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진정한 사랑을 하고, 그것과 마주볼 용기가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져도 끝까지 사랑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사람이란 언제든 다른 무엇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나의 손을 잡게나.
자네를... 나의 세계에 초대하겠네.
창세기, 신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만물을 이루시어 세상이 이루어지던 때와 같이하여 악마가 태어났다. 그 악마는 인간의 상상으로부터가 아닌 신의 두려움으로부터 태어난 진정한 악마의 시초이자 현신한 최초의 악마였다.
하지만 그는 신의 두려움을 먹고 자라난 존재였기에 신은 자신이 창조한 세계의 불완전함을 속속들이 알고있는 그 악마를 봉인하시기에 이른다. 신께서는 자신의 뼈를 척출하시어 여든하고도 여덟척이나 되는 사슬을 만들어, 그것으로 악마를 구속하고 그 누구의 발길이 닿지않는 동굴 깊은 곳에 봉인하셨다.
-룸 사바아다의 악마의 성경, 1장 창세기.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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