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수입니다^^ 오랜만에 연재란에 가보니, 아직 전작을 잊지 않아주신 분들이 계셔서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던지요.
이번에 새로운 이야기를 쓰게 되었어요. 이전에 썼던 '그림자의 여왕'과는 굉장히 다른 느낌의 글입니다. 이야기의 발단과 설정이 모두 드러나는 데까지 진행되었기에,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이 혹 계실까 싶어 연재한담 게시판에 글을 씁니다.
제목에 쓰인 대로, 이것은 망각하지 못하는 남자, 과거를 보여주는 시계, 실종된 아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시카고 교외에 사는 35세의 남성입니다. 그에게는 보통 사람들과 매우 다른 구석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이 보고 경험하는 모든 것을 절대로 잊어버리지 못하는 기억력입니다. 이 남자는 10년 전 특정한 날짜에 보았던 TV 프로그램의 대사 한 마디, 그 프로를 방영한 날 저녁에 먹었던 식사메뉴조차 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엄청난 양의 기억들을 완전히 제어하지 못합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도, 주변의 단서들을 보고 회상하는 것도 비자발적입니다. 때문에 그는 집에 앉아 하루의 많은 시간을 회상하며 보냅니다.
35세의 그가 되돌리는 기억들의 대부분은, 1년 2개월 전 교문 앞에서 사라져버린 어린 아들에 대한 것입니다. 아들이 실종되었을 때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내가 보지 못했던 그곳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남자는 계속 고민하고 괴로워합니다.
집에서 홀로 보내는 하루하루는 불행의 연속입니다. 상담도 별 소용이 없고, 먹는 약도 큰 효과가 없습니다. 집에 틀어박힌 그가 바깥사람을 만나는 것은 아주 소수의 친인들이 찾아올 때와, 죽은 친구의 아버지이자 시카고의 은퇴한 거부인 래드포드 레너드의 말상대가 되어줄 때뿐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그의 우울증과 강박증, 죄책감을 모두 치유해주지는 못합니다.
산 채로 서서히 시들어가던 남자에게, 어느 날 희망인지 저주인지 모를 기회가 찾아옵니다.
한밤중 갑자기 그의 집을 방문한 여자는, 자신이 래드포드의 전령이라고 말하면서 하나의 물건을 그에게 건네줍니다. 그것은 만년력 시계판을 가진 작은 회중시계입니다. 여자는 어리둥절해하는 그에게 말합니다.
'이건 과거를 보여주는 시계에요.'
1년 2개월 동안 죽어 있던 남자는, 그 시계를 손에 쥐면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시간의 발자국'은 오래도록 아이를 잃어버렸던 아버지가,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보여주는 기묘한 회중시계를 가지고 아들의 행방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래에 글로 가는 주소를 첨부해둡니다. 긴 소개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gof&category=4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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