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지?”
“……정답입니다.”
“손목은 마녀랑, 한따까리 하다가 다친 거냐?”
그건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주인이 그게 가능하냐는 투로 물었다.
“그럼?”
“…도망쳐 나오다가. 눈사태에 휩쓸리는 바람에… 이리저리 조금 쓸려 다녔다고나 할까요.”
“즉, 간단히 말해서 눈사태가 몸을 덮쳐서 그랬다?”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니 - 그렇다고 맞는 말인 것도 아니지만 - 요하네스가 수긍했다.
“정말이지… 사람이 마녀에게 대적했다간 그날로 목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아. 넌 대관절… 어떤 녀석인 거냐?”
“…‘대관절 어떤 녀석‘이겠지요.”
“그 ‘대관절 어떤 녀석’이 참 문제로구먼. 어정쩡하게 마녀나 건드리고 말이야.”
타닥 타닥 소리가 났다. 그러다가 화르륵 소리도 났다. 벽난로에서 타오르는 장작더미가 불기운에 힘을 잃고 부러져 떨어졌다. 열기도, 어느샌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다음에는 확실하게 건드리죠. 약속할게요.”
“아서라. 마녀가 뉘집 개 이름이냐? 네가 어떻게 백색 마녀를 건드렸는지는 몰라도 다음번에는 분명 죽을 걸.”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분명 이길 수 있다고요.”
분명, 분명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이길 수 있다. 그러나 그건 바이스도 마찬가지였다. 바이스도 방심만 하지 않으면 요하네스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힘이 필요하다. 바이스를 손쉽게 박살낼 힘이. 요하네스는 왼손바닥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대뜸 말했다.
“분명 죽일 수 있어요.”
그 눈은 어떤 때보다도 확고한 빛을 품고 있었다.
──────본문 8화 중에서.
1. 현재 요하네스 파트가 연재중입니다. 위에 인용한 부분도 요하네스 파트에 포함됩니다.
2. 이 소설은 세 개의 파트로 나뉩니다.
제일 판타지 느낌이 나는 요하네스 파트.
평범한 여행기를 다루는 치노이야 파트.
닐 제국을 중심으로 정치와 전쟁을 다루는 체벌린 파트.
각 파트는 챕터라고 부르는 단위마다 바뀝니다. 챕터는 세 개의 장(章)을 아울러 부르는 것이고요. 예를 들자면 요하네스 파트는 챕터 1과 같은 의미고, 챕터 1은 서장, 1장, 2장으로 구성됩니다.
3. 등장인물의 설정이나 사건, 혹은 서술에 있어 굉장한 도덕적, 혹은 윤리적 문제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클라라(등장인물)의 설정이나… 서장에 잠깐 등장하는 그런 장면이나. 그러나 이는 등장인물 혹은 사건의 성격을 부각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너무 나쁘게만 보지 말아주십시오.
4. 설정 및 세계관이 빡빡한 소설입니다. 짜증을 부를 수도 있으니 혈압 조심하세요.
5. 또한, 평범한 판타지 세계관과는 전~혀 다릅니다. 소드 마스터가 나오거나 9서클 대마법사의 화려한 등장에 대한 기대, 그런 것들을 와장창 부수는 내용 뿐이니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6. 요하네스 파트 1장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어느날 마녀가 내민 붉은 사과를 먹고 자신을 빼앗긴 요하네스. 구멍이 숭숭 뚫린 기억을 토대로 자신을 빼앗은 마녀를 찾아가 무찌르고 자신을 되찾기 위해 여행을 하던 요하네스는 닐 제국과 하르바스 연맹 왕국의 북부 국경선을 이루는 회색 산맥에서 무개념 정력왕 동성애자(…)로 소문난 백색 마녀 바이스와 한바탕 싸우게 된다. 그러나 잠깐의 방심으로 요하네스는 바이스에게 패배하게 되고, 결국 마녀의 성에서 도망쳐 나오게 된다. 도망치는 와중에 바이스가 일으킨 산사태에 휩쓸려 닐 제국의 국경도시 린넨호프 앞까지 눈과 함께 쓸려온 요하네스는 린넨호프의 한 토호 가문에서 하녀로 일하는 클라라에게 구출되고, 젊은 초선 시의회 의원 루돌프 헤스와 만나게 되는데….」
5. 포탈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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