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떨어진 식물은 잎과 꽃의 시기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열매를 맺기 위해 질주한다.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알기에.
뚜렷한 사명을 부여받아 그것을 이루기 위해 때로는 버려야 할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일지라도 아낌없이 버린다. 그것이 과거의 나.
그러나 믿었던 이의 배신 속에서 사명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이전의 태도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제, 눈앞에 과거의 나를 닮은 가장 멍청한 꼬마가 있다.
자신의 사명이 이것이라고 굳게 믿은 나머지 소중한 이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자신의 모든 것을 깎아가면서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 가장 멍청한 꼬마가 있다.
이 녀석이 추구하는 사명은 곧 나의 사명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위해 나는 이 꼬마를 내버려둘 수 있을까. 그 결과가 결국 깊은 후회일 뿐이란 걸 알면서도 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이 꼬마가 어리석을 정도로 자신의 사명을 추구하는 것을 방치해둘 수 있을까.
나는 지켜보고만 있을 수가 없다.
자신의 사명을 추구하면서도 다른 이가 사명을 추구하는 모습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는 나는 더 이상 사명을 가진 자(Missionary)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From Samson's diary
<스토리>
위대한 치료자의 희생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전쟁의 풍파 속에 헤매어온 칸 대륙.
한 때 강대국으로 이름을 떨쳤던 클레온 왕국은 이제 전쟁에 지칠 대로 지친 늙은 사자에 불과했다. 그러한 클레온 왕가에 한 아이가 태어난다.
천 년에 한 번 지상에 찬란한 빛을 내리는 영웅성(英雄星)의 성좌를 타고난 아이. 초인적인 능력을 생득(生得)하고 있는 영웅성의 인물로서, 그는 클레온 왕국 재흥의 사명을 짊어지고 왕관을 수여받는다. 고작 15세인 그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너무나 무거운 사명…….
자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한 고된 투쟁 속에서, 그는 클레온의 최전성기를 이루었던 할아버지의 곁에 존재했던 한 정체불명의 가디언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영웅성의 성좌를 타고난 그조차도 상상할 수 없는 가공할만한 능력을 가진 존재. 할아버지와 함께 클레온을 강대국으로 만들었지만, 할아버지의 곁을 떠나면서 클레온을 약소국으로 만들어버린 절대적인 능력을 가진 자…….
클레온 왕국의 재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감당하기 위해, 그는 그 전설적인 존재를 찾아나선다. 그것이 유일한 방법임을 믿고서.
<캐릭터>
“클레온 왕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이 몸뚱이 하나쯤 충분히 바칠 가치가 있습니다. 그 각오도 없이 왕관을 썼을 거라 생각하셨습니까?”
-영웅성의 성좌를 타고난 아름다운 소년, 미카엘 클레온-
클레온 왕국의 재흥이라는 막중한 사명을 맡은 어린 왕. 자신이 영웅성의 성좌를 타고난 것이 조국의 재흥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확신하고 있다. 초인적인 능력을 타고났지만, 그의 육신은 그 능력에 맞지 않았다.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네 몸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절대적인 힘을 가진 존재, 샘슨-
미카엘의 할아버지 시대에 활동했던 인물. 천군만마를 단신으로 쓸어버렸다는 전설이 남을 정도로 가공할만한 능력을 가진 불가사의한 존재이다. 그러나 미카엘의 앞에 나타난 그는 너무나 의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전쟁터에서 그토록 무서운 위용을 보이는 그분이 이렇게까지 엉망일 줄은 몰랐습니다.”
-비운의 왕비, 셀린느 클레온-
클레온 왕국의 동맹국인 로크스 공국으로부터 온 미카엘의 왕비. 그녀는 미카엘과 결혼한 후, 무적의 영웅으로 칭송받는 그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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