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진실된 의견 하나하나 몇 번씩 읽어보았습니다.
개중엔 수고롭게도 제 작품을 읽어보시고 비평까지 해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처음엔 유주완 님의 말씀대로 '소재가 문제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제 소설은 정말 소드마스터나 구서클이라던가 하는 게 나오지 않는 좋게 말해 정통 판타지고 나쁘게 말해 시대에 뒤떨어진 소재니깐요.
하지만 시나리오와 그 문체에 대해선 자신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정말 그렇다면 초반부터 이렇게 독자분들이 우수수 떨어질리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열손가락 님의 말도 일리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지만 말이죠.
여기 문피아의 작가들 중에 어느 정도 글을 잘 쓴다고 생각 안하는 분은 없을 거 아닙니까?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는 것 자체가 글 쓰기 능력이 이미 전체의 10%, 아니 3% 안에는 충분히 들어가는 소유자들입니다.
백 명중 3명안에는 들어가는 이 출중한(?)능력자들이 쓰는 소설은 이 문피아에 적어도 천개는 될 겁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각광을 받는 소설, 작가는 약 30-50명 정도가 되겠지요.
즉, 당사자들은 깨닫지 못하겠지만 위의 50명 남짓한 작가분들은 전체로 따지면 약 0.1%. 즉 천명 중의 한 명꼴로 있을까 말까한 재능의 소유자분들인 겁니다. (능력이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는 따지지 않겠습니다)
즉 나름 잘 쓴다고 생각한 저도 이 문피아에선 평범한 재능의 소유자에 불과합니다. 열손가락님의 말대로 보통의 소재에 보통의 주인공까진 어쩔 수 없다지만 문제는 이 놈의 평범한 문체!!!
하지만 이 문체가 어떻게 평범한 것인지는 아무리 비교해 보아도 잘 모르겠더군요.
그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환수님의 댓글이었습니다.
먼저 이 댓글을 위해 제 문제작까지 꼼꼼히 읽어주신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저 나름대로는 묘사와 상황설명을 잘 해내었다고 생각했으나 환수님의 글을 읽고나서야 문제점이 눈에 보였습니다.
1. 너무 대화체로만 끌어간다는 점
2. 상황 설명 또한 혼잣말의 대화체라 한 편의 경극 같다는 점.
3. 대화체임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입체감이 없다는 점.
제 머릿속에는 모든 장면에 대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기에 지나친 묘사가 자칫 글의 흐름을 느리게 할 듯하여 인물들의 대화로도 어느 정도 독자분들의 머릿속에 장면을 그리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였는데 이게 아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비어캐빈님의 조언대로 세츠다 님의 새하얀 나날들을 잠시 읽어보았습니다.
같은 일인칭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상황묘사가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 걸까요?
저는 독자들이라면 어느 정도 머릿 속에 그려놓았겠지, 하는 부분을 정말 간결하면서도 뛰어나게 묘사한 글과 제 글 앞부분을 하나하나 비교해보니 정말 부끄럽기 그지 없더군요.
제 글에, 문체에 부족한 것은 바로 독자들의 머릿속에 생생한 장면을 그려내는 것에 실패한 것과 지나칠 정도로 단조롭기만 한 대화체였던 겁니다.
이것을 하나하나 다 수정해야 하나, 정말 고민됩니다.
계속 쓰자니 의욕상실이고 이걸 확 리뉴얼 할까도 고민되는데...
역시 글을 쓰려면 문체를 더 갈고닦아야 하는 거였는데 아직도 갈길이 머네요.
연무지회 비평란에도 한 번 도움을 받고 리뉴얼을 하던지 펜을 꺽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본의 아니게 간접 홍보까지 겸한것 같아 고개숙여 사과드리며 여러분의 진실된 조언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또한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지신 작가분들께 제 글과 여러분의 조언들이 도움이 된다면 그 또한 이 분쟁을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어느 정도 속죄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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