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큭. 누가 그러더라. 너 담배 이름이라며."
[우, 웃기지 마! 너까지 그러기냐?!]
"글쎄. 또 누구는 그러던데. 너 종달새라며."
[아니라니까!]
"그럼. 네 이름. 뜻이 대체 뭐야?"
[빛과 어둠을 담는 자. 전 차원계의 빛과 어둠을 관리하고, 제 3차원과 제 4차원의 관할을 맡은 자. 빛을 뜻하는 단어인 'Light'와 암흑을 뜻하는 단어인 'Darkness'의 합성어가 이름의 기원이지. 어때. 이제 좀 알겠냐?]
"그거, 굉장히 대충 지어진 이름 같은데. 빛과 어둠이라니. 식상하기 그지 없잖아?"
[그래서. 네놈이 내 이름 식상한데 보태준 거 있냐?]
"차라리 담배나 종달새를 하지 그래? 그 편이 훨씬 참신하고 좋잖아. 차원을 관리하는 자. 그의 이름은 담배의 그것. 그가 매일 수 백 갑씩 피워대는 담배는 바로 그의 이름."
[닥쳐!]
"이런 것도 괜찮겠군. 차원을 관리하는 자. 그의 이름은 새의 그것. 그가 매일 전달하는 언어는 종달새의 그것."
[너 이자식! 그만 안 할래!]
* * *
[그러는 너는. 아직 이름도 없잖아.]
"뭔 소리냐. 내겐 엄연히 최현수라는 이름이 있어."
[그거 말고. 이쪽 세계에서의 이름.]
"...."
[병신같고 웃기는 이름이라도 있는 게 없는 것 보다는 낫지 않아? 어떻게 이름도 아직 나오지 않을 수가 있지? 설마 작가가 까먹고 지금까지 안만든 거 아냐?]
"아, 아냐! 그럴리 없어! 난 주인공이야! 가장 비중있는 캐릭터라고! 더군다나 이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인데, 왜 내가 잊혀진다는 거야?!"
[등하불명(燈下不明)]
"다, 닥쳐!"
[주인공이긴 한데, 그냥 명목상으로 새워둔 호구인가보지 뭐.]
"아니라니까!"
[주인공으로써의 위치. 풍전등화(風前燈化)]
"너 이자식! 그만 안 해?!"
[지금 너의 처지는. 사면초가(四面楚歌). 고립무원(孤立無援). 진퇴양난(進退兩難).]
"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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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최, 그 이름의 뜻이 모호함으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신 같지도 않은 신 라크.
작가의 건망증으로 인해 아직 그럴싸한 이름 하나 부여받지 못한 채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주인공.
이름에 관한, 심오하고, 방대하며, 스펙터클하고, 스릴 넘치는 고찰이 담긴 이야기! 자신의 이름이 담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라! 고작 새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라! 이름 없는 자의 설움을 깨끗이 씻어 보이리라!
2세대 판타지! 라크!
"....."
네. 죄송합니다. 사실, 이름에 관한 고찰은 개뿔이고, 처음 이름을 지을 때 잠깐만 머리를 싸 맸다가, 이제는 완전히 놓다시피 한 소설입니다. 하지만. 두 캐릭터가 느끼는 정체성의 혼란은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실입니다.
아니. 담배. 담배라니! 전 이제까지 그런 담배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더군다나 국산이라던가요! 이럴수가!
아니. 새라니! 종달새라니! 전 이제까지 lark라는 스펠링을 가진 단어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더군다나 초급 단어라던가요! 이럴수가!
사실. 소설 제목에 심각한 회의를 느끼고, 자아 정체성 붕괴의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작가 본인입니다. 쿨럭.
네. 2세대 판타지. 차원 이동 판타지입니다. 이야기의 흐름으로 보자면, 아직도 도입부에 있습니다. 주인공은 아직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전체 스토리 라인을 보면서 매번 생각하는 것이지만, 짜 놓은 제가 대충 보더라도, 양은 장난이 아니게 많을 듯 싶습니다. 더불어. 미루고 미루다가 연재를 시작한 마당이니, 양과 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매일 2회 연재. 한 챕터가 끝나면, 하루를 쉽니다.
일주일에 한 번. 홍보글이 올라갑니다. 소설의 큰 맥락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홍보글 또한 도움이 됩니다. 제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열심히. 성실 연재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gof&category=3394
PS. 으앗! 급히 수정합니다! 라크는 국산 담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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