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연재-게임란입니다.
에... 홍보한다고 얼마나 모일지는 알 수 없지만...
도박 소설입니다.
아래는 1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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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이 오른 손에 있다.]
8월 초의 무더운 여름 날.
학교의 학생들은 방학을 하고 신나게 놀러 다니는 때. 그 날도 어김없이 서울 도심 한복판의 xx빌라 1동 201호에서는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으악!!"
한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발라당 넘어졌다. 그의 입에서 힘없는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럴 수가... 내 절묘한 페인트 배팅에 ACE 원페어로 끝까지 버티다니!?"
"바보. 저 녀석한테는 심리전으로는 못 이긴다고."
옆의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쓰러진 남자에게 핀잔을 줬다. 핀잔을 준 남자의 이름은 이경찬, 쓰러진 남자는 최정훈이었다. 최정훈은 머리를 긁적이며 몸을 일으켰다.
이경찬의 말이 맞았다.
'저 녀석한테는 심리전으로 가면 이길 턱이 없다고... 생각하면 말려드는 거라고... 평소대로 카드를 믿고 해야 한다고, 그렇게 누누이 말해놓고서도.'
정훈은 앉은 채로 얼굴을 들어 눈 앞의 남자, 김형태를 노려봤다. 얄미울 정도로 거만한 얼굴의 소유자가 비웃음을 흩날리며 거기에 서 있었다. 엄마 친구 아들급의 포쓰를 자랑하는 그 쓸데없이 뻔뻔스러울 정도로 잘 생긴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안녕하세요, 빅뱅의 탑입니다."라고 인사를 해올 것만 같다.
'항상 지면서도 꼭 도전하게 된다니까. 내 성미 탓인지 포기하질 못 해.'
정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벽에 등을 기댔다. 마룻바닥에는 트럼프 카드가 여기 저기 널려져 있었다. 아마도 이들은 포커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허탈해하는 정훈의 곁에 코스프레 차림의 이하경이 다가왔다.
"괜찮아요?"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길래 얼른 피했다.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코스프레 차림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이하경이 말하기를, 오늘
서코가 열리기 때문에 거기에 참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러키스타 코스프레라는데 케릭터의 이름은 모르겠지만 얼굴에 점까지 붙여놓는 치밀함에 정훈이는 감탄했다.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경찬이 손목 시계를 보며 혓바닥을 찼다.
"우린 먼저 갈께. 준비를 해야되거든."
남매인 경찬과 하경이 먼저 일어났다. 정훈이 배웅을 하려고 일어서려는데 형태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돈."
어쩔 수 없이 지갑을 열어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건네주었다.
"자."
돈을 받아드는 형태의 얼굴에는 마치 10년 전부터 친구였다는 듯한, 너무 완벽해서 꾸민 것 같은 환한 미소가 번져갔다.
"그럼 나도 이만."
사라지겠다는 말을 하는 형태에게 "잘가라"라고 한 마디 던져준 뒤에 나가기도 귀찮아져서 바닥에 털썩 드러누웠다. 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히는 소리와 함께 정훈이는 바닥을 뒹굴며 자조적인 웃음을 흘렸다.
"하하하, 하하하."
상황은 명료했다. 주말(정훈이에게는 주말이든 평일이든 상관이 없지만)에 꼭두새벽부터 정훈이의 집에 친구들이 모여, 네 명이서 도박을 하다가 돌아간 것이다.
"돈도 없는데 또 져버렸네."
이번엔 완전히 바닥에 엎드려 버둥거렸다. 완패... 돈이야 어떻게 됐든 다시 복구한다고 해도 상처받은 자존심은 복구되지 않는다.
'제길... 이게 왠 망신이야...'
왠지 한심한 자신의 모습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새 해가 다가온게 바로 엊그제같은 데, 벌써 반 년이 넘게 지나버렸다. 해가 바뀌면 뭔가가 변할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요지경
이고, 자신 또한 하나도 변한 게 없었다. 사실 새해의 하루든 작년의 하루든 별 차이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똑같은 24시간, 똑같은 하루
일 뿐. 하지만 그런 아무 의미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인간답다면 인간다운 일일 것이다.
최정훈은 30분쯤 두서없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몸을 뒹굴뒹굴 굴리다가, 밖으로 나갈 생각으로 벌떡 일어섰다.
정훈의 얼굴에 살짝 희미한 미소가 올라왔다. 곧 이어 마치 악동처럼 키득거리는 웃음을 흘리는 것으로 보아, 절대 건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님이 분명했다. 절대 평범하게 그냥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사람이 짓는 표정은 아니었다.
정훈은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었다. 위아래 똑같이 간편한 츄리닝으로 갈아 입고 접으면 탁 접혀지는 작은 버터플라이 나이프를 챙겼다. 집구석 여기 저기에 쳐박혀있는 컵라면들을 줏어서 쓰레기 봉투에 담았다. 나갈 때 쓰레기장 앞에다 던져놓고 가야겠다. 밖으로 나가면서 깜빡했다는듯 탁자 위에 있는 담배 몇 개피를 윗주머니 속에 쑤셔넣고 최정훈은 바깥으로 나갔다.
날씨는 화창했다.
*빅뱅의 탑:아이돌 가수
*코스프레:컴퓨터 게임이나 만화 속의 등장인물로 분장하여 즐기는 일을 말함
*서코:서울 코믹월드(작가는 예전에 서코가 서울 코스프레인 줄 알았다...)
*러키스타:일본의 미소녀 고교생 만화. 소설 속에서는 이름은 안 나오지만 얼굴에 점을 붙여놓았다는 것으로 봐서 주인공 코나타의 코스프레로 보인다.
*마사님의 '킬더팅'을 보고 이런 머리쓰는 작품을 쓰면 좋겠다 싶어서 만들었습니다. 설정은 기본적으로 후쿠모토 노부유키 작가님의 '도박 묵시록 카이지'와 비슷한 설정입니다만 중간 중간에 나오는 사기 수법같은 건 최대한 100% 창작으로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무래도 복잡한 사기 수법같은 것들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에, 제 머리로만 정립하려고 하면 어딘가에 오류가 날 확률도 높습니다.
소설을 보시다가 뭔가 앞뒤가 안 맞는 이상한 모순점이라거나, 오타 같은게 보이시면 저한테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예전에 툰(http://toon.naver.com/)에서 소주(audrl132)가 '본격 캐사기만화 사기의 신'이라는 만화가 연재된 적이 있었는데,
그 작품은 저랑 소주가 공동 작품으로 연재했던 겁니다.(차새:스토리 소주:그림 이런 식으로)
절대 표절같은 것은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말아주십시오.
*소설의 제목이 기니까 그냥 줄여서 '사신'이라고 불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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