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다 보면 한숨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전 판타지를 좋아하는 편인데, 요즈음에는 외국 거나 오래 전 소설이 아니면 잘 안 읽게 되더군요.
판타지, 환상소설은 상상력이 가장 중요한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요정이 산다는 별빛호수나 버섯 속에서 사는 이야기를 잘하는 난쟁이들, 상대를 두꺼비로 만들어 버리는 신비한 마법사, 땅 속에서 사람을 골려주는 땅요정을 본 적이 없습니다. 어느 날 신비한 힘을 얻게 된 소년의 신비롭고 이상한 모험이야기, 말하는 책이나 어딘가 신비한 구석이 있는 외삼촌의 방에서 발견한 먼지 냄새 풀풀 풍기는 모자·· 이런 글이 보고 싶네요.
사실 서클과 드래곤이 등장하는 중세 세계관에서도 훌륭한 작품이 없는 건 아니기에, 무조건 독설을 내뱉기엔 좀 그렇군요.
하지만 작품성을 넘어서 말입니다, 정말 우리가 이세계에서 눈을 떴을 때 그곳에도 오크가 존재 할까요? 중세의 기사와 오우거나 농노, 아름다운 엘프가? 한두 번이라면야 그 글은 신비로운 세계를 담은 환상소설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엘프를 묘사한 글을 읽으면서도 전혀 심장이 뛰지 않네요.
힘 없던 삼황자가 대륙을 통일하는 왕이 되는 이야기, 좋습니다. 장대하고, 가슴이 뛰죠.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몇 번이나 나왔고 - 그것도 똑같은 중세풍의 환타지 세계관에서 - 이제는 좀 다른 '진짜' 환상소설이 읽고 싶네요.
심야에 문득 대여한 책을 읽다가 답답해서 써봅니다. 토요일이라 밤을 새기로 작정했었는데 이 글로 시간을 다 보내네요.
추신 - 그런 글 있으면 추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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