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이 어수선하다보니 요즘은 밝고 따스한 글이 마음에 끌리네요.
오랜만에 좋은 글, 세 작품 추천합니다.
1. 자연란, [무당잠룡]
태동 작가의 글입니다.
신인답지 않게 흐름이 경쾌하고 좋네요.
무당 제자가 오랜만에 본가로 돌아갔는데 집안이 풍비박산 나있습니다. 노복의 증언에 따르면 어린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능가의 소행.
분기탱천한 주인공은 한달음에 능가로 향합니다.
그런데 정체불명의 인물들이 능가를 에워싸고 있고, 어찌어찌 그들을 뚫고 능가로 잠입하니 묘령의 소녀가 옷을 벗고...^^;
2. 작연란, [공동전인]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설경구 작가의 신작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첫씬부터 상쾌합니다.
딴에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다고 착각하는 주인공.
그런데 감옥이 참 묘하게 생겼습니다. 마치 지옥의 무저갱처럼 말이죠.
그리고 감옥 안에 여섯 명의 노인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다가가도 본 척도 않는 노인.
어찌어찌 말을 거니 겨우 한 노인이 주인공을 상대해줍니다.
숟가락으로 땅을 파고 있던 노인.
그 노인이 주인공에게 숟가락을 건네주며 말합니다.
'이제부터 네가 막내.'
그날 이후부터 주인공은 숟가락으로... ^^;
3. 작연란, [암천제]
사실 이 글은 추천할 필요도 없는 글입니다.
워낙 초스피드로 쓰시는 장담님 작품이기에, 곧 책으로 나올 확률이 높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을 드리는 이유는 워낙 재미있어섭니다.
설정부터 매우 참신하고 주인공과 주인공을 둘러싼 인연 역시 너무 따뜻하고 좋습니다.
지하 고문실에서 태어난 소년.
세상과 단절된 공간에서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습니다.
그 일은 너무 음울하고 잔인한 일입니다.
하지만 소년 밖에 할 사람이 없습니다.
소년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묵묵히 그 일을 해나갑니다.
그런 소년에게 하나의 인연이 다가옵니다.
소년을 세상 밖으로 내보낼 인연.
하지만 그 인연은 아버지처럼, 소년의 죽음을 담보로 합니다.
주어진 시간은 백 일.
소년은 세 개의 침을 꺼내들고 인연자에게 묻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게 부탁하실 말이 있습니까?"
그날 밤, 인연자는 죽고, 소년은...^^;
위 세 작품.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시간 나시면 한 번씩 들러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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