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조광조
작성
09.02.06 22:45
조회
871

강소(講所)와 절강(絶江)사이에 태호(太湖)라는 호수가 있는데 삼만 육천경의 호수물이 아득히 펼쳐지고 강(江)의 물결을 따라 내려가 바다로 해서 회수(淮水)와 사수(泗水)로 이어져 있다. 예로부터 기후가 따스하고, 물산이 풍부하여 오, 월 등 역대 왕조의 발원지로도 유명하니, 『서경』의「하서」‘우공’에‘진택’이라는 호수와『주례』의「하관」‘직방’에‘구구’라는 호수가 나오는데, 태호가 바로 그곳이다.

태호 위로는 사십 팔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널려 있으니 풍경이 조화롭고, 아름다워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데 그 중 으뜸으로 치는 것이 동정산이다. 동서 두 부분으로 갈라져 태호 동산은 마치 하나의 큰 배가 태호에 띄여 있는 것 같고 서산은 호수안에 솟아 있는 샘과도 같다. 어머니처럼 포근한 기운을 품은 두 산이 태호 주변을 감싸고 돌며, 만물을 보듬어 살피니, 동정(洞庭)이 전장을 지휘하는 장수처럼 웅장하면서도 남성적인 기백이 넘친다면 태호(太湖)는 월궁항아(月宮姮娥)처럼 아름다운 미인의 미려하면서도 매혹적인 기풍을 닮았다.

어슴푸레하니 밝아 오는 하늘 아래, 태양을 머금은 강물이 금가루처럼 반짝이는 와중, 진택호(震澤湖) 한가운데 작은 나룻배 하나가 물길을 저어 가고 있다. 흠신(欠伸)한 갈대밭에 양조(陽鳥)가 날고, 수려(秀麗)한 구름떼가 춤을 추니, 그야말로 도원(桃園)의 정경(情景)에 뒤지지 않는다.

손에 푸른 죽장을 들고 머리엔 도관을 쓴 도인 하나가 멀리서 그 모양을 보고 감탄하고는 마음이 동해 시를 읊으니, 굴원(屈原)의 원유(遠遊)에 나오는 구절이다.

下崢嶸而無地兮(하쟁영이무지혜)

아래는 깊어서 땅이 없고

上寥廓而無天(상요곽이무천)

위에는 넓어서 하늘이 없어라.

視倏忽而無見兮(시숙홀이무견혜)

시야가 갑자기 보이지 않고

그렇게 음절마다 배인 시상을 음미하며 절반쯤 읊어갔을 무렵, 뒤에서 때늦은 목소리 하나가 입을 맞춘다.

聽惚恍而無聞(청홀황이무문)

귀가 멍멍하고 황홀해 들리지 않도다.

超無為以至清兮(초무위이지청혜)

무위를 초월하여 청정한 경지에 이르러서

與泰初而為鄰(여태초이위린)

태초와 함께 이웃이 되었어라

삼국지 중원쟁탈 손무제전(孫武帝傳) 2화의 일부입니다. 연재주기는 느리지만 내용은 알찬 삼국지 소설이니 많이 읽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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