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이건은 연쇄살인마입니다.
태생적으로 남들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결여된 싸이코패스이죠. 꾸준한 훈련과 노력으로 일반사회에 스며들 수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가진 특이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이건은 여러가지 이유로 사람을 죽였습니다. 대단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의 일을 방해하거나, 단순히 기분을 거슬리게 했거나, 혹은 이건의 정체를 알아채고 협박하거나 이용하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건은 그들 모두를 감쪽 같은 솜씨로 세상에서 지워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살인은 대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었죠. 살인은 대개의 문제를 아주 확실하게 해결해 주었습니다. 뒷처리만 깔끔하다면요.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살인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흔적이 남죠. 목격자가 있을 수도 있고, 수많은 CCTV와 블랙박스들. 혈흔이나 지문, 터럭 만한 흔적으로도 꼬리가 잡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은 항상 숨죽이며 살아야 했습니다. 살인은 그에게 있어서는 최후의 선택이었죠. 이건이 사회에 적응하는 것은 많은 노력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러던 그가 죽었습니다. 사인은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는 눈을 감았고,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서 다시 눈을 떴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세상은 이전의 세상과는 달랐습니다. 법과 도덕 대신 힘과 폭력이 우선이었고, 사법체계는 느슨했으며, 무엇보다 그곳의 사람들은 생명에 대한 존엄 따위에 대한 것은 신경도 쓰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건이 태어난 곳은 전근대 중국의 명조(明祖), 도검과 모략이 난무하는 강호무림의 세계였습니다. 피로 얼룩진 이 비정한 세계에서, 이건은 비로소 고개를 들고 마음껏 활개를 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 아닌 자[非人]들의 세계[江湖]에서 눈을 뜬, 사람의 마음을 가지지 못한 주인공의 여행에 동참해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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