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요소 : 후반에나 가서 2그램 정도
판타지 요소 : 핵심 설정으로 존재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음
SF 요소 : 사이언스 판타지라면 조금은……
전기적 요소 : 없는데요…….
러브코미디적 요소 : 네?
……라는 느낌의 글을 하나 홍보하려 합니다.
대중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멀 가능성이 제법 농후하군요.
스펙터클하고 디테일한 설정, 눈 돌아가는 화려함, 장대한 서사…… 그런 것들 말고,
소소한 감정과 사건들을 잔잔하고 애상적으로 다루어갈 예정입니다.
불법 민간 우편 배송 업체의 직원, 그러니까 우체부지만 왠지 좀 수상한 그 남자 에르엣과
민폐를 연발하며 에르엣을 따라다니고 있는 낭랑 17세 그 소녀 리담을 중심으로
케이블 기차도 타고 수빙양용 배도 타고 쾌속정도 타고
편지를 배달하고 소포를 내던지고 9시 출근 6시 퇴근도 하고 납치도 당하고
술먹고 주정부리고 화내고 싸우고 오해하고 주먹다짐도 하는 뭐 그런 여행 이야기입니다.
“이거 무슨 글자 같아?”
소포가 불쑥 리담의 눈앞으로 내밀어졌다. 리담이 의아한 눈빛을 보냈지만 에르엣은 재촉하듯 소포를 한 번 들썩였을 뿐이었다. 결국 리담은 에르엣이 원하는대로 소포를 받아들어 윗면에 쓰인 글씨를 읽기 시작했다.
…정정. 읽어보려 했다.
“…뭐예요 이건? 지렁인가?”
악‘필’이라기에도 부끄러운 글씨를 보며 리담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에르엣은 씩 웃었다.
“역시 그렇지?”
그러고서 리담의 손에서 소포를 회수함과 동시에 리담의 무릎을 가로질러 케이블 기차의 창문을 열기 시작했다.
조금 후에야 리담은 에르엣이 뭘 할 작정인지 깨달았다.
“그건 직무태만이잖아요!”
“틀려. 난 반송 같은 거 안 해. 배송 불가라면 처분이야. 그리고 애초에 난 불법 민간 배송 업체 직원이라고? 맡기는 사람도 이게 백퍼센트 안전하게 배송될거라 기대하진 않았을 거야. 그랬다면 대륙 우편을 썼겠지. 그러니, 버려 주는 게 그 기대에 부응하는 거라고.”
묘하게 논리적인 궤변과 함께 케이블 기차의 창문이 뻑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쌩하고 바깥의 차디찬 바람이 불어들었다. 수직적인 높이감은, 유리가 없어지며 더한층 가중되었다.
에르엣의 망설임없는 손놀림이 소포를 창밖으로 내던지기 직전, 리담의 목소리가 가로막았다.
“버릴 바에는 차라리!”
잠시 소포 투하를 유보한 채 에르엣은 리담을 응시해주었다. 리담은 자신의 목소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나와서 조금 놀란 듯 머뭇거리다가, 이내 표정을 다잡으며 검지를 탁 치켜세웠다.
“뜯어서 우리가 가져요!”
…
……
침묵.
이런 것도 나오고
“너 옷차림이 가벼워졌네. 전엔 공이었잖아.”
“뭐, 왜 또 여기서 공 얘기가 나와요?”
“니트티에 가디건을 입고 반코트를 입고 겨울코트를 입고 머플러를 한 다음 이불을 뒤집어쓰면 아무래도 공으로 보여.”
“그거야 추웠으니까 어쩔 수 없었던 거고요. …그보다 지나간 얘기는 왜 꺼내고 그래요?”
에르엣은 조금 히스테릭해지기 시작하는 리담을 지그시 쳐다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공.”
“…….”
“공.”
“…….”
“고……”
“아냣!”
이런 것도 나오는데다가
홍보글도 이 모양이지만
이래뵈도 나름 시리어스물이랍니다?(…)
시선을 확 잡아끄는 매력이나, 숨돌릴 틈도 없는 흡입력은 없습니다만
마지막의, 책을 덮고 나서야 사무치게 되는 짠한 감동을 그려내기 위해 완결까지 달려갑니다.
서투르고 모자란 글이지만 시간나신다면 한 번쯤 구경하러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누르시면 워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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