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여러분들께서 독자라면
아래 두 개의 프롤로그 중 어느 프롤로그가 더 괜찮은지 평가해주세요. A 와 B 두 개 중 하나를 택해주세요
A
“이 놈아 어찌하여 또 늘어져 잠만 자는 것이냐?”
노인의 목소리가 벽력같다.
“아....정말. 해도 안 되는 걸 어쩌란 말에요?”
지팡이로 후두부를 강타당한 소동은 사부에게 눈을 흘긴다.
“이 노옴. 노부가 뭐라고 했지?”
“아....띠....또 그 말씀 하시려는 거죠? 천재란 1푼의 영감과 9할9푼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말.”
“잘 아는 구나.”
따닥
노인의 지팡이가 또 다시 소동(小童)의 정수리를 후려쳤다.
“사부님, 백날 노력하면 뭐합니까? 되지도 않는 초식 백번 천 번 연습하는 것 보다 기연 한 방 얻는 것이 훨씬 고수로 가는....”
따다닥
또 다시 소동의 머리에 벼락이 떨어진다.
“사부님. 노력으로도 극복 못하는게 뭔 줄 아세요?”
“그런 것은 없다. 노력으로 극복 못할 것는 없어.”
“아니요. 있어요. 노력보다 더 무서운 것이 뭔 줄 아세요? 그것은 바로 기연이에요. 폭포수가 내리 꽂는 으슥한 동굴 안에서 천부야신 같은 전설의 고수를 만나 그의 천년내공을 모조리 전수받는 다는 거짓말 같은 기연 한 방이면 허구헌날 똑같은 초식이나 연습한 답답이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지죠. 후후후.”
“예끼.. 네 놈 복에 그런 기연이 찾아 오겠느냐? 기연도 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찾아 오는 법이다.”
노인은 소동을 외면했다.
“그런데 사부님. 기연으로도 극복 못하는게 뭔 줄 아세요?”
9할9푼의 노력보다 무서운 것이 기연인데, 기연으로도 극복 못할 것이 또 있더란 말인가?
소동을 외면하던 노인이 고개를 돌려 제자를 바라봤다.
“그것이 무엇이더냐?”
“천의무봉(天衣無縫). 만년설삼의 기연을 얻은 이들도 당해내지 못하는 것이 타고난 천재들. 태어날때부터 금강불괴의 무골(武骨)로 태어난 천재 앞에서는 노력도 기연도 아무짝에 쓸모가 없는 것이죠.”
“예끼. 정신 나간 놈. 타고날때부터 천재였던 자들은 없다. 그들도 다 노력을 통해 천재라는 소릴 듣는게야.”
“후후후. 아니요. 제가 그런 천재를 한 명 알고 있거든요. 타고날때부터 천년야신의 무공을 뛰어넘을 무골을 가지고 태어난 천재를요.”
소년은 비장한 웃음에 사부의 두 눈이 파르르 떨린다.
“그...그게 누구냐?”
“청호성도내 금천보의 외아들 추운. 그 녀석이야 말로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입죠. 흐흐흐.”
소동의 말에 노인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갔다.
B
천재란 1푼의 영감과 9할9푼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세상에 노력 없이 이뤄지는 일은 없다.
하지만 강호는 다르다.
강자존(强者存), 약육강식(弱肉强食)의 강호에서는 노력 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일이 허다하다.
천의무봉(天衣無縫)
막힘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문장(文章)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 천의무봉이다.
하지만 강호인들에게 천의무봉이란 타고난 천재 무인(武人)을 일컫는 말이다.
강호는 넓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고수들과, 끝을 알 수 없는 무공, 그리고 넘쳐나는 기인이사들..
그들 중 9할9푼의 노력으로 그 자리에 오른 이들은 몇 명이나 될까?
확언하건데 단연코 없다.
강호는 그런 곳이다.
기연(奇緣)을 얻어 하루아침에 고수가 된 무인보다 더 무서운 것이 타고난 무골(武骨)이다.
천재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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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내용인데
A와 B 중 어떤 글이 더 구미가 당기시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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