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이야기니, 감상란에 가야 할지 고민했지만, 한담란에 씁니다.
요즘에 와서 느끼지만, 저는 <정통> 에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 무협작품들은 금강님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정통이 뭐냐?라고 물으시면,무협의 표본, 표준이라고 생각되는 전개구조를 말하고 싶습니다.
요즘 무협에 입문하신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저처럼 또는 저보다 먼저 입문하신분들은 당시 금강님의 작품을 거의 다섯손가락 안에 넣었지요.만약 개인적으로 선택하라면 요즘 금강님이 문피아에 치중해서 작품 안내는 것보다 문피아 없어도 작품내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금강님의 작품특징은 크게 체이스신과 뛰어한 아이디어로 저는 생각합니다. 금강님의 작품은 일단 주인공이 발이 불나게 뛰어다닙니다. 발바닥이 <앗! 뜨거워라.> 죠. 잠시도 쉴틈이 없습니다. 정체를 감춘 적들의 세력은 기호지세, 일단 능력이 부족한 주인공은 몸으로 때울 수 밖에 없습니다.
여담으로 설봉님이 추격장면이 많지만, 제생각에는 추격장면의 원조는 금강님 같습니다.
그런데, 기호지세의 적들에게 역전을 어떻게 하느냐? 천재가 되는 한령심법을 주시기도 하고, 영규를 뚫어주시기도 하죠. 또는 구대문파의 공동전인이 되거나, 전대의 마존들에게 교육을 받기도 하죠........그런데 단순히 이러한 능력만 주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능력을 지니고, 추격과 추격, 쉬지 않는 격돌을 합니다.
매번 이러하니, 당시 80년대 무협에서 흥행하던 성애의 장면들이 도대체 들어갈 시점이 없지요. 금강표 무협은 당시의 노루표 무협들과 확실한 차이를 주는 점이었습니다.그러니 지금에 와서도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지요.
게다가 정통이란 말을 제가 한 이윤 이야기의 전개구조가 매우 튼튼해서 입니다. 그 견고함은 복선의 치밀함과 상황상황이 부족함이 없다는 거죠. 다만 너무 바쁘다 보니, 내면의 심리묘사같은 부분, 남녀간의 애정같은 부분에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껴지지요.
하지만, 저는 그러한 부분이 오히려 무협에 적합하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협은 뭐라해도 당시에는 남자들의 전유물이었고, 몇장만 넘기면 야한 장면이 범람하던 노루표무협들에 질려있었던 것도 사실이었기 때문이었죠.
사실 그래서 굉장히 남성적인 무협스타일에 금강님은 어울립니다. 알콩달콩한 사랑같은 건 적어도, 천하를 놓고 영웅들이 격돌하는 장면은 누구보다 잘 쓰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천하를 아우르는 큰 스케일을 놓고 쓰는 작가는 전 아직까지도 금강님을 최고로 생각합니다. 지금도 집에 소장한 천마경혼을 보면서 정말 마교다운 마교를 봅니다. 광세경혼을 보면서 발에 불나게 뛰는 주인공에게 박수를, 뭐든 다 때려부시는 좌천소의 패도무쌍함과 천재 구양천상의 강호행, 카리스마 넘치는 독비경혼,
절대지존의 강렬한 장면들,제왕천하-용화대수미선공의 불광멸겁뢰!........
오늘 한번 구무협이라는 편견을 벗고, 금강님의 작품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물론 흘러간 시절, 지금과 다른 스타일의 글이지만, 가히 무협의 원류는 이렇구나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강님! 대풍운연의 2부도 기대하지만, 전에 금강님 이름을 걸고 쓰신다는 작품도 아직도 기대중입니다. 부디 꼭 보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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