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문피아에 회원가입을 할 수가 없으니 이렇게 개인 블로그를 통하는 수 밖에 없네요.
여하튼, 또 하나 상당한 수작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긴 하면서도 반대로 내키지 않는 편이기도 합니다. 저 아직 이 작품 안에 뭐가 들어있을지 감도 못 잡았어요. 추천글을 쓰기에 조금 이른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감질감질감질감질, 그럼에도 여러분들 보실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피아 작품 중에 하카님이 쓰신 [인어는 가을에 죽다]을 추천해봅니다.
간략한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해안가 작은 시골 마을에 호아킨이라는 소년이 살았습니다. 바다사나이인 아버지와 인자하고 포근한 어머니사이에서 인어이야기를 좋아하며 별 큰 탈 없이 자라나던 호아킨의 앞길에 고통이 자리하게 된 것은 바다로 떠났던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 하게 된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혼자 호아킨을 키워야했던 그의 어머니는 고된 일상을 견디지 못 한 채 자리에 몸져눕게 되고, 어머니를 가슴깊이 사랑하는 호아킨에게 큰 슬픔으로 남게 됩니다. 그러던 중 언젠가 그는 큰 범선이 마을 근처를 항해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크고 멋졌던 범선에 압도당한 것도 잠시, 그 범선에서 내린 해적들은 마을사람들을 무참히 도륙하고 약탈하고 짓밟았습니다. 자리에서 몸져 누워있던 호아킨의 어머니가 그를 지켜주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해적들에게 덤볐고 또 살해당했습니다.
이 과정은 숨어서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호아킨에게 큰 상처를 남깁니다.
호아킨은 해적선 창고 속에서 숨죽이며 공포에 떨고 있던 중 복수를 결심합니다. 그는 물통 바깥으로 나와 배 밑바닥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배 밑바닥에 붙잡혀있던 인어 ‘아미엘’과 만나게 됩니다. 아미엘은 도움을 요청하고, 어머니가 항상 들려주던 인어 이야기가 떠올라 오열하던 호아킨은 이를 받아들입니다.
아미엘의 작전은 간단했습니다. 해적선 어딘가에 있을 화약을 가져와 배 밑창을 파괴시키는 것. 이후는 인어인 그가 호아킨을 안고 해적선을 탈출하는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호아킨이 이를 실행시키는 데에는 큰 문제가 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그는 해적 ‘마타도르’의 손에 붙잡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어머니를 죽인 해적 ‘마타도르’에게 기를 쓰고 덤비던 호아킨이었지만 무리였습니다. 하지만 호아킨에게 칼이 내려쳐지려던 그 순간, 어디로부터 날아온 포격이 그를 포박하고 있던 ‘마타도르’를 저만치 날려버립니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카르멘’ 선장이 등장합니다.
그녀는 마타도르를 몰아세우고 그녀와 그녀의 선원들이 해적들을 제압해 나갑니다. 그 모습에 긴장이 풀려버린 호아킨은 그대로 천천히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생각하는 이 글의 ‘도입부’입니다. 이 후의 스토리는 카르멘 선장을 따르게 된 호아킨과 그녀의 모험 이야기가 입니다.
(이 글 역시 장르구분은 ‘판타지’로 되어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하여 호아킨이 후일 검강을 뿜어낸다거나 운석을 날려대진 않습니다. [웃음])
다소 중구난방이지만 감상 포인트는 간단합니다. 이 글은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에서 써집니다. 호아킨은 수줍고 인어이야기를 좋아하던 꿈 많은 어린 소년이었고 그에게 있어 거친 해적 생활이 맞을 리가 없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참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글은 부드러운 바닷풍경을 배경삼아 소위 사람들이 품고 있는 ‘바닷사나이의 로망’을 자극합니다.
결코 아름답고 유쾌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 속에서 호아킨의 변화와 계절을 흘려보내지 않는 카르멘 선장의 사정들이 어울립니다. 그리고 천천히 무언가를 향해 항해합니다.
글은 매끄럽고 유려한 문체로 챕터 하나하나를 묘사합니다. 호흡은 매우 다채롭습니다. 어느 때엔 한 편의 탱고처럼, 또 어느 때엔 흑백 영화에서 화면에서 쏟아지는 잿빛 비와 같은 느낌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감질나게 만들어 놓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역시나 이 글 역시 골든 베스트에 없습니다. 어쩌면 마법사의 보석보다도 마이너에 속할 수 있는 편이라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작품의 질은 보기 드물 정도의 수작입니다. 사실 ‘환상문학’이라고 말하기보단 음, 그저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은 느낌입니다.)
저도 아직 뭐가 끝이고 뭐가 시작하고 어디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보고나면 확실히 말할 수 있을까요? 제가 아직까지 이 글을 확실히 이렇다 저렇다 말 할 수가 없어 말씀을 못 해드리겠습니다. 그럼에도 후회는 안 하실 겁니다.
한 번 보십시오.
ps. 이거 문피아에 [지나가기]라는 사람이 추천한다고 연재한담란에 올려주세요. 정말정말 정말 감사드릴 겁니다.
ps1. 왜일까요 나도 문피아에 회원가입하고 싶네요.
ps2 ( ' ') 왠지 정기적으로 이렇게 추천글 쓰게 될 것 같단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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