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조회수나 선작수에 대한 말씀들...
보면서 참 이것저것 복잡한 기분이 드네요.
그러다보니 과거가 생각나더군요.
하이텔을 막 시작했던 무렵. 환동이라 하시면 아시는 분이 몇분일지 모르겠습니다. 아는 분들도 분명 계시겠죠.
카르세아린의 경우엔 하이텔에서 보고 그 다음 수정판을 책으로 봤었으니까요. 그 시기에 저도 어린 나이에 한번 도전해보자 글을 올려봤었습니다.
물론 조회수에 집착하던 시기였죠. 미숙했으나 그 미숙함을 모른채 칭찬도 들어보고, 따가운 일침도 들어봤던 때입니다. 그러다 사정상 글을 관둔채 해외를 잠시 전전하게 되었죠.
다시 돌아오고 군대에 가서도 글은 썼습니다.
그때는 공책에 쓰고, 그 공책을 선임병이나 후임병에게 보여주던 시절이었죠.
사실 이때는 조회수가 소용없는 시기였죠. 제가 보여주는 사람만이 보던 시기니까요. 그런데 이때 꾸준히 봐준 후임병이 하나 있습니다. 이 사람으로 인해 공책은 무려 10권을 기록하게 되더군요.
지금와서 보면 문법과도 틀리고 맞춤법도 틀렸습니다. 전 제대로 된 국어공부를 해본적이 없고, 틀린 단어도 맞다고 생각하던 시기니까요.
그러다 조아라에서의 연재. 군복무를 마친 이후 제대로 연재를 시작해보자 해서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좌절적이었죠. 조회수와 선작수는 암울했고, 저 역시 그에 따라 암울해져갔습니다. 결국은 중도하차를 하게 되는 만행을 저질러 버렸죠.
나름 1부까지는 썼다고 하지만, 독자층에서 납득할 만한 결론은 아니었을 겁니다.
소마신화전기 만화처럼 뒤를 남겨두는 결과물이 되어버렸으니까요.
그 결과에 참담했던 저는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다녔습니다. 대체 어떤 문제냐 하는 것에서 아주 간단한 답변을 들었습니다. 필력이었다면 어떻게든 실력을 쌓으면 된다란 생각이 들겠지만,
[매니아 소설] 이란 답변.
제가 소설을 쓰게 될 경우엔 항상 처음부터 창작이 들어갑니다. 개중엔 모방도 있겠죠. 그래도 나만의 설정이란 조건이 저에겐 너무 중요했고 고집이었습니다.
단순한 소드마스터를 사용한다 해도 그 개념을 바꾸었고, 사용되는 방식을 만들고, 근원적인 설정까지 모조리 갈아타는 방식을 쓸 정도로 극단적이랄까. 비슷한 글이란 것이 싫었기에 시나리오와 설정을 만들때는 그 어떤 글도 보지 않습니다.
당연히 독자의 기준에선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글이기 마련이네요. 후회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이상 바라는 것이 없어졌다랄까. 리플은 개인적으로 바라는 중입니다. 제 글의 어디가 나쁘고 좋은 지. 그정도는 알고 싶으니까요.
그렇지만 저를 조이던 조회수나 선작수는 포기하게 되더군요. 출판에서 미련을 버리고 나니 그에 필요한 조건이란 것도 눈에 안들어오더라구요.
양판소를 구상해본 적도 있으나, 정작 쓰려고 마음 먹었을 땐 즐거움이란 자체가 사라져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필력이란 부분은 노력으로 발전하면 된다고 생각이 드는데, 글이 진행되는 스타일이란 것은 도무지 버릴 수 없었던 제 고집이거든요.
결국 자위성 글을 만드는 형편이 되었지만, 다들 쓰면서 자기 방식을 찾아가기 마련 아닌가 싶네요.
해은님의 글을 보고 시작된 생각이 자건님의 글과 해탈하셨다는 유후님의 글을 보고 참 복잡하게 엉켰습니다.
뭐 결과는 여전히... 전 그냥 저대로 글을 쓰는게 좋다. 이런 정도네요.
새삼스레 자신이 글을 쓰는 의미를 다시 새겨보는 시간이 된 듯 싶네요.
잠시 복잡했지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밑에 글을 쓰신 분들의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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