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요한 계시록 (가칭)
붉은 노을이 아치형 천장을 뚫고 성당 정중앙 2개의 검이 이루는 십자가 문양을 붉게 비추고 있었다. 붉은 십자가가 새겨진 순백의 망토를 두른 금발 사내는 쏟아지는 그 위에 서서 쏟아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왔군.”
템플 기사단 기사 디모데는 언제 보아도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신영의 깊고 검은 눈동자에 시선을 고정시키며 중얼거렸다.
전우였던 다니엘의 흔적은 긴 세월이 흘러 찾아볼 수 없었지만 저 눈동자만은 700년이 지나도 기억할 수 있었다. 비록 전우들을 배신한 다니엘이었지만 디모데는 그때 그의 선택을 비난하고 싶진 않았다. 아니 결코 끝나지 않는 긴 투쟁의 시간을 돌이켜 본다면 오히려 다니엘의 선택은 옳은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700년의 세월을 지나 그의 살과 피를 이어 받은 자가 이리로 오고 있었다. 디모데는 다가오는 신영을 보며 다니엘과의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하지만.. 이것이 너의 원죄란 말이냐. 가혹 하구나 다니엘..’
어느새 신영도 쏟아지는 붉은 노을 속으로 젖어들었다. 디모데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애검 엑스칼리버를 뽑아들었다. 붉게 물든 엑스칼리버는 곧바로 신영의 심장을 겨누었다.
“네 선조의 불명예를 짊어져라. 이것이 너의 몫이다.”
엄숙한 목소리는 신영을 향한다. 노을에 붉게 물든 디모데를 올려보며 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성당 앞으로 나아갔다. 그 곳에는 도망자 다니엘이 남기고간 검 한 자루가 목숨 대신 다니엘의 관 중앙에 꽂혀 있었다.
“시작해.”
신영의 신호에 가만히 기다리고 있던 아미루미엘이 공중으로 떠올라 황금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왼쪽과 오른쪽 각각 3개의 순백의 날개가 펼쳐진다. 그러자 신영은 도망자 다니엘의 검, 아론다이트를 힘차게 뽑아 들었다.
그 순간, 아미루미엘에게 머물러 있던 황금빛이 신영을 향해 은하수와 같이 쏟아졌고. 신영의 이마에는 알 수 없는 고어들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
디모데의 외침은 성당 내부를 뚫고 나갈 듯 울려 퍼졌다.
(사도 요한 계시록 7화 -살아도 죽은 자들- 일부 내용)
-어제 카테코리가 생성 되었네요. 제목은 평이하지만,
나름대로 생각해 놓았던 새로운 이야기들을 펼쳐갈 생각
입니다.
슬로우 스타터라 초반이 항상 길지만 제 이야기 자체가
긴 편이라 꽤 오랫동안 읽으실 수 있을꺼에요. ^^
여유 있으신분들 검색하시고 읽어 주셨으면 좋겠네요.
욕이라도 좋으니 '흑안의마왕'님 같이 이런 저런 조언도
부탁 드리구요. ^^
구정이네요 곧. 행복하세요~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