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림그리는 걸 좋아합니다. 먼저 머리속에 이미지를 떠올리고 하얀종이를 보면 선이 떠오르며 보이게 됩니다. 그러면 그저 따라 그리면 되는 거죠.
나태한악마님의 글은 제 방식과 반대인 것 같습니다. 글이 종이를 가득채워 까맣습니다. 보고 싶은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점차로 글을 읽어갈수록 글이 움직입니다. 글이 떠난 자리에 여백이 생기고 글이 모인 자리에 선이 생기고 결국엔 아름다운 그림이 보입니다.
좋은 책이 있어도 책장을 넘기고 눈으로 글을 읽는 수고로움이 없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반대로 좋은 책의 가치는 수고로움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음악을 이해해줄 한 사람을 찾는 천재 바이올니스트 바옐.
그 한 사람이 되고픈 또 다른 천재 피아니스트 고요.
블루블러드 출신이지만 순수한 고요의 섬세한 심리묘사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아름다운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선율은 글을 하나하나 읽어가는 즐거움이 됩니다.
글의 퀄리티에 비해 조회수가 낮음에 부끄럼을 무릅쓰고 처음으로 추천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봄비처럼 촉촉하게 당신을 적셔줄 나태한악마님의 '얼음나무숲'입니다.
부족한 추천글로 작가님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성실연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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