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5 탁월한바보
작성
07.04.06 00:26
조회
844

Cloud_Nine 씨께서 써주신 따끈따근한 감상란의 글입니다.

완전 감격 먹었어요. ㅠ_ ㅠ

이제 자야 되는데 기뻐서 못자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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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명 : 바보는 탁월

작품명 : 더 쉐도우(The Shadow)

출판사 :  

쉐도우를 읽고 난 뒤의 단상.

% 아래의 글은 평문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양해바랍니다. %

현실을 배경으로 하여 판타지를 쓰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개연성이라던지, 리얼리티라던지 하는 개념들을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다면 못할 것도 없고, 실제로도 그렇게 해서 출판된 작품들도 많이 있다. 이른바 무협을 이용한 학원폭력, 조폭물들이 그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글들의 대부분은 결국 판타지나 무협에서 찌질대는 것을 그대로 현실세계에 옮겨다 놓은 것에 불과한 글들이지 진정한 현실적 판타지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실물에는 수많은 제약이 있다. 비록 내용과 주인공이 비일상적인, 즉 현실을 벗어난 신비(神秘)의 존재이거나, 그 신비의 힘을 다룬다고 하더라도, 판타지나 무협처럼 지 마음 내키는 대로 깽판을 놓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아닌 것이다. 현실물을 쓰기에 힘든 이유는 다름 아닌 [상식]에 있다. [과학적], [사회적], [도덕적]인 수많은 개념과 금기(禁忌)들의 벽이 캐릭터를 둘러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현대물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식]의 벽을 제대로 깨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작가마다 모두 다른 방법이 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앞에서 논한 카이첼 님의 희망을 위한 찬가 같은 경우 [인간의 이론적 사상]을 주인공이 사용하는 마법적 신비(神秘)의 기반으로 삼아, 이야기를 진행시켜, 신비와 상식을 일치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 쉐도우는 어떤 글인가? 이글은 미국의 유명한 마블사의 히어로들을 생각나게 한다. 슈퍼맨 아니, 그보다는 조금 약하고 인간적인, 스파이더맨? 아니 아니.. 외형이 스파이더맨 보다는 못생겼으니까.. X맨 처럼 초능력도 아니고.. 으음. 그렇다. 이 글은 예전에 영화로 보았던 스폰(Spawn)이란 영화를 생각나게 한다.

암흑의 힘을 받은 다크 히어로. 그렇다. 딱 그 모습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미국식 다크 히어로의 구성은 우리에게 있어서 그렇게 새로운 설정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설정이 아니라고 해서 그것이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쉐도우는 미국식 다크 히어로의 개념을 잘 녹여낸 현대물 판타지임에 틀림없다.

서론은 여기까지만 하고, 쉐도우의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바보는 탁월님의 쉐도우에서 가장 눈에 확 띄는 것은 히어로인 쉐도우이다.

소설의 제목으로까지 발탁된 것으로 보아 누구라도 이 쉐도우가 가장 중심적인 인물 일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쉐도우는 전형적인 미국식 다크 히어로로써, 자칫 하면 식상할 수도 있지만, 작가이신 바보는 탁월님께선 매력적인 몇가지의 양념을 추가하여 멋진 캐릭터로 되살려 내셨다. 가볍게 따져 보자면,

첫 번째로 쉐도우는 뱀파이어(Vampire)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낮이던 밤이던 움직이며 사람들을 돕는다. 뱀파이어를 필두로 하는 흡혈종(吸血種)들은 본디 인간을 주식으로 삼는 이들이다. 인간을 주식으로 삼는 것은 곧 인간의 적. 하지만 쉐도우는 인간을 돕는다. 쉐도우는 휘긴경의 월야환담에 나오는 뱀파이어들처럼 세상(世上)을 지배하고, 인간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인간을 돕는 것이 아니다. 그의 행동은 말 그대로 아무런 대가없이 사람들을 구하는 [영웅]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것은 뱀파이어의 개념에 모순된다. 그리고 이 모순이 그를 매력적이게 만든다.

두 번째로 쉐도우는 뱀파이어적 금기가 없다. 그렇다. 그는 밤 낮 가리지 않고 돌아다니며 범죄자들에게 무슨 원수라도 졌는지 사정없이 척살하고, (어쩌면 그게 쉐도우의 식사일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을 구해 낸다. 그는 뱀파이어의 가장 강력한 금기인 태양을 우습게 알며 돌아다닌다. 자신의 약점을 없앤 강인함이 또 한가지로 사람을 휘어잡는다.

세 번째 그는 뱀파이어의 귀족틱한 특성이 없다. 그는 언제나 넝마 비슷해 보이는 것을 걸치고 (그게 그림자인지 아닌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읽어본지 조금 오래 돼서..) 돌아다닌다.

뭔가 서민틱한 게 어딘가 정이 가는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특징으로 그는 말 대신 [후오오오오~]라는 소리만을 남기면서 돌아다닌다. 마치 어두운 밤, 휘몰아치는 바람이 닫혀진 창가를 때리며 스쳐지나가 듯한 으스스한 감정을 심어주는 그의 목소리는 그 공포심과 더불어 사람들이 그가 히어로임을 알지만 두려워하도록 계속해서 인식시킨다. 그리고 놀랍지만 이 간단한 장치가 독자들에게 끈임없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쉐도우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작가이신 바보는 탁월님께서는 쉐도우의 외양묘사도 언제나 뭔가 흐릿하게 처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쉐도우의 모습은 독자에게 끊임없이 긴장을 불러 일으킨다. 말도 못하고, 얼굴도 보이지 않는 이 괴물(?)이 어떤 행동을 할지 독자들이 제대로 추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신은 [후오오오~~] 소리만 듣고, 쉐도우가 무슨 행동을 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겠는가? 물론 이 패턴은 전형적인 미국식 히어로들의 특색이다. 미국식 히어로들은 뭔가 하나의 나사가 빠져있다. 슈퍼맨은 크립토 나이트가, 스파이더맨은 인간으로써 직업이, 배트맨은 부모의 죽음 등등. 어쩌면 서구인들은 영웅은 약점이 있어야 영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듯 하기도 하다. 하긴, 아무런 약점도 없는 것은 신(神) 혹은 악마(惡魔)뿐이니까.  

어찌되었건, 이 소설은 이 쉐도우란 캐릭터 하나로 초반부를 확실히 휘어잡고 있다. (챕터 1밖에는 안 읽어봐서..) 그리고 쉐도우의 주 줄거리를 이끌어 나가는 진(眞) 히어로는 출렁이는 뱃살에 허덕이는 NYPD의 나이 드신 경찰 분 되겠다.(죄송해서 이름이 갑자기 기억이 안나네요) 뭐랄까, 이 역시 전형적인 미국식 경찰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이분은 말할수 없는 쉐도우를 대신해, 고생하며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그렇다고 해서 이 캐릭터의 분위기가 죽는 것은 아니다. 쉐도우는 캐릭터의 임펙트가 크게 갈리는 소설이다. 이른바 주연급 (쉐도우, 경찰, 그의 딸)의 캐릭터는 아주 강력하다. 하지만 그외 조연급은 뭐랄까, 그놈이 그놈같아 보이기도 하다. 하긴 허접 판타지에서는 주인공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이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함으로 그리 큰 흠이 아닐수도 있겠다.  

글을 적다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는데, 쉐도우의 캐릭터는 쉽게 머릿속에서 영상으로 전환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미국 만화의 캐릭터들과 무척 닮았다는 것. 아, 오해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스타일이 닮은 것으로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 표절이나 이런 것을 생각한 것은 아니니까. 어쩌면 더 쉽게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어서 나을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초반부의 첫 번째 줄거리는 간단하다. 뉴욕시에 어느 날 범죄자들을 쳐 죽이고 다니는 다크 히어로가 나타나고, 그를 쫓는 경찰이 쉐도우와 관련된 거대한 음모에 휘말려 고생 실컷 하다가 결국 잘 해결된다는 것.

단순한 내용 같지만, 바보는 탁월님께선 저 내용을 마치 만화책을 보듯이 멋지게 그려내고 계신다. 특히나 마음에 든 것은 배경이 된 미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바보는 탁월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미국을 가보셨거나, 아니면 그쪽 지식이 많으신 듯. (어쩌면 CSI나 이런 걸 즐겨 보셨을지도. ^^:)

첫 번째 이야기를 읽고 판단해 보건데, 아마도 이 이야기는 미국식 드라마와 비슷하게 흘러갈것 같은 느낌이 든다. 즉 한화 한화가 1가지의 이야기지만, 앞의 이야기가 뒤에 영향을 미치는 아까 농담처럼 꺼냈던 CSI 계열의 이야기와 구성이 비슷하다고나 할까?

쉐도우와 경찰의 딸과의 미묘한 느낌.

마지막에 쉐도우를 찾은 [자]의 이야기.

바보는 탁월님은 저런 미묘한 단서를 남겨 독자를 다음 이야기로 끌어들이고 계시는데, 그건 정말이지 멋진 장치가 아닐 수 없다. 완전히 까발리는 것도 아닌, 그렇다고 무시하고 지나치기에는 뭔가 걸리는.. 뭐랄까, 뒷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지는 지 지켜봐야 알겠지만, 요즘 판타지 소설들의 복선이라고 나와 있는 조악한 것들에 비교하면 훌륭한 장치임에는 틀림없다고 본다.

책에는 쓰는 사람의 지식과 감정이 그대로 담겨진다고 한다. 전에 감상론을 적었던 카이첼님의 희망을 위한 찬가가 인간에 대한 사상을 인문학적으로 풀이해보려고 했던 카이첼님의 모습을 글로써 그려낸 것이라면, 쉐도우는 미국식 다크 히어로 만화를 아주 즐겁게 보고 있는 바보는 탁월님의 감정을 그려낸 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영화 언더월드(Under World)나 스폰(Spawn) 같은 무언가 어두운 내용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그렇지 않다면 스릴감과 약간의 추리, 그리고 피튀기는 액션씬이 난무하는 잘 그려진 미국 히어로 코믹스를 좋아하는 사람인가?  

어두운 도시, 빛나는 붉은 달, 어디선가 들려오는 비명소리, 그리고 허공을 치솟는 검은 그림자. 마지막으로 울려퍼지는 기묘한 소리 [후오오오오~~~]  

어떤가? 생각만으로도 머릿속에서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스릴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렇다면 당신에게 더 쉐도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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