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나라 에실모니아는 봄바람도 가을서리도 살 수 없는 혹독한 땅입니다. 이 나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사람은 스스로 강렬히 타오르는 불꽃이 되기를, 혹은, 스스로 깨지지 않는 얼음의 파편이 되기를 각오해야 합니다.
그렇게 살아남아야 하는 혹한의 강인한 사람들 중에서도, 마물 사냥꾼 야폴은 가슴에 작렬하는 태양을 품은 사람이었고- 여왕 지오킬리아는 가슴 속 눈물을 모조리 빙하로 얼려버린 사람이었습니다.
오슈드는 스스로가 비천한 사냥꾼 야폴의 아이라는 사실이 전혀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오슈드는 스스로가 존귀한 여왕 지오킬리아의 아이라는 사실이 전혀 자랑스럽지 않았습니다.
오슈드를 진정으로 부끄럽게 만드는 것은 외부로부터 쏟아부어지는 모멸과 능욕에 무릎 꿇어야 하는 패배였습니다.
오슈드를 진정으로 자랑스럽게 만드는 것은, 칼날 같은 동풍의 난무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영혼의 나태함을 채찍질하는 자유에 대한 갈구였습니다.
그런 오슈드가, 아비를 잃고 어미의 손에 이끌려 왕궁에 들어왔습니다.
축하드립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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