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님의 댓글이 참 현실을 아프게 꼬집는 군요.
10년전 중후한 소설들이 먹혔던 이유는 장르문학이 거의 발전하지 못해 대부분의 독자가 순수문학, 통속문학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재미와 철학, 시적인 문체, 새로운 세계관 등 다양한 요소가 섞인 글이 나왔기에 가벼운 맘으로 그 글을 읽을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지요.
그때부터 장르문학은 샛길로 빠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러한 호응을 얻은 상태에서 수준높은 작품들이 계속 나와 주었어야 하는데.... 그 다음부터 등장한 것이 "고띵장르문학"이지요. 소설의 구조나 문체 철학 등 보다 자극적인 스토리를 중시하고, 통쾌함을 앞세우고, 읽기 쉬운 글이 대 유행이 되었지요.
거기까지도 괜찮았지만, 출판이 쉬워지고 많은 글이 인터넷으로 범람하자, "중띵장르문학"이 등장해 버렸습니다. 귀여니의 언어파괴, 문법도 제맘데로 문장도 비문 투성이, 사방을 누비는 인터넷용어, 개연성이라곤 현미경으로 봐도 없는 스토리, 철학은 커녕 내맘대로 설치고 내맘대로 하는 게 짱이다는 이야기들.... 정말 쓰래기 통에다 콱 쳐박아버리고 싶은 글들의 범람.....
이 다음이 무섭습니다. 이런 글들이 자꾸 양산되고 독자의 눈이 낮아지면 다음엔 "초띵장르문학"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아니 슬슬 초띵장르문학도 나오지요.
이런 식으로 금강님이 바라는 작가분이 인기를 얻은 후에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쓸 수있는 장르문학시대가 과연 올까요? 지속적으로 아무생각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을 꾸준히 접해온 장르문학 독자들이 그걸 꺼리낌 없이 받아 들일 수 있을까요?
암담한 미래와 현실의 높은 벽이 저의 맘을 조금 무겁게 합니다. 전업작가분들의 사정이 저러니 아마추어작가분들 만이라도 열씸히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한번 써 봅시다. 문피아 아마추어작가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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