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마침 연재한담란이니 오늘은 한담 한번 해볼랍니다.
내일 올릴 글을 쓰려 컴퓨터 앞에 앉았으나 영 머리가 돌아가지 않으니 이렇게라도 머리를 식혀봅니다.
저는 정연란에 연재글을 올리고 있는 습작후보생입니다.
많은 분들이 작가라 칭해주시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써보는 글인데다가 아직 단 한 권도 마무리 짓지 못했으니 작가라는 호칭은 과분하지요. 그래서 스스로 제 자신을 습작후보생이라 정의합니다.
요즘은 하루 24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못해 몸이 세 개쯤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직장생활과 인간관계를 하는 나, 임신한 아내와 함께 하는 나, 글을 쓰는 나...... 이렇게 셋 말입니다.
하루에 평균 8-10kb의 글을 올리기 위해 보통 두세 시간을 사용합니다. 행여 역사적인 내용이나 지리적인 배경설명이 곁들어져야 하는 부분을 쓰려면 정확한 묘사를 위해 관련자료와 서적을 뒤적이느라 또 삼십분에서 한 시간 정도, 때론 세 시간 이상을 사용하지요.
그리고 퇴고를 합니다. 아직도 간간이 제 스스로 발견하지 못하는 오타나 잘못된 띄어쓰기, 어색한 문장이 그대로 올려지는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많은 분들께 선보이는 글인데 오타가 왠 말인가' 하는 것이 제 신념이기에 이 퇴고작업에만도 삼십분에서 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리고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이나 추천글을 올려주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답문을 올리는데 또 삼십분 정도가 들지요.
이렇게 따져보니 하루 24시간 중에서 문피아 연재와 관련된 활동에만 최소 3시간 반에서 최대 6시간 정도가 소요되더군요......
인간적인 삶을 위한 수면시간, 식사시간, 배설시간과 흡연시간을 모두 합하면 10시간 남짓.
9시부터 시작되어 6-7시에 끝나는 직장생활에 8-9시간 남짓.
임신한 아내와 함께 있어 주고, 설겆이 및 쓰레기 배출 등 집안 일을 하는데 1-2시간 남짓.
정말 하루가 빠듯합니다.
이렇다 보니 수면시간을 줄이는 도리밖에 없더군요.
게다가 하는 일이 고된 지적노동인지라 연말이 되어 최종보고서를 만들기 위한 분투가 계속되고, 또 꼴에 박사라고 논문도 써야 하다보니 요즘 눈과 허리, 어깨에 누적된 피로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휴우...... 이 글 다 올리고나면 담배나 한 대 피고 와야겠네요......
한 때, 내가 너무 시대에 뒤쳐지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곤 했습니다.
유행을 모르는 나만의 세계에 너무 몰입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에 글 쓰기를 포기하려 하던 때도 있었지요.
그래도 요즘은 이 고된 글쓰기 작업이 즐겁습니다.
정연란에 입성하여 리메이크라는 명목으로 전혀 새로운 글을 올린지 내일로 딱 한 달이 되더군요.
그동안 기대 이상의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쪽지로 힘을 내라며 격려해주시는 분들도 생겼고, 또 고마운 어떤 분은 임신한 아내에게 잘 해주라며 미역국을 맛있게 끓이는 법까지도 쪽지로 보내주시더군요.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요리하는 이는 그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이들을 생각하며 요리를 하고......
글쓰는 이는 그 글을 즐겁게 읽어주는 이들을 생각하며 글을 쓰는 것이랍니다......
지금 제 머리 속에는 내일도 제 글을 기분 좋게 읽어줄 많은 분들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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