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혈향을 휘감아 올리고, 눈물은 점점이 떨어지는데…
남겨진 자들은 이다지도 아프다.
1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시간. 지예는 1년전에 자살한 친구의 죽은자리를 찾아갑니다. 아직도 휘청이는 마음은 얼음으로 벤듯이 에이는데, 귓가에는 악마가 속삭입니다.
"니가 죽인 거야"
아니야.
"그녀의 등을 밀친 건, 바로 너야. 더러운 위선자, 거짓된 눈물로 니 죄가를 감추려 하니?"
"그녀는 너에게 도움을 청했지. 그러나 구원을 청한 손길은 결국 허공을 움켜쥐고, 그녀에게는 결국 너의 뒷모습만 망연히 남았지. 그녀의 등을 밀친 건 너야."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일상으로 끼어든 소년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메를레. 금발의 외국인 주제에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그는, 정말 느닷없이 끼어들어, 느닷없이 지예를 파고듭니다. 가슴속에 묻어둔 상처를 불거냅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합니다.
"그녀는 자살한게 아닐지도 몰라요."
추천합니다, 펜릴님 작, [오드아이]입니다.
버닝 포인트 : 1. 멋지게 정제된 문체. 여성적인 섬세함과 남성적인 파괴력이 동시에 드러나는(특히 클라이맥스부분에서 남성적 파괴력이 두드러집니다), 독특한 문체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거기다가 '문장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라는걸 느끼실겁니다. 호흡의 깊이 조절도 뛰어나서 호흡에 따로 적응할 필요 없이 바로 글의 흡입력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2. 귀여운 지예양. 프리티 하연☆(별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수사를 위해서라면 각종 불법 해킹, 기밀 공문서 열람등을 서슴치 않는[...] 홍차 매니아 메를레.[만세] 톡톡튀는 인물들입니다.
3. 무거울때는 무겁고 가벼울때는 가벼운, 완급조절이 뛰어난 소설입니다.
4. 이건 사족이지만, 작가분이 글 말미에 붙여주는 각종 주석들은 마치 에체르베트님의 귀족클럽을 연상케 합니다.[...]
한번 달리러 가 보십시오!
보너스 :
1. 피어스님의 [프로지너스소서러], 연재 재개하셨습니다! 이것 역시 추천하는 작품이니 달리러 가 보세요!
2. 가경님의 [알큐리아의서] 리메이크분이 연재되고 있습니다! 자, 다시한번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것인가! 역시 추천합니다!
3. 시타님의 [뱀파이어의 서사], 심리묘사가 뛰어난 수작입니다. 한순간의 미망 때문에 무너지는 일국의 황자, 적대적인 환경 때문에 육식동물이 되어가는 소녀… 추천합니다.
4. 펜잡은노새 [사카이아의 사형수]가 출간되었습니다! 뛰어난 상상력, 주인공의 미묘한 감정변화를 정확하게 포착해내는 섬세한 감정묘사가 일품입니다. 추천합니다. 덧붙여, 축하드립니다.
5. 카이첼님의 [희망을위한찬가], 허무를 달리더라도 결국 희망을 노래하는 소년의 의야기를 들으러 가 보세요. 작가분의 배경지식에도 한번씩 놀라주시구요. 추천합니다.
6. 카이첼님의 자매품 [서브라임]추천합니다.
7. 총님의 [하늘과땅의시대] 작가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탐나는 설정들도 참 많더군요…[퍽] 평균 이상의 필력, 수준급의 시점교차수법, 깊은 호흡… 빠져들면 떼어 놓을 수 없을겁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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