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들은 무덤이 없다고 합니다.
짝짓기 후에 수컷 거미는 암컷 거미에게 몸을 내어 줍니다.
그리고 새끼들이 태어난 이후에는 암컷 거미 또한 새끼 거미들에게
몸을 내어 주지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
마냥 아름답게만 보이지만, 무언가가 어긋난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저 뿐일까요?
여기 태양만을 바라보며, 태양만을 갈구하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타버리기에 주저하고 있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여기 자기 자신의 마음을, 그 감정을, 설령 그것이 거짓이라고 해도 진실로 만들 수 있기에 자신의 진짜 마음조차 모르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여기 살아있는 시체나 다름없이 살아왔었지만 인간으로써의 마음을 갖게 된, 자신의 감정에 있어서는 갓 걸음마를 뗀 아이같은, 그래서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서투른 한 여인이 있습니다.
지금 이들은 실타래를 하나씩 풀면서 거미집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들이 걸어가는 길에는, 그 마음과 마음의 끝에는 거미와 같은 그런 결말이 있을까요? 혹은 다른 것이 있을까요?
혹시...혹시 말이지요. 거미에게도 무덤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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