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글을 쓴다는 것...

작성자
Lv.1 Cyrano
작성
06.07.05 11:05
조회
247

  문피아의 열혈 팬 중 많은 분들이 20 혹은 30을 상회하는 선호작을 지정해 두신 것으로 짐작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요즘 들어 그 수가 좀 늘었지만, 정작 읽고 있는 것은 겨우 한자리수의 선호작들 뿐인데, 이유는 일단 '게으르다'가 단연 0순위입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0순위의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 중 한 가지에 관한 제 생각입니다.

  '택의 등반작업이 잠깐 그치면 귓전에서 정적 특유의 지잉 하는 소리가 희미한 허공에서 온 바위 위로 뒤덮여 내렸다. 밤의 땅은 무섭도록 요염했다. 투박한 바위들과는 정반대로 희미한 은띠 같은 강줄기와 화려한 색등의 깜박거림, 도시의 줄이은 등불의 행렬, 가끔 천천히 별이 흐르듯이 비행기가 그 위로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위의 예문은 황석영님이 고등학교 시절에 쓴 글입니다(일부러 어린(?) 시절의 글을 골랐습니다). 이 정도의 성취를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현재의 쟝르소설(특히 판타지나 소위 퓨전물)들을 보면 읽어내기 버거운 글들이 많습니다. 출판작이라고 해도 그 사정이 별 다르지 않습니다. 설정이나 세계관, 자판기에서 찍어낸 듯한 구성, 설익은 캐릭터 등의 문제는 모두 차치하고서라도, 그 유치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문장 때문입니다. 게다가, 소위 비문(非文)이라고 하는 것들이 수도 없이 등장합니다. 읽다가 혀가 꼬일 지경입니다. 쟝르소설의 목적이 '흥미'라는 것에만 수렴(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만...)한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는 곤란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물론, 제가 말씀드린 푸념과는 그 궤를 달리하는 좋은 글들도 많습니다. 단지, 그렇지 못한 글들이 눈에 띄기 때문에, 적어도 남들에게 보일 목적으로 쓰는 글이라면 좀더 탄탄한 '글쓰기'의 기본기를 갖추어야 하지않겠나...라는 생각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일찌기 구양선생께서 글을 잘 쓰는 방법으로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의 세가지를 말씀하셨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경구라고 생각합니다.

분발과 동시에 좋은 글들을 부탁드립니다.

뱀다리) 어떤 게시판에 어울리는 글인지 잘 몰라서, 일단 제가 가장 자주 보게 되는 게시판에 남깁니다. 이 게시판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으면 이동 혹은 삭제하셔도 무방합니다.


Comment ' 5

  • 작성자
    Lv.6 하이레딘
    작성일
    06.07.05 11:17
    No. 1

    장르의 특성과 인터넷 연재의 접근성, 독자들의 특성이 그러한 결과를 불러온 것일까요.. 시간이 지나면 점점 나아지리라 기대를 해봅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필연자
    작성일
    06.07.05 11:35
    No. 2

    그런가요..?? 좋은 말씀인 것 같습니다. 특히 구양선생의 말씀은...
    하지만...잘 모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파천황검
    작성일
    06.07.05 13:05
    No. 3

    동감...
    그래서 저는 서문만 보고 이 글을 볼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합니다.
    서문의 내용에 상관없이 필력을 우선적으로 봅니다.
    문장력이 어색하다거나, 이건 좀 아니다 싶으면 바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에튜드
    작성일
    06.07.05 14:43
    No. 4

    약간의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많은 장르소설 작가분들께서 실력이 없어 그런 문장을 쓰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황석영님은 천재적인 소설가분으로, 그만한 글실력을 가진 분은 흔치 않겠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일반 다른 문학의 소설가들에 못지 않은 문장력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문장력은 장르문학쪽의 독자들을 끌어오기보단 밀쳐내는 결과가 초래된다는 거죠.

    황석영님의 글을 진짜로 재미있게 읽어 본 장르문학 독자가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요? 그다지 없을 것이라는 쪽에 한 표를 던집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서 판타지소설을 읽는 친구들은 그런 글을 정독할 능력이 부족하거나 취향이 안 맞는 친구들 뿐이니까요.

    좋은 문장은 그만큼 어려운 문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가능한 단순하고 쉬운 문장들을 써야만 하게 되죠.

    문장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식으로 상태가 수준 이하라면 문제겠지만, 그렇지 않다면야...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Cyrano
    작성일
    06.07.05 16:42
    No. 5

    가능한 단순하고 쉬운 문장이라면야... 저도 환영하는 바입니다.
    제가 문제 삼은 것은 취향이나 그에 따른 정독(?)의 문제가 아닙니다.

    바둑을 배울 때, '정석을 다 외운 다음에는 그걸 모두 잊어라...'라고 합니다. 우리가 익숙(?)한 무공도 마찬가지입니다. 무협에서도 흔히 초식을 모두 습득한 다음에는 '초식에 얽매이지 말라...'고들 합니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전 작가(?)들이 내공이 충분하지만, 독자들을 배려해서 짐짓 서툰(...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스타일을 보여준다고는 생각하기 어렵군요.

    제가 느끼기에는 내공이 깊어서, 이미 경지에 이르러서가 아니라, (안타깝지만) 정말 강호초출이라서, 삼재검도, 육합권도 몰라서 저런 초식을 구사한다고밖에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댓글에서 언급된 전달 매체나 독자의 특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쟝르소설의 토대가 좀 더 탄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드린 말씀이었습니다.
    좋은 글들 즐겁게 읽으시기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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