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게미어는 가누르나히 國에만 극소수로 분포하는 종족이다.
그들은 감각을 느낄 수 있는 흰색의 머리카락과, 특유의 체향을 가지고 있다.
그들 가운데서 어떤 분야에 대해 특출한 능력이 있으면 그것은 '성표(聖標)'라는 문양과 함께 나타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음악에 소질이 있으면 '악사의 성표'라는 것이 왼쪽 손등에, 전투에 소질이 있으면 '전사의 성표'라는 것이 왼쪽 팔뚝에, 지도자의 소질이 있으면 '칸(王)의 성표'라는 것이 이마 한 가운데에 나타난다.
칸(王)의 성표는 오직 한 율게미어만 가질 수 있으며, 만약 두 명 이상이 가지고 있으면 그들은 순리에 따라 서로를 해치게 된다.
4천여 전의 먼 옛날, 칸의 성표를 타고난 두 율게미어가 있었다. 하나는 솔제오루칸이요, 다른 하나는 디누니브쟈라는 율게미어였다.
솔제오루칸은 골드 드래곤 아르훼리나아와스를 연인으로 두고, 율게미어에게 하나의 종족이라는 권리를 부여한 최초의 칸(王)이었다. 그는 많은 율게미어들에게 존경을 받았으며, 성왕(聖王)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디누니브쟈는 성왕 솔제오루칸이 수많은 업적을 남겼을 때 비로소 태어나 율게미어 종족 전체의 눈엣가시가 되었다. 그는 장차 성왕 솔제오루칸의 목숨을 위협할 위험분자로써 취급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감옥에 격리되어 자랐다.
그러나 솔제오루칸과 디누니브쟈는 인연을 맺고, 점차 서로를 아끼게 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순리를 거스를 순 없었다. '성표의 순리는 나이가 어린 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된다.'라는 법칙에 따라, 솔제오루칸은 희생되고 만다.
그의 연인이었던 드래곤 아르훼리나아와스는 크게 슬퍼하며 구름 위의 그녀의 레어로 돌아간다. 그리고 남몰래 그를 사랑하던 한 마족도 상심에 빠져 마계로 돌아간다. 디누니브쟈는 슬픔 속에서 걸음을 내딛어 초대왕이었던 솔제오루칸에 버금가는 많은 업적을 이룬다.
그리고 4천여년 후. 세월이 흐르면서 원래부터 극소수였던 율게미어는 인간과의 교류가 거의 없어지고, 가누르나히 國에서의 입지가 약해진다. 그 틈을 타 가누르나히의 실권력자인 앙글스 공작이 그들의 산에 쳐들어온다.
전생의 기억을 각성하지 않은 채로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가던 솔제오루칸은 그 일을 계기로 각성하게 되고,
다시 한 번 율게미어를 일으킬 의지를 품게 된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아직 풀리지 않는 숙명이 남아있다.
그것은 전생에 이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허나 이미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린 어린 디누니브쟈이며,
현생의 자신이 아닌 전생의 자신의 모습을 갈구하는 한 가련한 마족,
그리고 드래곤 아르훼리나아와스와의 관계이다.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율게미어의 재건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이번에 희생당할 칸(王)은 누가 될 것인가.
그것은 모두 아직 미지수다.
제 것도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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