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법]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이다.

그동안은 어휘 사용에 초점을 맞춰 설명을 올렸지만, 오늘은 문장에 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세상이 약육강식의 세계다.

위 문장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이는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기에 그렇게 느끼는 게 당연하지요. 그럼 문장을 분석해보지요.

위 문장은 두 문장이 합쳐져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와 '세상이 약육강식의 세계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두 문장을 합친다고 그대로 이어 쓰면, 위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할 점'과 '~이다'가 호응이 되지 않는 오류가 생기는 것이죠.

A.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세상이 약육강식의 세계라는 것이다.

B.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세상이 약육강식의 세계라는 점이다.

A와 B처럼, '~할 점'이나 '~할 것'은 역시 명사로 받아주어야 합니다. 보통 '것'과 '점'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심리 때문에 틀린 문장을 그냥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주의해야겠죠.

다른 예를 몇 개 적을게요.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나가지 마. (X)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나가지 말라는 것이다. (O)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살아남아라.(X)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살아남는 것이다.(O)

내가 마지막으로 할 말은, 죽지 마라.(X)

내가 마지막으로 할 말은, 죽지 말라는 것이다.(O)

제가 적은 예시에는 쉼표<comma><,>가 많이 쓰였는데요, 이건 제 습관이니 딱히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하지요. 모두 즐거운 설 쇠셨길 바라며, 물러납니다아.

덧.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자료실 -> 창작관련'에 몇 가지를 정리해 올려놨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봐주시고요, 혹여 또 설명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덧말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극성무진]

정보 항상 절 얻고 갑니다^^

[가람해무]

요새는...뭐랄까 왜 틀렸는지 몰라도 보면 어색한 문장이라고 느끼게 되더군요. =ㅅ=;;; (단지 이유는 모른다죠. ;;;)

[먼지덩이]

쇠셨길? 저거 오타인가여?;;

[저냥그냥]

요신님 덕분에 어법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되네요.

[난정군]

3/ 설은 쇠는게 맞지 않나요?

[커피아이]

근데, 정말 궁금한 건 정말 '몰라서' 저렇게 쓰는 것인가.. 하는 겁니다. 정말 모른다면... 우리나라 국어교육에 문제가 크단 거겠죠.

[전차남]

잘보고 갑니다 ^^

[요신]

휴케바인/항상 댓글 달아주시는데, 감사 말씀을 올린 적은 없었네요. 신세지고 있습니다.

가람해무/모국어란 게 그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분명히 설명하라면 막막하지만, 뭔가 틀린 듯한 느낌이 나는 것. 사실 그렇게 '이상해 보이는 문장'의 80퍼센트 정도는 틀린 것들이죠.

말벗/'명절(혹은 기념일)을 지내다'는 의미로, '명절(혹은 기념일)을 쇠다'는 표현을 쓸 수 있습니다.

난정군/'설을 쇠다'고 쓸 수도 있고, '설을 보내다', '설을 지내다'고 쓸 수도 있답니다. 여기서는 제가 '쇠다'를 썼지만요.

커피아이/잘못된 표현을 쓰는 사람의 대부분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고' 쓰는 형편입니다. 오늘도, 그런 분들께 제 끼적임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끼적였습니다.

至尊白手, 전차남/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