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젠가 죽을 여러분.”
한담란을 보는 문피아유저분들을 불편하게 하기 위해서 쓴 말은 아닙니다.
(가이너 카쉬냅이 저 말을 한 의도가 청중들을 불편하게 하기위해서라고 합니다.)
각자의 신념과 종교에 따라, 죽음이후에 대해서는 생각하시는 바가 다르겠지만
현재의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는 생물학적인 생은 유한하다는 데에는 다들 동의하실 거라고 봅니다.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굳이 *살인자의 후손처럼 행동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어서,
귀차니즘을 넘어 글을 써봅니다.
저는 현재 공모전에 참여하지 않았고
한담 글에서 공모전에 관해 본문이나 댓글을 단 분들과 친분이 없다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가급적 특정아이디를 거론하지 않고 상황을 이야기하며, 제가 하고픈 말을 할 요량입니다.
제 스탠스는 기본적으로, 공모전을 통해 평소 문피아(더 나아가 장르문학관련 사이트)에서
보기 드물었던 소재/분위기/주제/작품/작가 를 접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축제의 장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래서인지 정말로 용납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관용적으로 행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정말로 용납할 수 없는 경우의 경계선은 개체마다 다르겠지만, 제 테두리내에서는 그렇다는겁니다)
처음, 한담란의 “공모전을 포기해야겠습니다.”라는 글을 보고
문피아가 공모전 출품작에 대해 확고한 방침이 서있지 않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가
한담란의 “답답해서 적는 공모전 논란점과 해명(?)”
이라는 글이, 사실관계기반하여 정리가 잘 되어 있어, 그건 아니라는 건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피아의 방침이, 만인에게 알려지지 않고 알음알음으로 아는 사람만 알게
전파되었다는 것은, 문피아측의 미숙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미숙함을, ‘명백한 잘못’으로 보는 분도 계실테고 ‘그럴 수 있는 일’로 보는 분도 계실겁니다.
저는 미숙함으로 보고, 잘못에 가깝지만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고무림시절부터 보아온 저로서는, 악의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거든요.
(축제의 관람객으로서, 관용적으로 행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기도 합니다.)
여하간, 문피아의 공모전참가작품에 대한 유료화가능한 시기여부와 그에 따른
게시판삭제방침이라는 예민한 사안에 대해
공론화되기전까지 명확한 원칙이나 입장 혹은 방침등을
(공모전 기간이 끝나는 5월 중순이후부터는 자유롭게 공모전참가작품을 연재하던 게시판을 유지하며 문피아내 유료전환, E북제작이 가능하다는 방침.)
모두가 볼 수 있는 방법으로 게재하지 않은 것은
고무림시절부터 보아온 믿음이 있어도, 잘못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틀렸다거나 잘못이라고 하지 않는 것은 축제 기획자나 공연자가 아닌 관람객으로서 관용적......)
만약, 명확하게 만인이 볼 수 있는 공간이나 방법을 통해 명시되었다면
한담란의 “공모전, 이런 생각은 해 보셨는지요.” 라는
심사가 끝나는 7월에 가서야, 수상하지 못한 경우, 자신의 작품을 활용가능하다는 추정과 오해에서 태어난 글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그리고 7월이후 작품을 활용가능하다는 게 뭐냐 문제인데 그러느냐는 생각을 가진 분들과
그것과 다른 생각을 가진 글쓴이 사이에 감정소모도 있지 않았을 겁니다.
공모전 작품중 상위권에 있던 작가의 “공모전을 포기해야겠습니다.”라는 글도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두 글쓴이를,
돈만 아는 작가정신이 결여된 사람으로 몰아가는 논쟁이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추후에, 한담란에 “답답해서 적는 공모전 논란점과 해명(?)“아라는 글 덕분에
공모전 참가한 작가분들이 알고 싶어하나 알지 못했던 사실관계가 정리되었지만
(이미 개별적으로 아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한담글의 글쓴이가 밝힌 것처럼, 한 분의 공모전참여작가이시며,
문피아 운영진이 아니라는 사실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축제를 열은 주최측이 미처 고려하지 못해 발생한 오해와 문의와 의견개진에 대해서
축제 공연자들이나 관람객들이 그것을 두고, 물고 뜯고
다음축제에 서지 못할정도로 공격하는 건,
살인자의 후손이라는 걸 자인하는 것이며
어느 현업작가의 말처럼, 장르문학계는 더럽고 여론몰이가 통용되는 바닥이라는 명제에 힘을 실어주는 행위임과 동시에
외양과 행태가 다르다는 것을 틀림으로 보고 전생인류를 학살하고 살아남은 현생인류의 태생적 한계에 굴복하는 자세일 것입니다.
몇몇분들의 공격적인 댓글을 인용하면
-문피아에 공모전 출품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 요강을 따라야 하니 7월까지 다른 루트로 활용해선 안된다. 거기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
-다시는 당신의 글을 읽지 않을 것이다.
-다음 공모전에 서지 못하게 하겠다.
-독자들을 돈주머니로 보고, 돈돈돈 거리는 당신은 작가가 아니다.
이스라엘에는 요즈마 펀드라는 것이 있습니다.
망할 가능성이 무척 높은 벤처기업이 한번 망해도, 그 부채를 감당해주고
다시 재도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펀드입니다.
(경우에 따라 두번 세번도 도와줍니다.)
과거 지식경제부 주요인사와 밥자리를 가질 기회가 있어서 물어봤습니다.
이스라엘에는 이러한 안전망이 있어서 좋은 인재들이 창업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어떠한 플랜을 가지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망할 스타트업(신생회사즈음의 뉘앙스)은 망하게 두고
살아남은 스타트업을 가지고 운영할 거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실망스러운 대답이었습니다.)
장르문학에서 글을 쓰는, 아직은 저명하지 않은 분들을 스타트업에 비유한다면
우리가 요즈마펀드를 만들어 스타트업들에게 선물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최소한 일부러 방해하고 언론플레이해서
그 스타트업들을
가볍게는 의욕을 상실케하고
무겁게는 폐업신고하게끔 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 스타트업중에 우리를 감동케하고, 양장본을 사게하며 두고두고 읽게만드는
슈퍼스타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논리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논리학과 수사학이라는 예리한 칼을 들고,
스타트업들에게 감정호소에의 오류다, 독자를 무시한 행태다, 하시기이전에
스타트업들이 대개 그러듯이, 비좁은 사무실에 먹을 거 제대로 못먹어가며
자신의 꿈을 향해 살아가는데, 그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정부에 문의하고
이렇게 해주면 안되냐고 하소연하고 문의하고 건의하는 것을
부정하고 타도하고 베어야할 적으로만 보지 마시고,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도 그러한 공모전 참여작가들의 문의와 의견개진과 건의가 무조건 보호되어야 하고,
무조건 수렴 및 반영되어야 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제 인격도야수준을 체크하시거나, 생면부지일, 제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댓글을 제외하고는
저와 같거나 비슷하거나 다르거나 심지어 틀리다고 주장하시는 분들과도
성심껏 대화 또는 논의에 임하겠습니다.
*살인자의 후손
“단순화해서 생각해 보자. 살인자와 피살자 중 누가 살아남는가? 살인자다.
후손을 남기는 것은 생존자와 사망자 중 누구인가? 생존자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살인자의 후손이다.
당신의 삶이 행복하다면 당신의 살인자 조상들에게 감사해라.
당신이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태초부터 당신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시간 동안
당신의 조상들이 죽느냐 죽이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항상 죽이는 쪽을 선택해왔기 때문이다.
단 한명이라도 선택을 잘못했다면 당신은 태어날 수 없다.
우리는 존재 자체로 무수한 살육의 증거다.“
-라수 규리하
--피를 마시는 새 7권 396페이지에서 발췌 및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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