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주인공인 소설 말고, 장르 소설 중 로맨스 소설도 제외하고, 남자가 주인공인데 히로인으로 나온 여자가 객관적으로 미인이 아닌 경우를 말하는 겁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나마 서기명지담의 여주인공이 나름 미인 축에는 들지만 주인공 주변에 워낙 미인들이 많아 주인공이 눈이 낮다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그 외에는 생각나는 게 없습니다? 못해도 수백 개의 소설을 읽었을텐데 어째 여주인공이 미인이 아닌 것으로 묘사되는 소설이 떠오르질 않아요?
주인공(남자)이 미남이 아닌 경우는 곧잘 있습니다. 평범남, 훈남 수준, 나름대로는 미남, 미남은 아닌데 독특한 외모, 심지어 아예 못생겼다고 나오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그 경우에도 여주인공은 여신급의 미모를 가지고 있어 주위 사람들이 여신님이 왜 저런 평범남과! 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반대로 주인공이 미남인데 평범녀가 여주인 경우는 기억나는 게 없어요. 더 나아가 아예 못생긴 여자인 경우는 과연 있을지가 의심스럽습니다.
아름다움은 힘이고, 여자의 외모는 강력한 장점이지요. 그런 세태를 알고 있고, 내면을 가꾸는 데 드는 노력만큼이나 외양을 가다듬는 데 드는 노력도 어마어마하게 무시무시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것을 폄하하지는 않습니다.(외모만 가꾸고 내면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비판은, 최소한 본인이 그만큼 내면을 가꾸는 데 노력했을 때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자들이 여자의 외모 따지는 것 마냥 여자들도 남자의 능력 따지고 있으니 속물이네 어쩌네 할 것도 없고요.
하지만 그 많고 많은 장르소설 중에, 평범한 외양, 더 나아가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주인공이 단 한 명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건 좀 슬프네요. 현실에서는 분명 미녀들만 연애를 하는 게 아닌데 역시 판타지는 이왕이면 다홍치마인 걸까요?
하긴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이나 로맨스 소설의 경우 남자가 미남이 아닌 경우, 능력이 없는 경우도 본 적 없는 것 같긴 합니다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고전 소설들 중에서도 못생긴 여자가 주인공인 건 박씨부인전 정도인데 그나마도 나중에는 미녀가 되네요... 역시 여자의 아름다움은 필수조건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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