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이 게시판의 성격에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번거롭더라도 따로 올릴만한 게시판이 있다면 옮겨주시거나
쓸데없는 내용이라 생각되시면 삭제해주시기를 관리자분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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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경찰서 수사과에서 조서를 작성하고 왔습니다.
작가분의 동의없이 다음무협카페에 무단으로 자료를 올린혐의로
고소되어 지금 이 자리에 와있습니다.
좋아하는 작품이라면 올려서는 안됐지만
좋아하는 작품이기에 올렸다는 역설이 통할수는 없겠지요.
제가 저지른 위법사실에 대해 이렇게 공개하는 이유는
무협을 좋아하는 다른분들이 저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과
저의 진술이 무협시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여러분이 무협을 사랑하듯이 저 역시 사랑합니다.
차이는 잘못된 방법으로 표현한것이 문제였습니다.
저작권문제에 관해 작가가 받을 심적,물질적 피해를 생각지 않고
그저 다른사람들도 이 작품을 읽어보았으면 하는 가벼운 생각만으로
경솔하게 행동한것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보면 영화관에 가본게 쥬라기공원2가 마지막이었습니다.
비디오본게 1년전이군요. 유일한 문화생활이라면 무협소설과 만화책...
모르는 사람들이야 웃겠지만 고무림분들은 알겠죠.
영상이나 음반이 표현못하는 감동을 주는 곳이 따로 있다는걸요.
터미네이터가 울고갈 끓는 피.그리고 전율.
다시금 되돌아보는 역사속의 현장. 그곳에 영웅들.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나도 모르고 잊고살던 감정들이 올라올때의 감동.
소설속의 캐릭터가 아닌 내안에 살아있는 모든것들로 다가오는 글들......
사건담당자분들이 물어보시더군요.
'그거 재미있나. 스포츠신문에서 연재하던 휙휙 날라다니고 싸우는거 아니냐'
'무협소설이란게 말이죠
무협이라는 장르를 빌어 사람사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겁니다.'
조사받고 있던것도 잠시 잊고 또 한명의 무협독자를 끌어들이고 있었습니다.
생일선물준다고 하면 무협소설사달라고 하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무협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여자소개받으면 '무협 좋아하세요?'라고 잊지 않고 물어봅니다.
(그래서 여자가 없는 모양입니다.)
그런 제가 인터넷에 작품을 무단으로 올린혐의로 고소되었습니다.
위선자죠.
저도 인식못하고 있던 사이에 저는 위선자가 되어있었습니다.
무협을 좋아하면서도 그 가치의 다른면에 대해서는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지금 제 글을 읽고 무협을 사랑하는 님들이
다시한번 무협의 지적재산권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합니다.
이 글을 올리고 저는 고무림을 탈퇴합니다.
탈퇴를 생각하니 이 공간이 제 생활에 얼마만큼 큰 그늘이었는지 느껴집니다.
이런 감정이 드니 몹시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답답합니다.
아마도 제가 생각하던것보다 더 많이 좋아했던것 같습니다.
이글을 올린것은 누군가의 개입이나 강압에 의한것이 아닌
제 자신만의 의지로 올린것이며,
고무림탈퇴는 스스로 부끄럽고 면목없기에
자진탈퇴하는것임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이제 가끔씩이나마 댓글달던 재미도 사라지겠지요.
폐를 끼친 작가님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글 쓰시는 작가님들 건필하시고
글 읽는 무림동도 여러분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다시 돌아올 그날에는
책장마다마다 무협소설이 가득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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