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감이라고 표현하기엔 사용하는 단어가 너무 고상한거 같고,
어쨌든 현실감각이라는 걸 되찾아가면서 자존감이란게 이젠 먼지만큼도 남지 않았네요. 일상생활에 대한건 말할것도 없고, 글 쓰는 것에 대해서도......
초등학생때야 자기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나열하는것 만으로도 학교 내에서 작문 관련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처음 ‘이야기'라는 것에 푹 빠져 엄마한테 미스터리 콩트를 보여드렸을 때까지만 해도 이게 제 길이라고 확신했어요. 이 길로 가면 성인이 됐을 땐 누구나 우러러보는 사람이 돼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그야 어릴때 얘기고, 그 시절 꿨던 꿈은 환멸로 회수되는게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가기만 하니 답답하네요...
부모님 반대 및 집안 경제사정으로 대학을 못갔어도 하려고 한다면 될 줄 알았는데
순수문학쪽은 최소 커트라인을 넘기에도 버겁고, 장르문학쪽은 제가 생각한 것관 너무나 달라요.
제 글은 재미도 없고 문학적으로도 완성도가 떨어져서,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를거 같고...
어릴땐 그렇게 비장하게 글을 썼는데, 이젠 그럴 힘이 티끌만큼밖에 남아있지 않네요.
나는 왜 안되는 걸까... 잘 될줄 알았는데 왜 안되는 걸까...
요샌 이런 생각밖에 안하고 있어요.
그러니 쓰고있는 장편소설도 진도가 안나가고...
나는 지금 쓰는걸 정말 최선을 다해 쓰고 있는건데, 남들은 ‘습작'이라고 부르고...
성과를 내려면 이제 습작을 쓰는 건 관둘때도 되지 않았냐고 하고...
돈은 언제 벌거냐고. 니가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편의점 알바나 하고 있냐고. 제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께선 글쓰는건 관두고 괜찮은 회사에 낙하산 입사라도 하라고 그러고. 니 글은 부정적인데다 시류에도 맞지 않아 시간이 지나도 안 팔릴거라 그러고...
마음이 너무 내려앉아요. 그래요, 제가 남의 글을 무시한 대가겠죠. 한국 드라마 까고, 무슨 판타지 까고, 귀여미 소설 까고...
하지만 설령 그런 잘못된 행동들이 되돌아오는 거라 하더라도, 적당히나마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건 괴로운 일이네요.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아프다는 표현은 좀 잘못됐네요. 답답하다고 표현할수도 없습니다. 이건 뭔가 더 근본적인 우울감이에요...
밤새 글을 썼지만 계속 지웠습니다. 중간에 두시간가량 건담게임을 해도 기분전환이 안되네요.
연재한담에다 이것도 여기 연재물에 관련된 이야기라고 쓰는 제 자신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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