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59 취룡
작성
14.10.07 01:24
조회
5,395

거의 15년 가까이 된 옛날 이야기입니다.

한창 대여점이 늘어나며 요즘 말하는 ‘1세대’들이 나타나던 시기였죠.


로도스 전설(전기 말고 전설 :D 로도스전설의 프리퀄적인 이야기입니다.)로 판타지를 처음 접한 전 드래곤라자 -> 용의 신전 -> 가즈나이트 등을 보며


“판타지는 재미있고, 다 보고나면 기분 좋은 이야기들이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잡은 게 fancug의 운영자이기도 한 ‘카인’님의 데뷔작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대여점에서 아무 거나 집어와도 거의 대부분 재밌다고 생각하던 저였던 터라 이번에도 두근거리며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읽었던 글들과 너무 달랐습니다.  

일단 주인공 상황이 너무 시궁창이었어요. 불행하기 그지 없었고, 뭔가 주인공이 상황을 개선시키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 수렁에 빠져드는...


그나마 ‘여주인공’격인 인물과의 위태위태한 연결점이라고 해야하나... 좀 더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어서 계속 봤습니다.

당시의 제게 있어 베드/세드 엔딩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요. 나중가면 그래도 이 불쌍한 주인공이 행복해질 거라고 믿고 봤죠.


그런데 권을 거듭할수록 불행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권에 가서는 바닥 밑에 바닥이 있다(...)는 것을 어린 제게 알려주듯 세드/베드 엔딩으로 치달았습니다.



어린 마음에 너무 큰 충격을 받은 나머지 그 이후로 한동안은 글을 보기 전에 결말을 미리 알아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십수 년이 흐른 지금도 카인 님 글은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1,2권만 읽은 글이 있긴 합니다.)



아무튼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제게 정말 쇄기를 박아넣은 글이 있었죠.


스포일링이 되기 때문에 제목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정말 잘 쓴 글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소설이었어요. 그런데 엔딩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소설로써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아주 좋은 엔딩이었지만,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보고 있던 제게 있어서는 주인공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그런... 끔찍한 엔딩이었죠.


이후로 세드/베드 엔딩인 작품은 아예 시작을 안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작품의 엔딩을 알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간혹가다 세드/베드 엔딩인 작품을 접하는 일이 있긴 했습니다.

그래도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제 세드/베드의 기준이 솔직히 좀 평범하지 않아서 그런지 예전같은 충격을 받는 일은 없더군요.


사실 어쩌면 너무 어렸을 때 봐서 그렇지, 저 문제의 두 작품을 지금 다시 보면 느낌이 꽤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덧1) 당장 떠오르는 세드 엔딩 작품은 드래곤 레이디 정도인데... 솔직히 이건 너무 작위적으로 슬픈 엔딩을 만든 글이라 좀... 마지막에 가서는 슬프기보다는 어이가 좀 없었습니다 ㄱ=;;;

덧2) 막상 생각해보니 객관적으로는 세드 엔딩이라 불리는 글들도 꽤 많이 봤군요. 제 기준으로 세드가 아니라 별로 인식을 안하고 있었을 뿐이지. 음... 어쩌면 저도 세드 엔딩 잘 보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3=;;;


Comment ' 17

  • 작성자
    Personacon 김정안
    작성일
    14.10.07 01:31
    No. 1

    작품을 작품으로만 보다보면 새드 엔딩도 오ㅡ, 나름 좋은데. 이렇게 생각하게 되더군요.
    새드 엔딩의 극악한 슬픔! 그것의 예술적인 감동이 전 좋습니다. 우울해지는 것에도 맛?이 있다고 할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일
    14.10.07 01:34
    No. 2

    파트랏슈!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0.08 22:10
    No. 3

    인어공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레온이다
    작성일
    14.10.07 01:34
    No. 4

    작가님 판타지를 접하신게 비슷하네요 저도 용의신전, 가즈나이트, 카르세아린으로 시작했거든요 그 뒤로 드래곤라자를 봤죠 그리고 카인님의 글은 정말 회색 분위기 소설의 대표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읽다가 비극삘이 나면 아 이소설은 회색이구나 요렇게 생각이 될정도로 대표적이 됬죠.
    저는 새드엔딩이라고 안읽는건 아니지만 읽으면 끝이 씁쓸한 느낌이 좀 오래 가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아칵
    작성일
    14.10.07 01:42
    No. 5

    정말 세드앤딩소설을 읽을떈 의식적으로 감정이입을 자제합니다. 안그러면 제가 다치는걸 경험했기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뒹굴보노
    작성일
    14.10.07 01:47
    No. 6

    제 판무 인생은 표류공주 이전과 표류공주 이후로 나눠집니다.
    날카로운 첫 새드앤딩의 추억은 어린 뒹굴보노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ㅠㅠ
    진짜 몇년이 지났는데도 지금도 그 생각만 나면......어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4 아르케
    작성일
    14.10.07 09:17
    No. 7

    저도 표류공주 이후에 결말을 먼저보는 습관이 생겼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태월영
    작성일
    14.10.07 02:24
    No. 8

    전 로도스도 전기로 시작했네요. 지금도 그때 샀던 번역판을 외전까지 다 가지고 있죠...(개정판말고 구판들로만)

    그 후에 로도스전설이랑 크리스타니아까지 다 읽었죠...(후에 맨날 로도스도전기 시작할때 이름만 언급되었던 알레크라스트 대륙 이야기인 책도 있었으나 그건 개그물수준이라 정떨어졌던 기억이)

    국내것들중에 전 오히려 드래곤 라자는 읽지 않았던 기억입니다. 데로드앤데블랑이나 불멸의기사 등등부터 여러가지 많이 봤었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유성처럼
    작성일
    14.10.07 02:43
    No. 9

    장르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눈물 흘렸던 데로드앤데블랑...

    생각해보니 눈시울을 붉힌적은 있어도 눈물 흘렸던건 데로드가 정말 처음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유성처럼
    작성일
    14.10.07 02:44
    No. 10

    그런데 지금 다시 읽으면 닭살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공탁국
    작성일
    14.10.07 03:39
    No. 11

    전 눈시울이 붉어진 소설은 좀 많지만...

    눈물이 흐를정도였던 소설은 하얀 로냐프의 강 하나밖에 없는거 같네요.

    다 보고 끝에서 왠지 모르게 눈물이 줄줄 나오더라고요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아르제크
    작성일
    14.10.07 04:46
    No. 12

    전 데로드앤데블랑을 보고, 본인은 강한데 상황때문에 굴러자빠지는 주인공의 매력에 눈떠버려서 그런것만 찾게(쓰게) 되어버렸습니다 ㅠㅠ
    저같은 사람도 있으니 비극의 명맥도 조금은 살려주셨으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원스타
    작성일
    14.10.07 05:44
    No. 13

    저는 세드앤딩, 아니면 분위기가 무거운 소설을 보면 정말 하루종일 사회생활이 불가능 해질 정도로 기분이 좋지 않아요... 그래서 세드앤딩, 분위기가 지나치게 무거운 소설은 보지 않는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호늬
    작성일
    14.10.07 13:32
    No. 14

    전 더 로그 보고 충격을 먹었더랬죠.. 허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슈퍼로봇
    작성일
    14.10.07 13:39
    No. 15

    저는 사는것도 힘들고 지치고 재미없는데 나좋자고 보는 소설에서까지 스트레스 받으며 보기는 싫어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니나노
    작성일
    14.10.08 12:40
    No. 16

    저도 우중충한 느낌이 싫어서 안 좋아해요...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0.08 22:11
    No. 17

    인간 자체가 암울해서 새드엔딩을 무덤덤하게... 주르륵 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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