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주인공이 강한 이유를 아주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보여주는 소설들이 보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선택 받은 존재라든지, 어떤 계획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라든지 등등요.
이런 소설들을 읽을 때는 주인공의 정체를 알아가는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지만, 가끔씩 다른 생각도 듭니다. ‘꼭 그래야만 하나?’라고요.
일단 주인공이 강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풀어나갈 경우, 무리한 설정이 도입돼 작위적으로 보일 때가 종종 나타납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설정 구멍이 생겨서 이야기에 몰입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둘째, 파워 밸런스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잘 가져옵니다. 특히 주연과 조연 간의 파워 밸런스요. 뭐... 주인공이 강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과 이 문제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생각하는데, 의외로 이런 문제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조연에게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붙이기에는 지면 여유와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인지 원.
셋째, 주인공의 각성에 의지해 문제를 ‘싱겁게’ 해결하는 상황이 종종 일어납니다. 이것도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보는데 은근 잘 일어나더군요. 주인공이 강한 이유를 밝히는 것과 동시에 그에 합당한 희생양이 필요해서인지....
그래서인지 종종 그런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주인공이 왜 강한지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복잡한 복선을 깔기보다, 주인공의 활약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라고요.
물론 소설 특성 상 꼭 그래야만 한다면 상관 없지만, 그 소설의 핵심적인 재미를 살리는 데에 별 필요가 없다면 행동만으로 주인공의 강함을 증명해도 무방하다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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