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저 혼자만 상상하던 세계와 그 속의 인물들을 다른 누군가와 공유할 때야말로 그 세계와 인물들이 살아 숨쉬는 거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이런 질문 덧글이 달린 적이 있습니다.
“연대기에서 누가 제일 세요?”
제가 미처 답을 하기 전에 다른 분이
“이러이러하니까 XX가 제일 세지 않나요?”
그리고 또 다른 분이
“XXX가 제일 세요.”
그리고 또 다시 다른 분이
“아뇨, 예전에 공인된 건데 XX가 XXX보다 더 강해요.”
어떻게 보면 유치할 수도 있지만, 참 기분이 좋고 즐겁더군요. 제가 만든 세계와 그 속의 인물들을 제가 아닌 타인이 논하고 있는 모습이요.
대부분의 작자분들이 덧글에 목매는 이유가 저게 아닌가 싶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글을 보고 있다는 증거, 자신의 글에 관심이 있다는 증거, 타인이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을 살아 숨쉬게 하고 있다는 증거.
적어도 저는 그래서 덧글을 갈망하게 되는 것 같네요.
덧1) 그나저나 저는 왜 매번 글을 쓸 때마다 ㅂㅌ같다는 덧글이 꼭 하나씩은 달리는 걸까요. 딱히 야한 장면도 안 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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