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공포에 대해 얼마나 무덤덤하세요?
전 5살 때 그렘린 본 게 최초의 공포영화였는데 어른들 말이 제가 참 해맑게 웃으면서 봤대요.
그 이후로도 공포 영화 참 많이 봤지만 제대로 무서워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나마 제일 섬뜩했던게 링 정도?
기시 유스케나 그 외 공포 소설도 참 많이 읽었는데... 대부분 그냥 잠깐 눈 크게 뜨고 말았거든요? 그런데 진서준이가 절 좀 소름돋게 만들었네요....허허;; 계속 비오는 우중충한 날씨 때문인가...
솔직히 외국 공포 영화보다는 아시아 쪽 공포영화들이 사람 소름 돋게 하는 게, 귀신들의 한이 있어서잖아요. 이 소설이 그런 걸 제대로 짚고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1인칭 시점인데 적당히 담백한 문체, 중간중간 현실에서도 내가 내뱉을 법한 생각과 대사, 적절히 끼어드는 시청자들의 반응들이 실제로 제가 진서준의 방송을 같이 보고 있는 것 같은 실감을 줍니다. 그래서 진서준이 귀신과 마주치고 깜짝깜짝 놀라면 저도 괜히 그 반응에 휘말려서 어깨 흠칫거리고 있어요.
특히 소설의 전개를 무리하게 이어나가지 않는 것과, 여자주인공을 무리하게 끼워넣지 않고 적절히 물에 잉크 한방울 스며들듯 여자 캐릭터가 스무스하게 끼어드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소설들이 모태솔로 벗어나지 못해 여자한테 집착하고 휘둘리는 주인공들이 나오는데 비해 이 소설에선 진서준이 담백해서 좋아요.
요새 비 주륵주륵 오고 번개 치고 천둥치고 이러는 날씨라 불끄고 있으면 낮에도 우중충합니다. 이럴 때 공포소설 읽는 게 참 꿀맛이더라고요. 저처럼 현생에 치이고 우울증 돋고 무기력증 치솟는 분들에게 아주 좋은 소설입니다. 작가님이 빨리 올려주시는 것도 소설의 매력 중 하나네요! 이런 부지런함을 저도 배워야 하는데...ㅠㅡㅠ...
작가님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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