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재미에 빠진 지 얼마 안 된 문피즌입니다.
매일 눈팅만 하던 소극적 독자지만, 오늘은 적극성을 발휘해보려 합니다.
우선 추천하고자 하는 글은 ‘시트리’ 작가님의 ‘몬스터를 암살해드립니다’ 라는 작품입니다.
장르는 흔하디 흔한 현판. 게다가 아포칼립스. 맙소사 성장물이기까지 합니다.
워낙 차고 넘치는 소재라 더 눈에 띄지 않는지도 모르겠군요.
소설의 큰 줄기는,
몬스터의 출현으로 파괴된 세상에서 생존하고 성장해 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때, ‘암살해드립니다’ 라기에
흔히 사금융의 ‘돈 빌려드립니다’, 흥신소의 ‘사람 찾아드립니다’ 같은
청부살몹(?) 하는 내용인가 했더니 저만의 창의적인 뇌피셜이었습니다. (ㅇ_ㅇ땀)
음.. 계속 가시죠.
초반에는 일상물 느낌으로,
바뀌어버린 세상에서 주인공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작가가 창조한, 지금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독창적인 사회 분위기라던가 세심한 소재 설정에서
주인공이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 녹아나오기 때문에
어떤 세계관으로 소설을 읽어나가야할지 상상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러다가.
공포영화에서 혼자 살려고 발버둥 → 결국 죽음
스릴러에서 거긴 가면 안돼 → 꼭 가서 뭔일 남
전쟁 중 가족사진 꺼내 봄 → 집에 못돌아감
만큼 흔한 클리셰가 나옵니다.
주인공이 몬스터의 공격을 받아 목숨이 위태로워지고 정신 잃음 → 깨어남 → ??????
물음표에 들어갈 내용은?
네. 맞습니다. 초능력자로 각성합니다.
각성해서 헌터로써 몬스터를 잡으며 성장해나가는 것이 진부한 느낌이 없진 않으나,
17화 즈음 주인공에게 특별한 능력을 부여하는 존재가 있다는 실마리가 등장하면서 흥미요소를 끌어냅니다.
한 마디로, 단점이라 하면 흔한 소재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흔하기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이 워낙 필력도 어느정도 있으신 것 같고 어휘력도 상당하신 것 같아 동일한 상황이라도 좀 더 풍부하게 표현해내는 힘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어색한 문장 없이 쉽게 술술 읽혀지고, 무엇보다 글자를 읽고 있지만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게 만든다는 것은 대단한 표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건 안 좋은 것도 있는 게.... 작가님이 다소 잔인한 장면도 아주 담담하게 서술해 놓는 재주가 있으셔서 상상하며 읽는 독자는...... 흠 쿨럭
또 하나, 빠른 전개나 사이다를 원하는 독자분들은 조금 답답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은 어느정도 쌓아뒀다가 몰아 읽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내용을 너무 빠르게 가져가다보면 개연성이나 몰입감 부분에서 구멍이 생길 수도 있고, 주인공이 아마 나중에 존쎄캐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가 있어 저는 만족합니다.
그리고 제목에 ‘암살’이라 하였는데.. 음 그냥 대놓고 도륙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아마 주인공의 특별한 스킬 때문에 붙은 이름인지도 모르겠네요.
작가님의 전작이 정판 장르던데 현재 두 번째 작품이신 현판도 꽤나 볼만 합니다. 정말로 그런 세상이 있음직하게 현실감있게 써내려가고 계셔서 즐겁게 챙겨보고 있습니다.
아직 연재된 회차가 적어서 작가님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실지 좀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만.
각박한 세상 속에서 마음을 울리는 인간애가 묻어나는 장면도 함께 담아주신다면 좋겠네요.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좋은 건 함께 나누고픈 마음에 추천글을 써보았습니다.
읽는 재주는 있어도 쓰는 재주는 없는지라,
어설퍼서 오히려 작품에 누가 되진 않을까 저어됩니다. (땀ㅇ_ㅇ땀)
저의 글이 여러분들의 선택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작품 표지에 있는 쌍검에서도 소설속 내용처럼 보랏빛 아지랑이가 일었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 (헛된 바람이겠죠? 땀땀땀ㅇ_ㅇ땀땀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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