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빙의했다.

#백작아들내미된악마 #능력개발물(?) #갱생

 
마계의 균형을 깨뜨린 죄로 오랜시간 무저갱에 있던 '칼레인'이 '에스더'라는 백작가 장남으로 깨어납니다. 사고를 당해 언제 일어날지 모르던 상황으로 가족들은 감격하며 맞이하는데, 기존 몸에 있던 기억을 활용하여 적당히 기억잃은 척, 성격이 변화한 척 생활하게 됩니다.

높은 경지의 검사인 아버지의 명성에 비해 능력이 떨어지는 자녀에게 빙의되는 클리셰가 있습니다. 과거 능력부족으로 무시당하던 아카데미로 복귀해 잠재력을 보여주며 인식을 변화시키는 중입니다. 아카데미 생활 중의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들과의 에피소드들로 복선을 다지고 서사를 쌓고 있습니다.

능력과 인간관계의 필요성(?)을 느끼고있는 '에스더'가 어떻게 상황을 헤쳐나가는가가 현재로서 중점적으로 봐야할 부분입니다. 전체적으로 소설이 극적이거나 반전이 있어 흥미로울만큼 많이 진행되지 않았고 진행이 느린편이라 주인공이 어떠한 노선으로 나가고 싶은지, 그로 인해 세계관이 얼마나 확장될지 확실하게 가늠되지 않습니다.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칼레인'이 '에스더'에 빙의된 이유가 서로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초반에 잠깐 언급되기는 하는데 이를 푸는 것도 서서히 드러날듯 해서 당장의 궁금증해소는 어려워보입니다.

본인을 제외하고 인간계에 있는 악마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관심있게 봤습니다. 이세계에 있으면 안될 존재들이 나타나서인지, 마계를 싹쓸이 했을 당시의 증오 같은 감정들이 남아 그러는건지 감정이 썩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들과 어떻게 엮여서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내용이 엄청 풍부해질거라 봅니다. 참고로, 히로인으로 추정되는 친구가 있는데, 설정이 좀 어설픈 느낌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과거나 연결고리가 제대로 밝혀진바 없어서 그렇게 느꼈던 것 같은데, 이후 진행되는 스토리를 통해 보강되지 않을까 합니다. 

작가님의 그릴 큰그림 중 밑그림 일부만 본 독자로서 조금 조심스럽지만, 과거가 어두운 주인공이 여러 일을 겪으며 점점 성장해간다는 모습을 잘 풀어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한 프롤로그를 통해 이 모든 상황이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게 하고자 신이 배정한 섭리로 인한 거라면 '에스더'의 감정변화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표현에 힘쓰면 더 좋겠고요. 가볍고 쉽게 읽기 좋아서 시작했지만 관심이 가는 소설이라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싶습니다. 

[동연야옹]

읽어보니 굿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