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누군가 별 생각없이 작품을 클릭하여 저처럼 이유를 명확히 알기 어렵지만 재미있어 할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에, 글을 올립니다.
1. 추리라는 이름의 사기
무협이라함은 곧 정의나 협의로 포장된 살육의 장이기에 살인사건으로부터 시작하는 추리물과는 궁합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본 작품은 추리물이 아닌데 추리물의 흉내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작중 주인공은 한 무협 추리게임에 깊이 빠져있었고 게임의 진행을 위해 정답을 죄다 외워버렸지만, 그 추리과정은 굳이 외우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게임에서 깨어나게 되었고 각 살인 내지 사건의 현장에 포쾌로 (최근 포두로 승진했습니다만) 수사하게 됩니다.
답을 외웠기에 범인이 누군지는 아는데, 차마 그 과정을 설명하지 못하는 주인공은 과묵한척 설명을 띄엄띄엄하지만, 도리어 옆에 있는 스피드웨건 들이 앞뒤로 맞추어 그럴듯한 추리를 완성하여 보여줍니다. 날카로운 추리...가 아니라 사기행각.
과묵하게 사기치는 주인공의 모습이 제가 생각하는 작품의 첫번째 재미입니다.
2. 폭력과 권력, 그 살얼음판의 위를 걷는
마치 파리떼의 관심을 받는 상한 생선마냥
주인공은 특유의 추리(?) 능력으로 무림인과 최근에는 고위 관리에게까지 관심과 호감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폭력과 권력은 다루기 힘든 양날의 칼로 언제든 내 배를 쑤실 수 있기도 하지요.
힘을 가진 사람들 앞에서 호감과 위험을 살얼음판 위를 걷듯 아슬아슬하게 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추리할 때 과묵하던 사람이 맞나 싶게, 아첨할 때는 청산유수처럼말을 쏟아내는 모습에서
추천의 이유 2번째를 찾았습니다.
3. 공명정대한 성품에 악랄한 무공
주인공이 상단전이 “이랏샤이마세”하게 열린 상태라고 하는데요,요절하지 않기 위해 무공을 배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본질이 착각물이다보니, 요절한다는 이 이야기도 독자를 기만하기 위함이 아닐까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든 그렇게 무공을 수집해 나가는데, 평상시 정상적인 현대인으로서 공명정대한 관리의 표본과도 같은 언행을 보여주는 주인공에게, 작가님이 자꾸 악랄한 사파 무공을 전수해주는 것 같습니다. 괴랄한 무기 (독이 한쪽만 발라진 채찍) 이거나 이격이 없는 일격필살의 암기 투척술이라거나...
뇌물도 받지 않고 (여차하면 죽여버리는 무림세계의 사람들이 보기에) 너그럽게 용서하는 모습을 가진 주인공이 사파지존이 되어가는 모습이 너무 기대됩니다.
4. 맺음: 착한 사기꾼이 아슬한 줄타기를 통해 사파의 지존으...
4번의 소제목은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저는 어느 방향으로 향하든 제 뒤통수를 씨게 때리는 전개를 기대합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괴리들(추리가 아닌 사기, 호감과 생명의 위기가 함꼐, 공명정대한 성품에 악랄한 무공)이 제가 이 작품을 깊이 애정하는 이유이고 이를 같이 나누고 싶어서 추천글을 올립니다.
과연 몇분이나 이 긴 글을 끝까지 읽으셨을지 모르겠으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염치없이 하나 더 요청드리기로, 글쓰는기계님의 작품을 방문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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