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작품을 뒤지면서 전전하기를 2주.
그간 괜찮은 작품을 줍줍하긴 했지만 아직 모자라다고 생각한 저는 또다시 줍줍하러 나섰습니다.
그러다 이 작품을 찍먹하러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재밌더라구요.
일단 이 소설의 장점을 말씀드리자면 주인공의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의 성격이 말 그대로 개차반입니다.
휘하의 기사단원들을 대하는 태도도 그렇고, 제국으로 가라는 아버지의 말을 거절하는 것도 그렇고 성격이 시원시원합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의 개성이 확실히 잘 드러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극초반 전투 씬에서도 주인공의 이런 성격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2:1에서 한 명을 제압할 때 건들건들거리는 듯한 모습이라든지. 공멸할 작정으로 기술을 쓴다든지.
주인공 캐릭터가 확실히 두드러져서 보는 맛이 있습니다.
또 다른 장점은 유머러스한 장면인데요.
이건 독자님들마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이 정도 유머는 작품의 재미를 더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작품을 보지 못한 독자님들께 한 장면을 예로 보여드릴까 하는데요.
(스포 주의 하세요)
특히 주인공이 과거 어머니의 기사단을 받아들일 때 기사단의 이름을 변경하자는 대목에서 재미가 있었습니다.
거기서 주인공이 민들레를 뜻하는 기사단명을 트집잡는데요.
불면 아주 훨훨 날아갈 것 같다며, 그래서 지금까지 방황하고 다닌 거 아니냐며 쓴소리를 합니다.
그때 조심스럽게 손을 든 기사단원이 그 기사단명은 어머니가 지어준 거라고 탈룰라를 시전합니다.
주인공이 그 말을 듣자마자 민들레씨는 멀리 날아가서 어떻게든 뿌리를 뻗는다며 우디르처럼 태세 전환하는데요.
이런 유머가 간간이 들어가 있어서 저는 최신화까지 재밌게 읽은 것 같습니다.
물론 단순히 개개인의 취향 코드인 유머만으로 이 작품을 추천 드린 건 아닙니다.
작품 전개도 저는 충분히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유머 코드가 들어간다고 해서 작품이 유치해지거나 너무 가볍다는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그리고 엄청 신박한 내용은 아니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스토리라서 힘 들이지 않고 쑥쑥 읽어 나가기 좋은 것 같습니다.
아직 초반이라 판단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요.
그래도 이 정도 퀄리티로 계속 연재된다면 꾸준히 따라갈 만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다음 화가 좀 더 빨리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하여튼 총평해 보자면 ‘익숙한 맛의 스토리이지만 그 안에 톡톡 튀는 캐릭터와 재미 요소가 있어서 그런지 꽤 괜찮은 맛집이 될 것 같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일 공모전에서 괜찮은 작품 어디 없나 찾고 계시다면 한번쯤 찍먹해 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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