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반로환동전>.
이미 종결을 향해 달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게다가 이미 많은 분들이 추천글을 써주신 부분도 있어,
저같은 평범한 독자가 몇 글자 더 얹는다고 크게 의미는 없을 듯 합니다.
허나 그럼에도 좀더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 글 올립니다.
검미성.
본 작가분의 세계관은 이미 많은 골수독자분들께 검증을 받은 바 있습니다.
‘협형 주인공’,
좋게 말해 옛 고전의 향취가 물씬 풍겨지는 아가페적 영웅 심리로 무장한 대인배,
좀 달리 말하자면 ‘고구마 제조기’로 봐도 될 만한 특유의 주인공 조형이 대표적인데요.
이게 기존 트렌디한 작품을 소화하시는 분들께 좀 답답한 부분이 있긴 합니다.
주인공의 명분과 행동 원리가 작금의 시대 정신과 다소 역행하는 면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시대는 ‘나 혼자’ 세대 입니다.
남보단 나가 우선이죠.
그러니 어지간한 힘을 갖췄다면 당할 땐 좀 갚아주고 혼내주기도 하면서,
세상 풍파에서 자신을 똑똑하게 호신해야 함이 당연한데,
주인공 허풍개는 그리 행동하지 않습니다.
세계관 내에서 탑급으로 손꼽히는 강자,
그럼에도 꽤나 손해를 보고 사는 편입니다.
인간 태극권같달까요?
이곳 저곳에서 걸어오는 시비를 그냥 미꾸라지처럼 흘겨 넘깁니다.
굳이 붙는다 해도 어지간하면 몇 수 지도로 교화시키고,
손속을 과하게 부리지도 않습니다.
이런 양상이 초반부터 전개되는데, 분명 이런 전개에 손해감을 느끼는 독자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이 협행들이 나중에 다 돌아옵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나 큰 감동으로요.
초반엔 답답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주인공만의 가치관과 의지가 몇몇 굵직한 에피소드가 지날수록 더 빛을 발합니다. 주인공의 행보를 호도하고 욕하던 자들도 교화됩니다. 비로소 종국에는 인간찬가적 메세지로 발화하게 되죠.
저는 검미성 작가님의 글을 볼 때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떠올립니다.
작가만의 철학이 담긴 신비한 세계관,
그 세계관 안에서, 어쩐지 마냥 밉지만은 않은 악역과 나름의 이해관계로 제 인생을 살아가는 단역들, 그리고 조금은 기대보다 더디지만 종국에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감동과 활약을 선사하는 주인공.
이것들이 모두 최종장에 어우러져 크나 큰 여운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니 제 한미한 필설로 저는 작가님의 글을 이렇게 표현하겠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은,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고구마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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