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역사 #삼국지 #변방에서스타트 #발명왕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잡아먹은 하얀 가루라고하면 마약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정답은 설탕이다.
엄청난 노동력을 필요로하는 산업이었기에 사탕수수를 재배하고 설탕을 만드느라 죽어나간 노예의 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
게다가 특정 기후에서만 자라는 사탕수수이다보니 근현대로 접어들기 전의 설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천하의 보물이었다.
조선 문종은 어머니인 소헌황후가 병에 걸렸을때 먹고싶었던 설탕을 구하지 못한것에 한이 맺혀 나중에 제사 지낼때 울면서 설탕을 바쳤을 정도다.
그러니 이보다 한참 전인 삼국지 시대는 오죽할까.
사탕수수 씨앗, 플랜테이션 농장, 가혹한 노동을 견뎌낼 노예에 준하는 노동력,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최신 설비 등 모든 것이 갖춰져야한다.
만약 제목에서부터 스포하지 않았다면 변방 호족의 아들로 환생한 주인공이 이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고 설탕을 손에 넣을거라곤 상상하기도 힘들다.
황건의 난이 다가오는 179년, 주인공은 다섯살짜리 아이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며 깃펜을 만들고 칠판과 분필을 만들어 미래를 대비할 종잣돈을 모은다.
아직 큰 그림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현대의 지식을 되살려 각종 발명을 하고 돈과 권력을 모아서 천하 통일을 향해 나아갈 거라는 예측이 되는 부분이다.
연필, 비누, 총과 화약이 환생자의 기본 소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흔한 전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가 되는 이유는 디테일이 살아있는 묘사 덕분이다.
“한나라 때 무게 단위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 수(銖)인데 대략 0.59그램이다. 왜 다섯 수(오수전)인데 3그램이 아니고 2.4그램이냐고. (중략) 21세기까지 어떤 나라도 동전을 구리와 등가로 가격 설정을 하지 않았다. 한나라처럼 4수의 동전을 오수전으로 함으로써 1수만큼 국가 수익으로 거둬들이는 방식이었다.”
“원처럼 테두리만 남은 건 원환전, 안쪽만 남은건 전륜전, 바깥을 갈아서 조그맣게 만든 건 마곽전, 갈아낸 것을 몰래 주조해서 만든 작은 건 마변전이라고 부릅니다”
당시 사용하던 동전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이렇게 자세하니, 읽다보면 마치 그 당시로 타임슬립한 느낌이다. 여기에 더해 이미 알고 있는 군웅들이 아니라 듣보잡 지방 세력에서부터 출발하기에 마치 삼국지가 아닌 듯한 신선함도 있다.
주인공이 어떤 발명을 하고, 어떻게 자금을 모으며, 궁극적으로 어떻게 칼 든 놈들의 ATM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력을 일굴지가 기대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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