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설 리뷰어 예문입니다. 벌써 세 번 째 추천글이군요. 그만큼 요즘 무료작중에 제가 재밌게 보고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을 골라왔습니다. 이번 추천작은 빙의한 양아치가 너무 강함입니다. 작가는 옴니버라는 필명을 쓰고 계십니다. 아래는 소개글입니다.
학원물 액션 RPG 게임의 엑스트라가 되었다.
엔딩만 수십 번은 본 고인물인 내가.
그렇습니다. 또 빙의물, 창작물 속으로 들어가기 장르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당연히 고인물입니다. 이 게임의 이름은 바로 <조상님이 보우하사> 이름만 들어도 알 것 같지 않습니까. 설명은 아래에 하겠습니다. 어쨌든 주인공은 이 <조상님이 보우하사> 엔딩을 수십 번 본 것만으로도 모자라 시크릿 엔딩, 히든 엔딩까지 모조리 봐버린 고인물 중에 쌉 고인물입니다. 주인공이 플레이한 학원물 액션 RPG 게임은 난이도가 무척 높고, 등장인물 누구 하나도 희생할 수 밖에 없는 스토리입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초반부 대화에서 얻은 힌트를 추적해나가며 결국 모든 등장인물을 살린 엔딩을 달성해냅니다. 그리고 게임은 주인공에게 있을 수 없는 미래를 개척했다며 새로운 루트 개방을 알리고 플레이 할지 묻습니다. 주인공은 수락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금발머리에 태닝한 185cm의 양아치의 몸으로 깨어납니다. 게임에는 등장도 하지않는 엑스트라로 말입니다.
전생에서는 게임만 하던 배나온 아저씨였던 내가 이 세계에서는 금발 태닝 거근 양아치?! 우효 럭키☆★ 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
이딴 제목의 동인지가 어딘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러분, 근거 없는 비방과 욕설은 자제해주십시오. 저는 NTL과 MILF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싫어합니다. 제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싫어합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 소설은 저런 내용이 아닙니다.
장난은 이쯤하고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몸뚱아리로 삶을 시작한 주인공. 자신이 지금 있는 곳이 이제까지 플레이 했던 학원물 게임. <조상님이 보우하사> 라는 것을 알아채고 죽음의 수용 5단계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좋은 자세죠. 요즘 소설 트렌드, 특히 웹소설 트렌드에서는 느린 전개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용납하더라도 어마무시한 필력이 없다면 상쇄되지 않습니다.
이 게임의 배경은 여느 현대 헌터물과 비슷합니다.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논란의 소설, 문피아의 밝음이자 어둠 중 하나인 소설 속 엑스트라가 있겠군요. 학원물로 시작한다는 것도 비슷합니다. 몬스터도 있고 섬 만한 크기의 배 위에 자리한 영웅 육성 학교가 있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제쳐두고, 이 소설에는 이 소설만이 가진 엄청난 설정이 있습니다.
바로 조상혼, 상주라는 개념입니다. 이 소설에서도 대한민국은 손에 꼽히는 강국으로 묘사됩니다만, 그 이유가 아주 흥미롭고 재밌습니다. 아직 정확히 나온 것은 없지만 <조상님이 보우하사> 게임 속의 지구에는 괴물이 있고, 그런 괴물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간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바로 망자의 힘에서 비롯됩니다. 역사나 교과서, 혹은 이름만 대면 알법한 위인들이 조상혼이라는 개념을 입고 현대에 현신해 후손들에게 힘을 빌려줄 수 있다, 라는 굉장한 설정이 있는 것입니다.
또한 그렇기에 조상과 망자의 넋을 기리는 문화가 발달한 나라가 이 시국에 강대국이 되었다는 설정. 저는 이 설정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조상님이 보우하사> 게임에서 강대국으로 나오는 나라는 한중일과 인도네시아, 멕시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가 뽑힙니다. 거기다가 나라가 가진 종교에도 영향을 받아서인지 불교의 천도제, 천주교식, 기독교식, 유교식 등등 망자의 넋을 기리는 방식도 차이가 납니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세상에, 괴물과 맞서 헌터를 기르는 영웅 학교에서 <위령> 제사의 방식으로 배치고사를 본다니. 그게 당연한 세상이라니. 빈잔에 술 따르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감탄하다니. 이런, 이런 말도 안 되는.
하지만 여러분은 아셔야 합니다. 얼마나 비상식적이든, 얼마나 말도 안 되든 간에 그것을 얼마나 뻔뻔하게, 그리고 재밌게 풀어내는지가 소설의 재미라는 것을.
그리고 그렇기에 빙의한 양아치가 너무 강함 이 재밌는 소설인 것입니다. 이 얼마나 뻔뻔한 소설이란 말입니까? 귀신이 실존하고 그 귀신과 얼마나 싱크로가 잘 맞는지가 강함의 척도가 되는 이야기. 이 얼마나 재밌습니까?
<빙의한 양아치가 너무 강함>은 여느 고인물이 고여버린 게임 속에서 보여주는 행동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래는 일어났어야 했던 사건을 없던 일로 만들어서 스스로의 능력을 높이고, 히로인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고, 원래는 부각받지 못했던 인물이 부각받으며 주위의 선망과 질시를 받아내는, 읽는 독자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전개. 이 소설은 이제까지 나왔던 그런 소설과 비슷한 전개로 흘러가고 있지만 조상혼과 상주라는 기발한 발상이 색다른 매력과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회차가 많지 않지만 작가님이 일주일 연재를 하고 있는 지금, 재미는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호작에 등록도 해놨고요.
무엇보다 이 소설에는 학원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만담이 있습니다. 역시 분량이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재밌습니다. 특히 주인공과 주인공이 계약한 전설적인 괴도의 딸, 젬마와 나누는 대화가 무척 간지럽고 좋았습니다.
빙의한 양아치가 너무 강함, 제목만 보면 흔하디 흔한 양판소 같겠지만 알멩이까지 그렇진 않습니다. 읽어보세요. 재밌습니다. 예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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