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일본산 라이트-웹소설인데요. 1권에서는 거미로 전생한 주인공의 정말 흥미로운 모험을 다루고, 거미가 거미답게, 거미처럼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2권부터 확 드리프트해서 거미일 이유가 1도 없는 그냥 무제한 치트 남발 캐사기 무쌍물로 변해버립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다릅니다. 솔직히 말해서 초반부는 거미입니다만~의 아류작 같습니다만......(현재 연재분에서도 그 그림자가 느껴지긴 하고) 이 작품은 인간으로 변하지 않고 변할 생각도 없습니다. 인간의 편을 들지도 않고, 인간을 그리 조명하지도 않습니다. 개미 괴물로써 자신의 자매들과 여왕개미를 수호하고 둥지를 키우는 인간의 두뇌를 가진 엘리트 개미 1의 삶을 보여줄 뿐이죠. 그리고 그게 중요합니다. 슬라임도 그렇고 거미도 그렇고 문피아에서는 사마귀도 그렇고 마지막에 인간으로 변해버리는 놈들이 너무 많아요. 그럴 필요 없다구요. 인외 종족으로 시작했으면 인외 종족으로 끝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취향이 갈릴 부분도 있습니다. 먼치킨 계열의 작품은 아닙니다. 일단 주인공이 딱히 고생하지도 않고 쑥쑥 잘도 성장합니다만, 뭐랄까. 상대가 약한 감이 있습니다. 아직 제대로 된 강적을 만나지 못했어요. 더 강한 놈들이 많다는 암시가 끊임없이 주어지고 있는데, 주인공은 강적과 만나서 싸우기보단 견실하고 착실하게 자신과 둥지를 성장시키는 쪽을 선호합니다.
그래도 소소하게 점차 성장하는 맛이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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